1. 골목길 식당 앞에서
Ready go
가판대 여사장님
가슴에 묻다
같이 먹기
골목길 식당 앞에서
그 꽃잎은
급행 출근 열차
김밥을 먹으면서
둥글게 둥글게
밥 한번 먹자
설거지를 하면서
분단의 형제여
섬으로 가는 길
외다리나무
입장
작은 새
지하철 1호선
참새와 새끼 고양이의 밥
청계천에 손수레가 지난다
2. 구멍 난 양말
가을
고백
구멍 난 양말
꽃이 핀 벚나무
뒤꽁무니를 보다
반달
서운함
세 남자
신용 대출
쑥부쟁이 옆에 앉았네
아내의 명품 가방
아내의 복점福點
애완벌레
우박
이발
입맛
착각
텅 빈 화분
하늘이
화분에 물을 주었다
흔들흔들하다
3. 옛, 숲
6학년 2반 아이들
가을바람
가을밤
고등어의 간은 짭짜름하다
그리움
꽃눈개비
낙엽
눈 내리면 그리운 사람
늦가을 나뭇잎을 보며
닭, 좀 잡아 주오
별
보름달
봄비 내리고
불꽃
아빠, 오늘 밤은 달빛이 왜 이토록 밝아
옛, 숲
우수雨水
입동立冬
입추立秋
잠자리에게
첫눈
4. 이빨로 물 수 있어요
개미야
겨울이 만들어지는 소리
꼬마의 문신
꽃샘추위
반성문
별 하나
아픈 꼬마의 얼굴
이빨로 물 수 있어요
천사
층간소음
쿵 쿵 쿵
5. 입으로 듣네
거미
그대가 아프다고 눈물 흘리진 않아요
꽃을 보다가
단 하나뿐인 것에 대하여
들꽃에게
마주 앉아 국수를 먹으며
벚꽃, 그 잎이 떨어져 철쭉 위에 앉은 오후
봄 길
성묘省墓
애쓰지 마라
어버이날에
요놈 몇 살이지?
위안
입으로 듣네
전기구이 통닭 같은 사랑
희망가
참깨는 잘 털면서
창가에 앉은 저녁에
편지
시평 - 동화 같은 시선, 동시 같은 순수_이창경
일상에 깊이와 색채를 입히다_오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