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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 :김홍신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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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해냄, 2023
354 p. ; 21 cm


  소장사항 : 전주교육대학교 도서관 [ 813.7 김956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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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복수는 용서지요” 불신과 분열의 시대에 던지는 ‘사랑과 화해’의 메시지 국내 최초 밀리언셀러 「인간시장」의 작가로 그동안 수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아 온 소설가 김홍신의 신작 장편소설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가 출간된다.『바람으로 그린 그림』이후 6년 만에 발표되는 이 작품은 냉혹한 1970년대를 거쳐온 한 남자의 일대기를 그렸다. 작가는 치열한 역사적·사회적 메시지를 담았던 대작들에 이어, 장편소설 『단 한 번의 사랑』『바람으로 그린 그림』을 통해 순정한 사랑의 서사를 선보이며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얻은 바 있다. 인간사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일은 작가에게 여전히 중요하고 유효한 과제로 남았고, 6년간의 깊은 성찰 끝에 얻어낸 해답을 신작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에 여실히 녹여내었다. 시대의 아픔과 거친 삶의 비극 속에 써 내려간 한 사람의 일대기이자 스러져간 모든 이름들의 연대기 소설은 주인공 한서진의 딸 자인이 아버지의 유고를 읽고 그의 삶을 추적해 나가는 액자식 구성으로 쓰였다. 1971년, ROTC 출신의 육군 소위 한서진은 사살된 북한 장교의 시신에 십자가를 꽂고 명복을 빌어준 죄로,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을 위반한 빨갱이로 몰려 형무소에 수감된다. 피아를 구분 짓기에 앞서 인간 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우를 갖췄을 뿐이라는 그의 항변이 받아들여질 리 없는 엄혹한 시기…… ‘적인종(赤人種, 빨간색 인간)’으로 매도된 채, 애써 쌓아온 삶의 이력과 가족들마저 잃게 된 억울한 상황 속에서 그는 오직 복수만을 생각하는 존재로 변질되어 간다. 작품은 비록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권력을 통해 개인 혹은 집단을 낙인찍고 다시 이를 복수로 되갚는 폭력적인 모습은 오늘날에도 벌어지는 일이다. 적군의 죽음에도 애도를 표하던 인류애는 고문을 거치며 실종되고, 분노와 좌절로 무모한 범행조차 서슴지 않던 주인공이 용서라는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불러일으킬 뿐 이는 결국 뜨거운 용서로밖에 극복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50년 가까운 시간을 문학에 바친 영원한 글쟁이 김홍신의 노련한 필력이 신작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에도 고스란히 녹아났다. 액자 형식과 시점의 변화를 통해 극의 입체감을 더했고, 주인공의 심리 변화와 고문 과정 등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는 독자의 몰입을 강화한다. 긴장감 넘치는 한 편의 소설이 마침내 애도문으로 글의 장르가 확장되고, 그 찬란하도록 슬픈 변곡점에서 삶과 죽음의 경외감을 독자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을 향한 오랜 성찰의 흔적 주인공 한서진은 제 삶을 깊은 수렁에 빠뜨린 두 남녀에 대한 증오심마저도 모두 거두어버린다. 그의 초월적인 삶의 자세와 적을 끌어안는 포용력은 차세대를 대변하는 그의 딸 자인에게 대물림된다. 오랜 시간 존재조차 몰랐던 아버지의 사연을 깨달은 자인이 출생의 아픔을 넘어 그의 영전에 깊은 애도를 표함으로써 비로소 과거와 현재의 화해를 이루어낸다. 그런 점에서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는 전작들에서 한 차원 더 나아간 휴머니즘 소설이다. 세상의 시련과 고난 속에도 변치 않는 인간의 조건은 이토록 숭고하고 성숙한 ‘사랑과 용서’의 힘임을 독자들에게 다시금 일깨운다. 2023년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0년, 문민정부 출범 30년을 맞이한 해로, 갈등과 대립으로 얼룩진 과거를 되돌아보며 평화와 상생을 도모해야 하는 시기이지만 우리는 오히려 더욱 첨예한 분열과 대립의 시대를 살고 있다. 문학은 물론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동시대인들이 직면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다루어온 소설가 김홍신이 큰 어른이자 노장 소설가로서 우리에게 던지는 절실한 화해의 가치가 더욱 울림 있게 다가올 것이다. [줄거리] 사살된 적(敵)을 위해 기도한 죄로 ‘적인종(赤人種, 빨간색 인간)’이라 명명되어 살아온 한 남자 병석에 누운 한 남자가 죽어간다. 자인은 외삼촌의 부름으로 친아버지 한서진의 임종을 지킨다. 처자식을 버리고 전과자가 되어 왕래조차 하지 않았던 남자. 이후 자인은 아버지 서진의 유고를 손에 넣고 증발하듯 사라졌던 그의 사연을 깨닫는다. 1971년, 학도군사훈련단 출신 대한민국 국군 소위 한서진은 사살된 북한 장교의 시체에 십자가를 꽂아주고 명복을 빌어준 죄로 ‘적인종(赤人種, 빨간색 인간)’으로 매도된다. 신앙심과 인류애에 기반한 순수한 기도였다는 항변이 받아들여질 리 없는 시대였다. 서진은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을 위반한 죄로 5년 형을 선고받는다. ‘남한산성’이라 불리는 육군형무소 감금된 서진은 같은 방에 수감된 김 대위와 박 중위에게서 심한 폭행을 당한다. 악몽과도 같은 감옥에서의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건 바깥세상에 두고 온 아내 지향과 딸 자인을 향한 그리움, 오랜 친구이자 처남인 재필의 무한한 지지 덕분이었다. 어느 날, 서진은 면회 자리에서 평소와 달리 제 시선을 피하는 지향과 암담해하는 재필에게서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듣는다. 그날부로 서진은 뼈가 뒤틀리고 몸뚱이가 갈가리 찢겨나가는 듯한 증오와 원망 속에서 오직 복수할 일념으로 출옥을 꿈꾸는데……. [등장인물소개] 한서진 학훈단 출신 국군 소위이자 실향민 2세다. 사살된 북한 장교에게 신앙심에 기반한 기도를 올렸다가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위반의 죄명으로 육군형무소에 수감된다. ‘빨갱이’라는 누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과 피아를 구분 짓기에 앞서 인간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개인의 이념, 두 지향점의 간극 사이에서 고뇌한다. 재필 서진의 오랜 친구이자 손위 처남. 대학 1학년 때 문학반에서 서진과 만나 우정을 맺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진을 모친이 운영하는 하숙집에 들인다. 이후 여동생 지향과의 만남을 주선한다. 지향 한서진의 아내이자 재필의 여동생. 모친이 운영하는 하숙집을 찾은 대학생 서진과 연애하여 딸 자인을 갖는다. 수감된 남편의 형기를 줄여보고자 면회를 갔다가 전 애인, 보안반장 이진구를 마주하고 만다. 이진구 육군 대위이자 보안반장이며 지향의 전 애인. 지향의 간절한 호소로 서진을 봐주지만, 그녀를 향한 옛 감정이 다시금 피어오르는 것을 느낀다. 자인 한서진과 지향 사이에서 난 딸로, 훗날 소설가로 성장한다. 아버지 한서진의 비밀스러운 생애와 사연을 파헤치고 그간 묵인된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데 몰두한다.

  본문중에서

[해설 중에서] 운명의 덫, 또는 이념의 압제와 사랑의 완성 소설의 책장을 넘기면서 다시금 감각하는 것은, 이 작가가 태생적으로 이야기의 달인이라는 사실이다. 그 주제를 요약하면 한두 줄의 문장으로 그치고, 서사를 나열하더라도 몇 장이면 될 이야기의 재료로, 이토록 장대한 소설의 얼개와 콘텐츠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당대 사회의 정치적 억압과 군문(軍門)의 부조리한 제도들, 여전히 서슬 푸르게 잔존하는 이념의 허상들을 헤치고, 인간이란 무엇이며 왜 가치 있게 존중받아야 하는가를 이보다 더 적나라하며 실감 있게 서술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간성의 근본과 삶의 심연, 그 바닥을 두드려보는 소설적 행위를 정확하면서도 유연하게 그려낸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작가는 현재와 과거를 병렬하기도 하고 전복하기도 하면서, 그 시간의 동선을 매우 자유롭게 활용한다. 한편으로는 미궁의 사건을 확인해 가는 추리적 기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구성상의 형식은 사건에 긴장감을 더하고 재미를 유발하며, 독자로 하여금 마침내 작품을 통독하고서야 그 얽힘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 이처럼 잘 짜인 이야기 방식을 통해 절망의 나락에서 희망의 언덕으로 거슬러 오르는 운명애, 환경의 속박을 넘어선 인간 의지의 개가(凱歌)가 제시된다. -김종회(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 [본문 중에서] “그의 삶이 어둠 속에서 별처럼 빛나도록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애도해요……” 봉분 없는 묘지는 머잖아 풀 더미가 될 터이고, 오두막이나 다를 바 없는 집은 벌레들이 파먹고 비바람이 들이치고 주인 없는 걸 눈치챈 하늘이 눈을 흘겨서 삭여버릴 테니 한 해도 지나지 않아 폭삭 주저앉을 것 같았다. 목공소에서 십자가를 다시 만들거나 소박한 비석을 만들어 세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해거름이 아니면 주저앉아 좀 더 그를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 「한 남자의 마지막」 중에서 보안반장의 입에서 빨갱이란 소리가 나올 때마다 내 영혼이 한 뭉텅이씩 사라지는 것 같았다. 머릿속이 하얗게 지워지고 텅 비어버리는 것 같았다. 타자기 앞에 앉아 있던 병사가 노란 주전자를 들고 내 앞으로 다가섰다. 마치 주전자로 나를 내려칠 듯한 표정이었다. 그가 내민 물잔을 잡은 내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두 손으로 받쳐 들었지만 따르는 물을 제대로 받을 수가 없었다. 겨우 몇 모금 마시자, 물이 순식간에 방광으로 들어간 듯 속옷을 한 방울씩 적시는 느낌이었다. “너, 빨갱이지?” “절대로 아닙니다. 육군 소위 한서진입니다.” 살아야 한다. 악착같이 살아남아야 한다. 빨갱이가 아니라는 걸 분명하게 알려야 한다. 나는 빨갱이가 될 수 없다. 내 핏속에 빨갱이가 될 수 없는 인자가 있다는 걸 그는 알지 못할 것이다. - 「긴급 호송」 중에서 나는 대한민국에서 공인된 빨갱이가 되어버렸다. 변호인의 말처럼, 현행법상 용공 분자는 고등군법회의나 대법원에서도 감형받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나는 백인종도 황인종도 흑인종도 아닌 적인종(赤人種)이 된 것이다. 나는 내 죽음을 어두운 허공 속에서 보았다. 불행도 보았고, 내 존재의 가치 없음도 깨달았다. 세상이 나를 지구 밖으로 내던진 것도, 내 핏속에 붉은색의 악마가 채워진 것도 알게 되었다. - 「적인종」 중에서 “왜 그렇게 운동을 열심히 합니까?” “최고로 멋진 복수를 하려고요.” 군의관은 고개를 저었다. “지나치게 운동하다 몸을 버리는 수가 있어요. 뭐든 적절한 게 좋지요. 강한 몸보다는 유연한 몸을 만들어야 해요. 고수들은 유연한 몸짓으로 상대를 제압하죠. 독사는 몽둥이보다 회초리로 후려쳐야 하고 날아다니는 파리는 몽둥이로 잡는 게 아니라 파리채로 잡듯이 말이죠. 운동을 지나치게 하다가는 탈이 나기 십상이죠. 몸을 강하게 만들기보다 유연하게 만들어요. 고양이처럼 날렵하고 삵처럼 단숨에 급소를 물 수 있게 말이죠.”

  목차

작가의 말 | 억울하고 서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프롤로그 | 한 남자의 마지막 1장 운명적인 인연과 빨간 대문 집 애틋한 사람 한 인간의 생명줄 2장 그해 여름 긴급 호송 만남의 시작 트위스트, 술, 그리고…… 3장 불안한 나날 유도 질문 말할 수 없는 일들 한낮의 취조실 4장 영원히 남을 붉은 낙인 아버지라는 한 사람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적인종 5장 남한산성이라는 지옥에서 혼자 하는 가위바위보 은총이고 기적이란 말 무등병 6장 이토록 처절하게 완벽한 아픈 고백들 복수, 복수, 복수 내 안의 그녀 7장 가장 아름다운 복수 고통을 즐기는 이유 마지막 시도 희미해진 그림자 에필로그 | 하늘의 뜻, 함께할 운명 해설 | 운명의 덫, 또는 이념의 압제와 사랑의 완성 _ 김종회(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

  저자 및 역자 소개

김홍신 저 : 김홍신 저
장편소설 『인간시장』으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가가 되어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그는,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8년 연속 의정평가 1등 국회의원(제15, 16대)’으로 소신과 열정의 삶을 펼쳤다. 이후 건국대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며 집필활동에 복귀했다. 현재 민주시민정치아카데미 원장, 평화재단 고문, 동서문학상 운영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논산에서 성장했으며 건국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 및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인간시장』 『칼날 위의 전쟁』 『바람 바람 바람』 『내륙풍』 『난장판』 『풍객』 『대곡』 등으로 대한민국에 소설 폭풍을 일으키며 한국소설문학상, 소설문학작품상을 수상했고,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높이는 대하역사소설 『김홍신의 대발해』(전10권)를 발표해 통일문화대상과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했다. 2015년 장편소설 『단 한 번의 사랑』으로 한국문학상을 수상했고, 2017년 장편소설 『바람으로 그린 그림』을 발표하며 상처를 끌어안는 사랑의 향기를 전했다. 그 외에도 『삼국지』 『수호지』 등의 중국고전 평역서와 『하루사용설명서』 『인생견문록』 『인생사용설명서』 『인생사용설명서 두 번째 이야기』 『그게 뭐 어쨌다고?』 『인생을 맛있게 사는 지혜』 『발끝으로 오래 설 수 없고 큰 걸음으로 오래 걷지 못하네』 등의 에세이를 포함해 130여 권의 책을 출간하면서 신념 있는 삶을 살아가는 기쁨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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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복사 방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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