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자료


금빛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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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죽음 /
양윤옥 옮김
서울 : 민음사, 2018
132 p. ; 19 cm
원저자명: 谷崎潤一郞
원   서   명   : 金色の死


  소장사항 : 전주교육대학교 도서관 [ 833.6 다219ㄱ양 ]

등록번호 소장정보
EM210493 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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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인터파크 바로가기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의 두 번째 권은 『금빛 죽음』이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기나긴 문학 역정 중에도 주제나 장르 면에서 이색작(異色作)이 두드러지는 다이쇼 시기(1912~1926)의 작품을 골라 엮었다. 이 시기 이후에 발표한 『치인의 사랑』으로 부동의 지위를 확립한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에로티시즘의 작가, 이어서 일본 고전을 깊숙이 탐구한 순문학 작가로 명성을 떨치지만, 실상 탐정 소설과 미스터리, 서스펜스 장르 문학에도 상당한 재능을 보였다. 넘쳐흐르는 부와 밀물처럼 불어닥친 서구 문화의 홍수 속에서 현대 문명의 성장을 구가하였던 일본의 시대상을 반영하듯 다이쇼 시대의 다니자키 문학은 신문물에 대한 경이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나 영화에 매료되었던 다니자키는 『금빛 죽음』에 수록된 작품들 속에서 영화적 미장센을 활자화해 보고자 자신의 문학적 감각을 곤두세운다. 「인어의 탄식」(1917)은 근세 중국을 배경으로, 막대한 부와 고귀한 혈통을 타고난 미모의 귀공자가 붉은 머리카락을 지닌 네덜란드인에게 영묘한 인어를 사들이면서 빚어지는 환상적인 사건을 줄거리로 한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장기라 할 수 있는 만화경처럼 화려한 문체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묘한 표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으로, 작가의 다이쇼 시기 관심사라고 할 수 있는 서양 문물에 대한 추종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마술사」(1917)는 일견 두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니자키의 그로테스크한 취미를 엿볼 수 있는 기괴한 환상 문학이다. 성별도, 인종도, 그 무엇도 명확히 파악할 수 없는 신비로운 마술사에게 영혼을 빼앗긴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 또한 다이쇼 시기에 다니자키가 선보인 문학적 특색을 여실히 보여 준다. 끝으로 이 책의 표제작 「금빛 죽음」(1914)은 다니자키 스스로 부정했던(자신의 전집에서 제외시켰던) 것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화자인 ‘나’와 친구 오카무라는 오랜 친구로, 두 사람 다 예술에 큰 뜻을 품고 있다. 어마어마한 재산을 상속받은 오카무라는 학업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자신의 육체를 단련하며 전대미문의 예술 작품을 실현하고자 분투한다. 이 과정을 시종일관 관찰하는 화자는, 오카무라의 대담한 미학을 독자에게 들려주며 그들의 논쟁에 참여하게끔 유도한다. 그리스적 육체미를 신봉하고, 오로지 아름다운 것만이 옳고 진실하다고 부르짖는 오카무라가 보여 줄 최고의 예술 작품은 어떤 것일까? 이야기 속 인물들의 입을 빌려 울려 퍼지는 장중한 논박을 통해 우리들은 다니자키 미학의 핵심을 살필 수 있다. 이번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은, 육십여 년에 이르는 문학 역정 내내 경이로운 우주를 펼쳐 보이며 왕성하게 활동한 대작가의 작품 세계를 일대기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끔 열 권의 책을 마련해 구성하였다. 다니자키의 전 작품을 예고하며 장차 싹틀 모든 맹아를 품은 데뷔작 「문신」(『소년』에 수록)부터 초기 대표작 『치인의 사랑』,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여뀌 먹는 벌레』(근간), 『요시노 구즈』, 그리고 후기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틴토 브라스 등 해외 거장들의 격찬을 받은 에로티시즘 문학의 절정 『열쇠』, 작가의 고유한 미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에세이집 『음예 예찬』(근간)에 이르기까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문학을 한눈에 음미할 수 있다. 한편 정교하고 우아한 문체 탓에 번역하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다니자키의 작품은,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명예 교수 김춘미 선생의 진두지휘 아래,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및 고려사이버대학교 교수진,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 문예 번역상’에 빛나는 양윤옥 선생까지 국내 최고의 번역가들이 모여 우리말로 옮겼다. 더불어 책의 표지는 이빈소연 일러스트레이터가 총책을 맡아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치명적이고 농염한 문학 세계를 독특하고 섬세한 이미지로 풀어냈다. 해당 ‘선집’ 열 권의 표지를 한데 모으면 한 폭의 병풍 그림이 되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리고 본문은 새로 출시될 산돌정체로 디자인하여, 그야말로 읽고 보고 모으는 재미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도록 했다. 미증유의 문학 세계를 개척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나라 독서계의 폭과 깊이가 진일보하기를 바라 본다.

  본문중에서

어느 가을날 저녁나절의 일입니다. 학교가 끝나고 잠시 뒤에 나는 늘 하던 대로 문학담이나 다퉈 볼까 하고 그의 집에 갔는데 바야흐로 그는 한창 연습 중이었는지 사람을 시켜 그대로 나를 체조장 쪽으로 안내하도록 했습니다. “아, 실례했네. 자네도 잠깐 운동 좀 해 보는 게 어때?” 그는 쾌청한 푸른 하늘을 등지고 철봉에 올라앉아 매우 유쾌한 듯 소리 높여 외쳤습니다. 항상 교복 차림이 눈에 익었던 나는 화려한 녹청색 운동복을 몸에 딱 맞게 입고 거의 반나체 상태로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이상하게도 아름답고 요염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날 밤 그는 나를 붙잡고 예술과 체육의 관계를 도도하게 논하여 들려주었습니다. 모든 문학과 모든 예술은 모두 다 인간의 육체미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육체를 경시하는 국민은 결국 위대한 예술을 낳을 수 없다. 육체적 훈련을 거치지 않고서는 어떠한 천재도 결코 참된 예술가가 될 자격이 없다, 라고까지 극언을 했습니다. “육체보다 사상이 먼저야. 위대한 사상이 없어서는 위대한 예술도 태어나지 않는 거야.” 나는 그런 말을 하면서 오카무라의 논리에 반대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금빛 죽음」에서

  목차

인어의 탄식 마술사 금빛 죽음 연보

  저자 및 역자 소개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郞) 저/양윤옥 역 :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郞) 저
1886년 도쿄 니혼바시에서 태어났다. 제일 고등학교를 거쳐 도쿄 제국 대학 국문과에 입학하였으나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퇴학당했다. 1910년 『신사조(新思潮)』를 재창간하여 ?문신?, ?기린?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등장했고, 소설가 나가이 가후로부터 격찬을 받으며 작가로서의 지위를 확립했다. 1915년 열 살 어린 이시카와 치요코와 결혼했는데, 시인인 친구 사토 하루오가 그의 부인과 사랑에 빠지자 아내를 양도하겠다는 합의문을 써 「아사히신문」에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문화 예술 운동에도 관심을 가진 그는 시나리오를 써 영화화하고 희곡 『오쿠니와 고헤이』를 발표한 뒤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1924년 『치인의 사랑』을 신문에 연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검열로 중단되었다. 1942년 그는 세 번째 부인이자 그가 희구하던 여성인 마쓰코와 그 자매들을 모델로 『세설』을 쓰기 시작했다. 1943년 『중앙공론』 신년호와 4월호와 7월호에 연재되었던 『세설』은 7월호에도 실릴 예정이었으나 <시국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표가 금지되었다가 전후에야 비로소 작품 전체가 발표됐고, 훗날 마이니치 출판문화상과 아사히 문화상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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