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 서비스 http://lib.jnue.kr/JNUE 전주교육대학교 도서관 : 최신소장자료 ko 2024-11-17T00:01:01+09:00 Copyright (c) 전주교육대학교 도서관 All right reserved <![CDATA[나를 찾는 한국미학여행:이 땅에 속한 아름다운 것들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여행의 목적지는 바로 나 자신이다]]> 신동주 2024-10-28 <![CDATA[대만의 소년.1,책 읽기를 좋아한 소년 =Son of Formosa]]> 그래픽노블 《대만의 소년: 來自?水的孩子》은 국립타이둥대학교 아동문학연구소의 유페이윈(游?芸) 소장과 그림 작가 저우젠신(周見信)의 공동 작품이다. 2021년 출판되고 타이베이국제도서전(TIBE·台北國際書展), 골든트라이포드어워드(金鼎?), 골든코믹어워드(金漫?) 등을 수상했고 2024년 프랑스의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Le Prix Emile Guimet de litterature asiatique)도 수상했다. 대만의 백색테러 피해자 차이쿤린(蔡?霖)이 주인공으로 실존인물이다. 그는 고등학생 때 읽은 금서 한 권 때문에 뤼다오 교도소에서 20대를 보냈고 30대에 출소해서 대만의 문화계를 이끌어갈 잡지사를 만들었다. 그는 지난해 9월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대만의 소년》은 모두 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린 시절, 옥중 생활, 전성기, 그리고 황혼기이다. 대만의 타이중 칭수이에서 태어난 차이쿤린은 스무 살 때인 1950년 칭수이 동사무소에서 근무중 갑자기 체포되었다. 그는 오로지 금서를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전기 고문을 당했고 재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차이쿤린은 인터뷰에서 “일본 식민지에서 자란 우리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루쉰, 바진 등 중국 작가의 책을 읽었는데, 1949년 이후에는 모두 금서가 되었다”고 말했다. 뤼다오 교도소 최초의 정치범이 된 스무 살의 그는 좌절하기보다 희망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차이쿤린의 아버지는 아들이 구속된 일로 충격을 받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국가폭력은 그의 청춘을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까지 잃게 한 것이다. 10년을 복역한 후 사회에 나온 차이쿤린은 전과자라는 낙인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출판업과 광고업에 뛰어들었다. 1960년대에 들어 대만 정부가 만화에 대한 검열제도를 강화하자 회사를 그만두고 옛 동료들과 잡지를 발행하기로 결심했다. 대만의 1950∽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그가 만든 《왕자: 王子》 잡지를 대부분이 알 것이다. 《왕자》 잡지는 초·중학생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소녀 잡지 《공주》,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등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 4권짜리 그래픽노블인 《대만의 소년》은 차이쿤린의 삶을 통해 대만 현대사를 그리고 있는데 독자들은 일본 식민 시대, 백색 테러, 계엄령 해제, 민주주의 도래 등 시대의 변화를 파노라마처럼 목격하게 된다. 사실 대만의 역사는 한국의 역사와도 묘하게 겹쳐진다. 우리들이 그런 것처럼 대만 또한 일제 식민지와 오랜 군사독재를 겪었다. 민주화를 향한 대만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들은 잃어버린 과거를 기억해 내게 된다. 차이쿤린의 그래픽 노블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 : 유패예 , 출판사 : 마르코폴로 , 입수일자 : 2024.10.28 ]]>
유패예 2024-10-28
<![CDATA[대만의 소년.2,뤼다오에서의 10년 =Son of Formosa]]> 그래픽노블 《대만의 소년: 來自?水的孩子》은 국립타이둥대학교 아동문학연구소의 유페이윈(游?芸) 소장과 그림 작가 저우젠신(周見信)의 공동 작품이다. 2021년 출판되고 타이베이국제도서전(TIBE·台北國際書展), 골든트라이포드어워드(金鼎?), 골든코믹어워드(金漫?) 등을 수상했고 2024년 프랑스의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Le Prix Emile Guimet de litterature asiatique)도 수상했다. 대만의 백색테러 피해자 차이쿤린(蔡?霖)이 주인공으로 실존인물이다. 그는 고등학생 때 읽은 금서 한 권 때문에 뤼다오 교도소에서 20대를 보냈고 30대에 출소해서 대만의 문화계를 이끌어갈 잡지사를 만들었다. 그는 지난해 9월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대만의 소년》은 모두 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린 시절, 옥중 생활, 전성기, 그리고 황혼기이다. 대만의 타이중 칭수이에서 태어난 차이쿤린은 스무 살 때인 1950년 칭수이 동사무소에서 근무중 갑자기 체포되었다. 그는 오로지 금서를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전기 고문을 당했고 재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차이쿤린은 인터뷰에서 “일본 식민지에서 자란 우리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루쉰, 바진 등 중국 작가의 책을 읽었는데, 1949년 이후에는 모두 금서가 되었다”고 말했다. 뤼다오 교도소 최초의 정치범이 된 스무 살의 그는 좌절하기보다 희망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차이쿤린의 아버지는 아들이 구속된 일로 충격을 받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국가폭력은 그의 청춘을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까지 잃게 한 것이다. 10년을 복역한 후 사회에 나온 차이쿤린은 전과자라는 낙인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출판업과 광고업에 뛰어들었다. 1960년대에 들어 대만 정부가 만화에 대한 검열제도를 강화하자 회사를 그만두고 옛 동료들과 잡지를 발행하기로 결심했다. 대만의 1950∽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그가 만든 《왕자: 王子》 잡지를 대부분이 알 것이다. 《왕자》 잡지는 초·중학생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소녀 잡지 《공주》,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등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 4권짜리 그래픽노블인 《대만의 소년》은 차이쿤린의 삶을 통해 대만 현대사를 그리고 있는데 독자들은 일본 식민 시대, 백색 테러, 계엄령 해제, 민주주의 도래 등 시대의 변화를 파노라마처럼 목격하게 된다. 사실 대만의 역사는 한국의 역사와도 묘하게 겹쳐진다. 우리들이 그런 것처럼 대만 또한 일제 식민지와 오랜 군사독재를 겪었다. 민주화를 향한 대만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들은 잃어버린 과거를 기억해 내게 된다. 차이쿤린의 그래픽 노블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 : 유패예 , 출판사 : 마르코폴로 , 입수일자 : 2024.10.28 ]]>
유패예 2024-10-28
<![CDATA[대만의 소년.3,아동잡지 『왕자』 발간 시기 =Son of Formosa]]> 그래픽노블 《대만의 소년: 來自?水的孩子》은 국립타이둥대학교 아동문학연구소의 유페이윈(游?芸) 소장과 그림 작가 저우젠신(周見信)의 공동 작품이다. 2021년 출판되고 타이베이국제도서전(TIBE·台北國際書展), 골든트라이포드어워드(金鼎?), 골든코믹어워드(金漫?) 등을 수상했고 2024년 프랑스의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Le Prix Emile Guimet de litterature asiatique)도 수상했다. 대만의 백색테러 피해자 차이쿤린(蔡?霖)이 주인공으로 실존인물이다. 그는 고등학생 때 읽은 금서 한 권 때문에 뤼다오 교도소에서 20대를 보냈고 30대에 출소해서 대만의 문화계를 이끌어갈 잡지사를 만들었다. 그는 지난해 9월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대만의 소년》은 모두 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린 시절, 옥중 생활, 전성기, 그리고 황혼기이다. 대만의 타이중 칭수이에서 태어난 차이쿤린은 스무 살 때인 1950년 칭수이 동사무소에서 근무중 갑자기 체포되었다. 그는 오로지 금서를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전기 고문을 당했고 재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차이쿤린은 인터뷰에서 “일본 식민지에서 자란 우리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루쉰, 바진 등 중국 작가의 책을 읽었는데, 1949년 이후에는 모두 금서가 되었다”고 말했다. 뤼다오 교도소 최초의 정치범이 된 스무 살의 그는 좌절하기보다 희망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차이쿤린의 아버지는 아들이 구속된 일로 충격을 받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국가폭력은 그의 청춘을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까지 잃게 한 것이다. 10년을 복역한 후 사회에 나온 차이쿤린은 전과자라는 낙인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출판업과 광고업에 뛰어들었다. 1960년대에 들어 대만 정부가 만화에 대한 검열제도를 강화하자 회사를 그만두고 옛 동료들과 잡지를 발행하기로 결심했다. 대만의 1950∽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그가 만든 《왕자: 王子》 잡지를 대부분이 알 것이다. 《왕자》 잡지는 초·중학생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소녀 잡지 《공주》,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등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 4권짜리 그래픽노블인 《대만의 소년》은 차이쿤린의 삶을 통해 대만 현대사를 그리고 있는데 독자들은 일본 식민 시대, 백색 테러, 계엄령 해제, 민주주의 도래 등 시대의 변화를 파노라마처럼 목격하게 된다. 사실 대만의 역사는 한국의 역사와도 묘하게 겹쳐진다. 우리들이 그런 것처럼 대만 또한 일제 식민지와 오랜 군사독재를 겪었다. 민주화를 향한 대만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들은 잃어버린 과거를 기억해 내게 된다. 차이쿤린의 그래픽 노블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 : 유패예 , 출판사 : 마르코폴로 , 입수일자 : 2024.10.28 ]]>
유패예 2024-10-28
<![CDATA[대만의 소년 =Son of Formosa.4,천 개의 바람이 되어]]> 그래픽노블 《대만의 소년: 來自?水的孩子》은 국립타이둥대학교 아동문학연구소의 유페이윈(游?芸) 소장과 그림 작가 저우젠신(周見信)의 공동 작품이다. 2021년 출판되고 타이베이국제도서전(TIBE·台北國際書展), 골든트라이포드어워드(金鼎?), 골든코믹어워드(金漫?) 등을 수상했고 2024년 프랑스의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Le Prix Emile Guimet de litterature asiatique)도 수상했다. 대만의 백색테러 피해자 차이쿤린(蔡?霖)이 주인공으로 실존인물이다. 그는 고등학생 때 읽은 금서 한 권 때문에 뤼다오 교도소에서 20대를 보냈고 30대에 출소해서 대만의 문화계를 이끌어갈 잡지사를 만들었다. 그는 지난해 9월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대만의 소년》은 모두 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린 시절, 옥중 생활, 전성기, 그리고 황혼기이다. 대만의 타이중 칭수이에서 태어난 차이쿤린은 스무 살 때인 1950년 칭수이 동사무소에서 근무중 갑자기 체포되었다. 그는 오로지 금서를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전기 고문을 당했고 재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차이쿤린은 인터뷰에서 “일본 식민지에서 자란 우리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루쉰, 바진 등 중국 작가의 책을 읽었는데, 1949년 이후에는 모두 금서가 되었다”고 말했다. 뤼다오 교도소 최초의 정치범이 된 스무 살의 그는 좌절하기보다 희망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차이쿤린의 아버지는 아들이 구속된 일로 충격을 받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국가폭력은 그의 청춘을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까지 잃게 한 것이다. 10년을 복역한 후 사회에 나온 차이쿤린은 전과자라는 낙인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출판업과 광고업에 뛰어들었다. 1960년대에 들어 대만 정부가 만화에 대한 검열제도를 강화하자 회사를 그만두고 옛 동료들과 잡지를 발행하기로 결심했다. 대만의 1950∽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그가 만든 《왕자: 王子》 잡지를 대부분이 알 것이다. 《왕자》 잡지는 초·중학생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소녀 잡지 《공주》,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등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 4권짜리 그래픽노블인 《대만의 소년》은 차이쿤린의 삶을 통해 대만 현대사를 그리고 있는데 독자들은 일본 식민 시대, 백색 테러, 계엄령 해제, 민주주의 도래 등 시대의 변화를 파노라마처럼 목격하게 된다. 사실 대만의 역사는 한국의 역사와도 묘하게 겹쳐진다. 우리들이 그런 것처럼 대만 또한 일제 식민지와 오랜 군사독재를 겪었다. 민주화를 향한 대만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들은 잃어버린 과거를 기억해 내게 된다. 차이쿤린의 그래픽 노블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 : 유패예 , 출판사 : 마르코폴로 , 입수일자 : 2024.10.28 ]]>
유패예 2024-10-28
<![CDATA[커피밭 사람들, 그 후 20년 :커피의 쓴맛이 시작되는 곳의 삶에 대하여]]> 임수진 2024-11-05 <![CDATA[커피밭 사람들:라틴아메리카 커피노동자, 그들 삶의 기록]]> 『커피밭 사람들』은 지리학자인 저자가 지역연구를 위해 간 라틴아메리카의 코스타리카에서 만나고 2년여를 함께 생활했던 커피열매 따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커피 한 잔 값에도 못 미치는 일당을 받으며 일하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에 대한 시선이 담담한 문체와 어우러지며 감동을 준다. 코스타리카 커피농장에서 두 살 때부터 커피를 땄다는 갓 스무 살의 새댁 엘레나 이야기와 커피 수확철이면 불법으로 넘어와서 일당을 버는 니카라과 사람들 그 중에서도 저자와 특별한 우정을 나눈 프레디 부부의 이야기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과거이며, 지금 한국 이주노동자들의 현재이며, 또한 아직 자본의 손길이 미처 닿지 않은 곳의 내일로 읽힌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삶을 성실히 살아내는, 자기 일상을 지켜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저자가 느낀 경외감은, 우리에게 ‘삶’과 ‘행복’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라틴아메리카 커피 노동자들의 삶에 대한 보고서! - 여성 지리학자가 코스타리카 현지에서 커피밭 노동자로 살아가며 기록한, 그들의 이야기! 현재 멕시코 콜리마주립대학 정치사회과학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임수진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서울대학교 지리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논문을 쓰기 위해 지역연구에 나섰다. 그녀가 택한 곳은 중미의 스위스라 불리는 라틴아메리카의 코스타리카. 유럽의 귀족들이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서는 유럽의 노동자들과 미국인들이 찾게 된 커피가 이 코스타리카라는 작은 나라를 어떻게 세계체제 속에 규정하고 변화시켜 왔는지에 대한 연구, 즉 커피를 매개로 한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였다. 그녀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코스타리카 타라수 지역과 페레스 셀레동 지역에서 커피 수확철에 현지의 노동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직접 커피열매를 따면서 지역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자로 머문 것이 아니라, 그들과 똑같은 일당노동자로 머물렀고, 그들과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었다.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두 살 때부터 커피를 따왔다는 스무 살 새댁 엘레나의 집에 머물면서 농장에서 일하는 현지 코스타리카 노동자들과 어울렸으며, 타라수 지역에서는 니카라과에서 코스타리카로 건너온 (불법)이주노동자인 니카라과 노동자들과 우정을 나누게 되었다. 이 책은 지리학자 임수진이 2년여간 커피밭 노동자로 살면서 보고 듣고 느낀 그들 삶에 대한 기록이자, 니카라과 출신 이주노동자인 프레디 부부와 나눈 우정의 기록이기도 하다(이 책에는 다시 2009년과 2010년 그들을 찾아 나선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 또한 하루 종일 일해도 커피 한잔 값 정도의 일당밖에 벌지 못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과거이며, 지금 한국 이주노동자들의 현재이며, 또한 아직 자본의 손길이 미처 닿지 않은 곳의 내일로 읽힌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삶을 성실히 살아내는, 자기 일상을 지켜가는 라틴아메리카 노동자들의 모습에서 저자가 느낀 경외감은, 이 책을 읽는 우리들에게도 ‘삶’과 ‘행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할 것이다. 더불어 커피의 유행과 함께 그에 대한 온갖 책들이 쏟아져 나오며 카페 여행기도 있을 정도이지만, 정작 커피를 생산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은 거의 없는 출판 현실에서 커피 생산 현지의 사람들 삶이 담긴 이 책 『커피밭 사람들』의 출간은 ‘유행’ 이면에 감추어진 다른 지식과 정보를 전달해 줄 것이다. 예컨대 유명 커피 브랜드의 5,000원대 커피 한잔에 담긴 현지 노동자들의 땀에 대해서, 공정무역으로도 해소되지 않을 이 전지구적 빈부격차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부(富)가 얼마만큼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 삶에서 너무나 당연시되는 일상의 커피 소비로부터 시공간적으로 가장 먼 곳에 위치하는 커피 생산현장에 대한 이야기다. 하루 종일 커피를 따면서도 하루에 커피 한잔 값도 벌지 못하며 삶을 꾸려 나가는 라틴아메리카 커피노동자들에 대한 기록이다. …… 이 책에 나오는 장소와 사람 이름은 모두가 실명이다. 그들은 오늘 이 순간에도 그곳에서 여전히 붉게 익은 커피열매를 골라 따고 있을 것이다. 커피 한잔 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일당을 받으면서 말이다. …… 커피가 어지간히 유행인 모양인지, 커피에 관해 쓴 온갖 글들이 많은데, 정작 커피를 따는 사람들에 대한 글은 없었다. 거대이론이나 통계 속 한 부분으로 이름도 없이 묻혀 버리는 그들의 삶이 아니라 엘레나, 얀시, 기예르모, 플로르, 아우구스팅, 하이메, 에드윈, 프레디, 안토니아, 둘리아……, 이 세상에 태어나 비록 가난하지만 진솔하게 삶을 꾸리며 살아갔던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해 남기고 싶었다. 모든 것이 시시각각 변하는 이 포스트모던한 시대에 코스타리카 커피밭에서 100년 전, 200년 전과 전혀 다를 것 없이 일일이 손으로 붉은 커피열매를 따며 살아가는 그들의 이름을 이 세상에 남겨 주고 싶었다. ―「책머리에」 중에서 두 살 때부터 커피열매를 따다 ― 엘레나 이야기 저자 임수진이 지역연구를 위해 무작정 아는 사람도 없는 코스타리카로 날아가 우여곡절 끝에 생애 처음 커피열매를 따게 된 곳은 코스타리카의 시골마을 페레스 셀레동이었다. 이곳에서 그녀는 결혼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혼부부, 엘레나(당시 20세)와 기예르모(당시 26세)의 집에 더부살이를 하게 되었다. 생전 처음 보는 동양인에 대한 어떤 경계심도 없이, 누추한 자기 집에 손님이 와주어 오히려 미안하고 기쁘다는 순박한 부부와 함께 저자의 커피 노동자로서의 삶이 시작된다. 물론 저자 본인이 이 책 여러 곳에 언급하거니와, 그녀는 “불량 노동자”였다. (본문 61쪽 참고) 엘레나와 기예르모 부부의 삶은 현재 코스타리카 일반 민중의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부부의 학력은 엘레나가 초등학교 3학년, 기예르모가 초등학교 1학년을 다닌 것이 전부이고, 엘레나는 두 살 때부터 커피밭에서 열매를 따왔다. 하루 10시간을 일하고도 집안 구석구석을 쓸고 닦는, 천성이 부지런하고 성실한 이 부부의 꿈은 자기의 자식들이 고등학교까지는 마치게 하는 것이다. 우리의 부모님들이 그랬던 것처럼 가난을 대물림해 주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젊은 부부다. 그러나 10시간을 커피열매를 딸 수 있는 날도 1년에 커피 수확기인 서너 달의 호사일 뿐. 나머지 달은 그마저도 없이 지내야 한다. 또 이들의 식사는 기름에 볶았다기보단 기름에 말았다고 표현해야 할 정도의 밥과 약간의 푸성귀가 전부. 가끔 저급 소시지를 밥 위에 약간 얹어 먹을 수 있고, 콜라를 마실 수 있는 날은 정말 행복한 날이다. 저자는 이들과 지내며 가난함이라기보다 궁핍함에 가까운 커피밭 노동자들의 삶에 놀라고 안타까워하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서 저자가 더 놀란 것은 그럼에도 그들이 가진 삶에 대한 긍정성이었다. 집 안 구석구석 바닥을 닦는 엘레나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커피를 열네 바구니나 땄고, 코카콜라를 마셨고, 고기도 먹었고……. 땡볕 아래 10시간 가까이 커피를 따고 돌아온 엘레나는 콜라 한 잔에 아주 행복해했다. 나는 콜라 한 잔에 그녀만큼 행복해할 수 있을까? 세상사람들이 콜라 한 잔으로 지금의 그녀만큼 행복해질 수 있을까? 설령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가 이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돈을 번다고 해도 지금 이 엘레나 부부만큼 행복하게 살 자신이 없다. 어쩌면 이 세상 더없이 많은 것을 누리고 산다 해도 지금의 엘레나처럼 행복하게 살 수는 없을 것 같다. 초등교육 3년이 전부인 배움과 새벽 동이 트기 전에 일어나 하루 종일 땡볕 아래 커피를 따야 하는 상황에서도 온전히 자기 삶에 감사하는 엘레나에 비춰 나를 본다. 커피 따는 손이 여물지도 못하고, 굳은 결심과는 상관없이 지각과 조퇴를 밥 먹듯 하고, 게다가 그녀만큼 사소한 것에 행복해할 줄 모르니, 나이 어린 엘레나 앞에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 하루 10시간을 일하고 돌아와 힘든 줄도 모르고 흥얼흥얼 노래까지 불러 가며 집에 반짝반짝 광을 내는 엘레나를 보고 있으니, 아무래도 내가 참 불량하다. 커피밭 노동자로서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태도도 그녀에 비한다면 한참 불량하다. 그녀는 알까? 내 마음속에 이미 그녀가 커피밭에서뿐 아니라 삶에서도 선배였다는 것을. ―본문 72~73쪽에서니카라과 이주노동자의 삶 ― 프레디 이야기 타라수(Tarrazu)는 세계 5대 고급커피 생산지 중의 하나인 곳이다. 코스타리카의 정식 행정지명은 산마르코스(San Marcos). 이곳에서 3대에 걸쳐 ‘타라수 커피’의 산 역사가 된 도냐 베르타의 커피농장에서 저자는 니카라과에서 넘어온 불법이주노동자들을 만나게 된다. 코스타리카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니카라과는 원래 1542년부터 스페인 부왕령 산하 과테말라 총독령에 속해 있었고, 1822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뒤에도 10년 넘게 중앙아메리카연방공화국에 속해 있었으나, 지금은 사정이 전혀 달라졌다. 두 나라 간 경제 차이 때문일 터인데(2009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니카라과는 1천 달러, 코스타리카는 6,500달러이다),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니카라과 사람들을 무시하고 천대하며, 코스타리카에서 허드렛일이나 위험한 일의 대부분을 불법이주한 니카라과 사람들이 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 코스타리카 사람들의 말만 듣고, 니카라과 사람들이 거칠고 폭력적이라고 생각했던 저자는 막상 그들과 만나 함께 커피열매를 따고 또 일이 끝난 후 오후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그들 역시 똑같은 사람이고 친구들임을 확인한다. 특히 니카라과 고향에 어린 남매를 두고, 집을 지을 돈을 벌기 위해 커피 수확철이면 코스타리카로 넘어온다는 프레디와 안토니아 부부와는 특별한 우정을 맺게 된다. 타국에 돈을 벌기 위해 어렵게 넘어온 처지임에도 이들 부부를 비롯해 커피 농장에서 일하는 니카라과 사람들은 저자에게 먹을거리를 나누어 주기를 아끼지 않음은 물론이고, 저자가 오가는 길에 소떼들이 있어 다니기 힘들까봐 자신들이 나서서 소떼들을 몰아주며 저자가 다니기 편하게 해주는 등, 마음에서 우러난 순박한 우정을 보여준다. 타라수의 커피 수확철이 끝나고, 떠나버린 프레디 부부를 찾기 위해 저자는 직접 니카라과로 넘어가서 그들 부부의 집을 들르기도 하지만, 이들 부부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결국 이들 부부와 겨우 다시 코스타리카에서 만나고, 또 다시 헤어지는 과정과, 후에 남편인 프레디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미국으로 밀입국하여 처음에는 돈을 좀 버는 듯하다가 나중에는 니카라과의 가족들과 소식이 끊기고 마는 안타까운 사연까지 이 책에는 담겨 있다. 2009년까지 간혹 프레디를 생각하긴 했지만, 다시 프레디를 찾아 나설 만큼 내 삶이 여유롭지 못했다. …… 버스가 산타루시아에 닿자마자 2003년 프레디와 안토니아를 기다리며 묵었던 도냐 루신다의 집을 찾았다. …… 프레디와 안토니아 소식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버스에서 들었던 바대로 프레디는 여전히 미국에 있고 안토니아는 딸을 데리고 코스타리카로 간 지 1년이 넘었다고 했다. 버스에서 안토니아 소식을 듣고 설마 했는데, 사실이었던가 보다. 안토니아마저 없다는 소식에 서운함과 막막함이 밀려오려 하는데, 뒤이어 도냐 루신다가 전하는 소식에 그만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다. 프레디가 미국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는 것이다. 새로운 가정을 꾸리며 자연스레 송금이 끊어졌고 결국은 안토니아가 살 길을 찾아 딸을 데리고 코스타리카로 갔다는 것이다. ―본문 271~272쪽에서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저자는 2003년 코스타리카를 떠난 후 2009년과 2010년 다시 그곳을 찾아간다. 엘레나와 기예르모 부부는 여전히 해가 뜨기 전 새벽부터 고된 일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2009년에 드디어 자기들의 집을 짓고 아이도 낳고 내년쯤에는 염소를 키울 수 있다며 꿈에 부풀어 있었다. 먹는 것이나 입는 것이 처음 만났던 8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고 안타까워하던 저자에게 그들의 희망은 진정 반가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후 기예르모의 입원 소식을 듣고 급하게 코스타리카를 찾은 저자가 만난 것은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기예르모와 그런 그의 상태조차 제대로 모른 채 시골집에서 둘째를 임신한 몸으로 그를 기다리고 있는 엘레나였다. 저자는 이들 젊은 부부의 불운과 베트남 커피로 인해 경쟁력이 없어져서 많은 커피밭이 사라져 버린 페레스 셀레동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마음 아파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신산한 삶을 웃음으로 살아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이야기하며 글을 맺는다. 이들의 삶이 앞으로 물질적으로 나아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물론, 저자 역시 회의적이지만, 저자는 그들 “삶의 내공”에 존경을 표하며, 그들이 보여준 인간에 대한 깊은 신뢰와 우정에서 ‘삶의 힘’을 보았다. 한 지리학자가 무작정 ‘커피밭 사람들’의 사진 한 장에 이끌려 떠났던 지역연구에서 만난 것은 결국 거대담론이나 이론이나 통계로 설명되지 않는, 인간의 삶, 자체였던 것이다. 이것에 굳이 ‘희망’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은 경솔한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쉽게 ‘절망’적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가벼운 일일 것이다. 우리는 안다. 다른 어떤 것보다 우리 마음을 움직여 행동으로 이끄는 것이, ‘삶’ 자체라는 것을. 그렇기에 저자는 코스타리카에서 만난 커피밭 노동자들, 그들의 이야기를 남겨서 그들의 이름을 커피와 함께 전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오늘 마시는 카페라테, 카페모카 한잔에 담겨 있는 향기와 맛 속에 그들, 커피밭 노동자들의 삶이 있다고 말이다.
저자 : 임수진 , 출판사 : 그린비 , 입수일자 : 2024.11.05 ]]>
임수진 20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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