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 서비스 http://lib.jnue.kr/JNUE 전주교육대학교 도서관 : 최신소장자료 ko 2025-02-13T00:01:01+09:00 Copyright (c) 전주교육대학교 도서관 All right reserved <![CDATA[갱부]]> 하목수석, 2025-02-11 <![CDATA[검은 튤립]]> 저자 : Dumas, Alexandre, , 출판사 : 민음사 , 입수일자 : 2025.02.11 ]]> Dumas, Alexandre, 2025-02-11 <![CDATA[고독사 워크숍 :박지영 장편소설]]> 박지영 2025-01-27 <![CDATA[골목이 골목을 물고 :최종천 시집]]> 2025-02-11 <![CDATA[그 후]]>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가 백 년 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지금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그리고 그 후, 당신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 당시, 《그 후》 만큼 독자가 공감한 작품은 없었다. 《그 후》는 한 시대를 동요케 한 성격을 창조해냈다.“_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는 《산시로》, 《문》과 함께 ‘나쓰메 소세키 전기 삼부작’으로 불린다. 이 작품은 대학을 졸업하고 본가의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룸펜’으로 살아가던 주인공 다이스케가 자신의 오래된 친구 히라오카의 부인 미치요를 사랑하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소설을 삼각관계 형태의 연애소설로만 볼 수는 없다. 나쓰메 소세키는 주인공 다이스케를 통해 ‘자연’과 ‘문명’ 사이에서 고민하고, 자본주의에 휩쓸린 일본의 시대적 모습을 비판하는 근대 지식인의 고뇌를 그려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이스케의 모습은 백 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 현대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가 자본주의 속 현대인의 불안과 방황 주인공 다이스케는 ‘룸펜(고등유민)’이다. 일본 최고 대학을 졸업하고, 여러 분야의 지식과 교양을 섭렵한 다이스케는 그 무엇에도 놀라지 않는 ‘닐 아드미라리(nil admirari)’의 태도로 살아가며 본가의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다. 소설은 다이스케의 오랜 친구, 히라오카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히라오카는 대학을 졸업하고 다이스케의 주선으로 미치요와 결혼해 은행계에서 일했으나, 횡령 사건으로 일을 그만두고 도쿄로 돌아온다. 그러나 “먹기 위해” 일하다가 실패한 히라오카와 “생활 이상의 일을 해야 명예”가 있고 성실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다이스케는 예전처럼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없다. 메이지 시대의 일본은 금융 자본주의가 정착되던 때였다. 나쓰메 소세키는 히라오카의 횡령, 어쩔 수 없이 번역을 통해 생활을 이어나가는 소설가 데라오, 아버지 나가이와 형 세이코의 의심스런 행적, ‘닛토(대일본제당) 정경유착 사건’ 등 돈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일본 현대인의 모습에 주목하고, 이들을 다이스케의 시선을 통해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러나 이들을 비판하던 다이스케도, 소설 말미에서 자신이 자연의 본능과 주체적 의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물질적 공급이 반은 해결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나쓰메 소세키는 무력한 지식인이자 이상주의자였던 다이스케가 결국 일자리를 찾으러 가는 모습을 제시하며 신흥 자본주의 속 현대인의 불안과 방황을 깊은 통찰로 그려내는데, 이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늘 비로소 자연의 옛날로 돌아간다” 자기 존재의 목적을 찾아가는 주체적 현대인 다이스케 《그 후》의 핵심 사건은 미치요와 다이스케의 이야기일 것이다. 다이스케는 히라오카와 미치요가 도쿄에 돌아온 뒤, 지난 시절 친구를 위해 포기했던 미치요에 대한 감정이 다시금 살아남을 느낀다. 한편 아버지와 형, 형수는 지방 유지의 딸과 다이스케의 혼인을 성사시키기 위해 애쓴다. 결혼 문제의 압박과 미치요에 대한 감정 사이에서 고민하던 다이스케는 결국, 미치요에게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고 아버지에게는 혼인 거절 의사를 밝힌다. 이때, 다이스케는 “오늘 비로소 자연의 옛날로 돌아간다”고 선언한다. 미치요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부인하는 것은 “자연에 저항했던” 것이며, 그는 이 사건을 통해 “의지의 사람”이 아니라 “자연의 사람”이 된다고도 말한다. 이는 다이스케가 주체적인 삶을 위해 내린 결단이고 관문이다. ‘도금’으로 점철되어 있던 자신의 삶을 새로이 ‘순금’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후》가 발표된 시점은 1909년이다. 구시대의 관습을 자연스럽게 따르던 당시, 다이스케의 행보는 꽤나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현대인은 단지 오늘만을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현대적 가치와 이념, 정신을 갖추고 독립을 쟁취하는 개인임을 나쓰메 소세키는 말하고 있다. 다이스케는 사회가 무조건적으로 주입했던 ‘목적’으로 인해 ‘앙뉘(권태감)’에 빠져 있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이 결정과 경험을 통해, 그가 찾고자 했던 자기 존재의 목적과 주체적 삶의 방향을 찾아나갈 것이다. 문예출판사는 나쓰메 소세키 선집을 주목받는 신인 작가이자 <월간 윤종신>의 ‘Cafe LOB 10월의 작가’(2016)에 선정된 박혜미 일러스트레이터의 아름다운 표지 일러스트와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저자 : 나쓰메 소세키, , 출판사 : 문예출판사 , 입수일자 : 2025.02.11 ]]>
나쓰메 소세키, 2025-02-11
<![CDATA[금각사]]> Mishima, Yukio, 2025-02-11 <![CDATA[먼 산의 기억]]> Pamuk, Orhan, 2025-02-11 <![CDATA[바티칸에서의 아침을: 한만수 스케치 드로잉 제2시집]]> 한만수 2025-02-11 <![CDATA[부재하는 형상들이 있는 풍경]]> Jaccottet, Philippe 2025-01-27 <![CDATA[산시로]]> 夏目漱石, 2025-01-27 <![CDATA[새벽의 사원]]> 三島由紀夫 2025-01-27 <![CDATA[슌킨 이야기]]> 이번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은, 육십여 년에 이르는 문학 역정 내내 경이로운 우주를 펼쳐 보이며 왕성하게 활동한 대작가의 작품 세계를 일대기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끔 열 권의 책을 마련해 구성하였다. 다니자키의 전 작품을 예고하며 장차 싹틀 모든 맹아를 품은 데뷔작 「문신」(『소년』에 수록)부터 초기 대표작 『치인의 사랑』,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여뀌 먹는 벌레』(근간), 『요시노 구즈』, 그리고 후기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틴토 브라스 등 해외 거장들의 격찬을 받은 에로티시즘 문학의 절정 『열쇠』, 작가의 고유한 미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에세이집 『음예 예찬』(근간)에 이르기까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문학을 한눈에 음미할 수 있다. 한편 정교하고 우아한 문체 탓에 번역하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다니자키의 작품은,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명예 교수 김춘미 선생의 진두지휘 아래,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및 고려사이버대학교 교수진,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 문예 번역상’에 빛나는 양윤옥 선생까지 국내 최고의 번역가들이 모여 우리말로 옮겼다. 더불어 책의 표지는 이빈소연 일러스트레이터가 총책을 맡아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치명적이고 농염한 문학 세계를 독특하고 섬세한 이미지로 풀어냈다. 해당 ‘선집’ 열 권의 표지를 한데 모으면 한 폭의 병풍 그림이 되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리고 본문은 새로 출시될 산돌정체로 디자인하여, 그야말로 읽고 보고 모으는 재미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도록 했다. 미증유의 문학 세계를 개척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나라 독서계의 폭과 깊이가 진일보하기를 바라 본다.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의 일곱 번째 권은 『순킨 이야기』다. 발표 당시, 이 작품을 마주한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그저 탄식할 뿐, 더할 나위 없는 걸작”이라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문학가 마사무네 하쿠초 또한 “인간의 솜씨라고는 믿기지 않는 작품”이라 감탄하였다. 역시나 이 소설은 작가가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천착해 온 일본 고전 미학의 정수를 구현한 작품이자 다니자키의 문학적 전회, 즉 일본 전통 문화에의 관심을 종합하는 대표작이다. 이야기의 구조 면에서도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을 뿐 아니라, 행갈이와 문장 부호, 심지어 구두점마저 생략한, 이를테면 도발적일 만큼 대담한 문체 실험을 시도한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니자키 문학의 핵심 주제라 할 수 있는 여성 숭배, 마조히즘, 발 페티시즘은 초지일관 중요하게 다뤄진다. 『?킨 이야기』(1933)는 소설의 화자가 모즈야 고토, 즉 ‘?킨’이라 불리는 칠현금과 샤미센의 명인을 탐색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화자는 순킨의 묘소를 참배하며 그 옆에 자리한 사스케라는 인물의 묘지도 함께 둘러본다. 사스케는 화자로 하여금 ?킨의 존재를 조사하게끔 이끈 『모즈야 ?킨전』, 즉 ?킨의 일생을 기록한 책의 저자로 ?킨과는 (실질적인) 부부이자 (명목상) 사제 관계로 지내며 한평생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한 기이한 남성이다. 『?킨전』은 천부적인 예술적 재능을 타고난 순킨이 무슨 까닭으로 맹인이 되고, 어찌하여 최고의 예술가가 되었으며, 말년에 어떤 변을 겪었는지를 소상히 기록한다. 이처럼 『?킨 이야기』는 순킨을 마치 신처럼 떠받들며 오로지 그녀를 위해 기꺼이 일생을 바친 사스케의 증언과 화자의 추측만이 격자무늬처럼 교차할 뿐 어떠한 내면도, 심상도 묘사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고요한 호수처럼 잠잠하게 가라앉은 이야기 속에, ?킨과 사스케의 기묘한 관계가 절절한 사랑의 향취를 풍기며 깊디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은 그저 경이로울 따름이다. 다니자키의 우주 속에서 절정의 순애보를 차지하는 소설이자, “일본 근대 소설 중 열 작품을 꼽으라 하면 반드시 들어가야 할 걸작”(나카무라 미쓰오)이라 평가받는 불세출의 작품이다.
저자 : 谷崎潤一郞 , 출판사 : 민음사 , 입수일자 : 2025.02.11 ]]>
谷崎潤一郞 2025-02-11
<![CDATA[아라온 오디세이 :어느 외과의사의 남극 웨델해 항해 일기]]> “자연은 우리들의 한 부분이며 만물에 이어진 아름다운 장엄이다” ‘돌이켜 생각하니 이 모든 것들이 모두 하룻밤의 꿈이다’ ‘선의’의 시선으로 기록한 생생한 항해 일기! 그리고 눈부실 만큼 아름다운 자연의 이야기! 『아라온 오디세이』는 2013년 3월 21일에 시작하여 그해 6월 21일에 끝났다. 기간으로 따지면 3개월이었고 거리로 따지면 무려 왕복 4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긴 여정이었다. 하지만 저자에겐 마치 ‘하룻밤의 꿈’처럼 빠르게 흘렀고 그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아라온은 짙은 푸른색, 남색, 옅은 황록색으로 변화무쌍한 바다와 눈부시게 선명한 하늘을 누볐다. 그 길엔 끝도 없이 펼쳐진 광대한 빙원과 영원히 녹지 않을 것 같은 유빙. 바다와 하늘을 자유롭게 비행하는 앨버트로스와 바다제비, 화려한 군무를 펼치며 저자와 아라온을 반기는 고래.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평화로운 자태를 뽐내던 황제펭귄과 젠투펭귄들. 저자는 때론 무자비할 만큼 냉혹한 환경에서도 자연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생명의 모습에 감동을 느꼈다. 그리고 거대한 자연 앞에 인간이란 존재는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비록 아라온 오디세이는 막을 내렸지만, 그때의 비경과 그를 보며 느꼈던 감정은 여전히 그의 가슴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다. 저자는 이를 ‘항해 일기’로, 사진과 글로써 세세하게 기록했다. 그의 기록과 함께 되살아난 아라온 오디세이는 독자들에게 생생함은 물론, 가슴이 벅찰 만큼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한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아라온의 여정에 함께하기를 바란다.
저자 : 김용수 , 출판사 : 미다스북스 , 입수일자 : 2025.02.03 ]]>
김용수 2025-02-03
<![CDATA[아이언 플레임]]> Yarros, Rebecca 2025-01-27 <![CDATA[아이언 플레임.2]]> Yarros, Rebecca 2025-01-27 <![CDATA[얼마나 닮았는가 :김보영 소설집]]> 제5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대상 수상작 〈얼마나 닮았는가〉 제2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 수상작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을 비롯, 과작(寡作)으로 소문난 김보영 작가가 10년간 쓴 주옥같은 중단편 모음집! 우주 예찬을 하고 싶어서 인간 세상에 방문한 중단편의 신 문학의 전당에는 아담한 통로가 하나 따로 나 있어야 한다. 느리지만 꾸준히 일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왔을 때 독자가 버선발로 뛰쳐나와 마중 갈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 이제 김보영의 신간이 나왔으니, 환호하며 버선발로 뛰어나갈 순간이 왔다. 여러 선집의 형식으로 출간된 김보영 작가의 다양한 단편들을 챙겨 읽은 독자들은 이 소설집이 최신작으로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로 서점 산책을 통해 책을 만나는 독자라면 쉽게 발견하지 못했을 〈엄마는 초능력이 있어〉, 〈빨간 두건 아가씨〉, 〈니엔이 오는 날〉, 〈걷다, 서다, 돌아가다〉, 〈같은 무게〉가 새롭게 읽힐 것이고, 무엇보다 여러 권의 단편 선집에 뿔뿔이 흩어져 있던 값진 단편들이 한 권의 책으로 깔끔하게 묶였으니 흡족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엔 마음을 울렁이게 하는 수작들이 빼곡하다. 물론 일부 단편들은 수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0과 1 사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얼마나 닮았는가〉는 (물론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수작이라 할 수 없다. 이 세 편은 걸작이기 때문이다. - 문목하, 소설가 [추천의 글] 우주 예찬을 하고 싶어서 인간 세상에 방문한 중단편의 신 문학의 전당에는 아담한 통로가 하나 따로 나 있어야 한다. 느리지만 꾸준히 일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왔을 때 독자가 버선발로 뛰쳐나와 마중 갈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 아마 전 세계 대부분의 애독자가 이 통로를 자신의 것으로 삼겠지만, 나는 조용히 통로 끄트머리에서 하나의 이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제 김보영의 신간이 나왔으니, 환호하며 버선발로 뛰어나갈 순간이 왔다. 여러 선집의 형식으로 출간된 김보영 작가의 다양한 단편들을 챙겨 읽은 독자들은 〈0과 1 사이〉, 〈고요한 시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로그스 갤러리, 종로〉, 〈얼마나 닮았는가〉와 같은 기존작이 대부분의 페이지를 차지한 이 소설집이 최신작으로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로 서점 산책을 통해 책을 만나는 독자라면 쉽게 발견하지 못했을 〈엄마는 초능력이 있어〉, 〈빨간 두건 아가씨〉, 〈니엔이 오는 날〉, 〈걷다, 서다, 돌아가다〉, 〈같은 무게〉가 새롭게 읽힐 것이고, 무엇보다 여러 권의 단편 선집에 뿔뿔이 흩어져있던 값진 단편들이 한 권의 책으로 깔끔하게 묶였으니 흡족하지 않을 수 없다. 전율을 주는 초기 중단편들이 최근 하나둘 새 판본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 책에는 그 중 〈0과 1 사이〉가 실렸다. 이 단편만 따로 뽑아내 금칠한 종이에 은으로 글자를 새겨 작은 책 한 권을 만들어도 충분한 가치가 있지만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다른 단편들 사이에 섞여 비교적 겸허한 형태로 출간된 듯하다. 이 책엔 마음을 울렁이게 하는 수작들이 빼곡하다. 물론 일부 단편들은 수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0과 1 사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얼마나 닮았는가〉는 (물론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수작이라 할 수 없다. 이 세 편은 걸작이기 때문이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독자들이 걸작을 세 편 연속으로 읽다가 과도한 희열에 충격받지 않도록 중간중간 수작을 끼워 넣은 배려가 엿보인다. * 작가의 모든 출간작을 통틀어 상당수의 작품은 스포일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반전과 트릭이 잘 사용되기도 하지만 꼭 반전이 있지 않아도 김보영의 작품은 사전지식 없이 깨끗한 눈으로 읽을 때 더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김보영 작품의 불가사의는 감정에 호소하는 의도적 장치를 많이 넣지 않았는데도 온갖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이 작가는 감정으로 감정을 증폭시키는 게 아니라 사건으로 감정을 북받치게 하는 방법을 잘 안다. 몇몇 걸작의 경우는 고작 삼십여 페이지를 읽는 동안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대부분의 주요한 감정을 모두 느끼게 해준다. 슬펐다가 분노했다가 감동적이었다가 애절하다가 충격적이었다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가슴이 울리는 경험을 했는데 그 엄청난 게 삼십 페이지 때문이라니 기가 찰 따름이다. 김보영은 단편 하나에 아주 많은 심상과 다양한 감정을 배치해 (두려울 정도로) 조화롭게 엮어내는 작가인데, 그 때문인지 장편보다 중단편을 더 밀도 높게 쓰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도 바로 그 특유의 밀도를-모든 문장 한 줄 한 줄이 자기 역할을 가지고 있고, 모든 장면이 의미와 재미와 감동 중 최소 하나 이상을 품고 있는 엄청난 밀도를- 자랑한다. 거의 신기에 가까운 밀도를 보여주는 단편들과 그보다 좀 더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가볍게 쓰인 엽편들이 주는 감동과 충격은 만만치가 않다. 밀도 있는 잘 쓴 글이 주는 행복이야말로 우리가 서점을 찾고 애타게 책 사이를 누비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김보영의 작품은 우리가 책을 사랑하는 이유, 소설을 읽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그 이유 자체가 되어준다. * 논리정연한(그래서 아름다운) 자연적 현상을, 비논리적인(마찬가지로 그래서 아름다운) 삶의 현상과 연결 지어 그 둘이 전혀 다른 무언가가 아니라 서로 이어진 하나의 현상임을 김보영만큼 탁월하게 이야기하는 작가는 여러 시대를 통틀어 찾기 어려울 것이다. 과학은 자연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 안엔 인간도 포함되는데, 김보영이 그리는 인물들을 볼 때마다 이 사실을 반복적으로 떠올리게 된다. 작품 속 인물들은 과학을 하는 인간이 아니라 과학 속에 존재하는 인간이다. 그런 인간들을 보는 작가의 시선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은 인간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과학적이기 때문에 아름답다. 우리가 흔히 인간성이라고 두루뭉술하게 말하는 복잡한 변덕과 애정과 고뇌는 우주적 스케일로 보면 작은 과학적 현상의 하나인 것이다. 김보영의 작품에서 인간은 과학의 일부이기에 아름답다. 달리 말하자면, 무언가의 일부여야만 인간은 아름다울 수 있다. 김보영의 세상에 홀로 아름답고 홀로 고매할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그리고 그것은 진실이다). SF가 경이감을 주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그 중 특히 ‘규칙을 다르게 설정하는 것’과 ‘기준을 다르게 설정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김보영은 그 둘 다 잘 쓰는 작가다. 한 작품에서 저 중 하나만 잘해도 좋은 작가인데 저 둘을 동시에 해내니 솔직히 어떤 작가라고 호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와 다른 규칙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 이곳과 다른 규칙으로 돌아가는 세상, 우리의 기준과 전혀 다른 기준이 ‘정상’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아주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아름답기까지 하니 심히 놀랍다. 불화하는 규칙과 기준 때문에 생기는 갈등이 그저 격랑 속에 흩어지는 게 아니라 아주 아름다운 장면으로, 그보다 더 감동적인 다음 장면으로 이어진다. 마치, 우주는 외롭고 무섭고 아름다운 곳이니 그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들 또한 외롭고 무섭더라도 한편으론 아름다울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달리 무어라 더 쓸 수 있을까? 이미 완벽하게 아름다운 작품에 대고 어떤 상찬을 늘어놔봤자 넋 빠진 감탄사밖엔 안 될 것이다. 단권으로 묶이길 오매불망 기다렸던 단편들이 드디어 통일된 모습을 갖춰 출간돼서 기쁘다. 다른 초기작들도 늦지 않게 복간되어 새로이 독자들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김보영 작가가 빛나는 신간을 선물해줄 그 날을 늘 기다릴 따름이다. - 문목하, 소설가
저자 : 김보영 , 출판사 : 아작 , 입수일자 : 2025.02.11 ]]>
김보영 2025-02-11
<![CDATA[에도가와 란포 결정판.1]]> 강호천난보, 2025-02-11 <![CDATA[에도가와 란포 결정판.2]]>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 에도가와 란포의 정수 ㆍ 란포의 직계손, 란포 연구의 권위자들이 인정한 정본 ㆍ 국내판 독점 수록: 각 판본 비교분석, 희귀 화보(릿큐 대학 제공), 자작 해설, 작가 해설, 한국 독자를 위한 일본추리작가협회의 축사 일본을 미스터리 대국으로 이끈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 에도가와 란포 일본 미스터리를 접할 때 반드시 듣게 되는 이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 혹은 ‘대란포(大??)’라고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다.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에서 착안한 필명 ‘에도가와 란포’로 평생을 추리문학에 헌신했던 그는 실로 다양한 작품을 대거 발표, 일본 문학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명실공히 국민 작가가 되었다. 란포가 창조한 일본 최초의 사립탐정 캐릭터 ‘아케치 고고로’는 범행 동기와 범죄를 저지르기까지의 심리적 추론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현재까지도 독창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으며,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코스케’, 다카기 아키미쓰의 ‘가즈미 교스케’와 함께 일본의 3대 명탐정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란포라는 이름을 알고, 그의 소설 한두 권쯤은 읽는다. 열성적인 독자는 지금도 많아 란포의 작품은 끊임없이 새로운 장정으로 출간되고 있으며, 한 세기가 바뀐 지금도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로 재탄생되고 있다. 란포의 등장으로 당시 일부 애호가들만 즐기던 탐정소설 즉 추리소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여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문학 장르가 되었다. 한편 란포는 소설을 쓰는 데 그치지 않았다. 추리소설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일본 최초의 추리평론집 《환영성》을 간행하는 한편, 현재 작가 곤노 빈이 대표이사로 있는 ‘일본추리작가협회’를 만들어 작가들의 권익도 살폈다. 그의 이름을 딴 ‘에도가와 란포 상’은 일본 최대 출판사인 고단샤와 후지TV의 후원 아래 신인작가의 등용문으로서 여전히 명성이 높다.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온다 리쿠, 요코미조 세이시, 시마다 소지, 미나토 가나에 등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들이 모두 란포의 세례를 받았고, 그의 영향력은 현재까지도 강력하다. 일본 추리문학의 기반을 닦고 대중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평생을 바친 란포는 현재 일본이 미스터리 대국으로 발전하는 데 초석을 다진 대작가다. 란포의 직계손, 란포 연구의 권위자들이 인정한 정본 에도가와 란포의 정수를 담은 결정판 출간 란포의 위상과 인지도에 비해 국내 정식 출간된 작품은 아동, 청소년용 소설과 저작권 계약이 종료된 단편집뿐이었다. 이는 워낙 방대한 작품 수와, 탐정, 환상, SF, 호러, 통속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란포의 작풍으로 인해 기획이 쉽지 않다는 점, 일본 내에서도 다양한 판본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겠다. 그러던 중 참신한 문고판으로 성공한 고분샤가 란포 연구로 명성 높은 추리 평론가들과 전문편집자, 란포 직계손의 뜻을 모아 총 30권에 이르는 《에도가와 란포 전집》을 기획, 다수가 정본으로 인정하는 판본을 출판하였다. 검은숲에서 출간되는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시리즈’는 고분샤판 《에도가와 란포 전집》을 정식 계약하여, 란포 문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핵심작품을 중심으로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시리즈’를 재기획한 것이다. 완성도가 높으면서도 문학사적으로도 가치 있는 작품들 중 그동안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장편소설과, 작가 및 평론가, 한일 독자들이 손꼽는 최고의 단편소설을 포함한 총 4편을 엄선하였다. 일본 추리소설 권위자이자 전문번역가 권일영의 충실한 번역과 풍부한 주석으로 내실에 힘을 쏟았다. 검은숲의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시리즈’는 란포의 정본을 기반으로 했다는 것 외에도 다양한 특전이 있다. 각 작품의 초판본 표지 이미지와 당시 신문에 실린 광고, 란포가 처음으로 잡지에 원고를 투고했을 때의 친필 서신 등 희귀자료는 물론, 그동안 일본에서 출간되었던 각 판본의 정리와 차이점에 대한 설명, 작품 이해를 돕기 위한 상세한 해설을 실었다. 또한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거장 니카이도 레이토(《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1권 수록)와 란포 연구에 있어 최고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평론가 야마마에 유즈루(《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2권 수록)가 한국 독자만을 위해 새로이 집필한 ‘에도가와 란포 작가 해설’은 란포에 대한 궁금증을 말끔히 해소해줄 것이다. 또한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시리즈’에는 특별히 란포가 직접 쓴 모든 판본 버전의 자작 해설을 실었는데, 이는 작가만큼 작품에 대해 정확히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란포의 자작 해설에는 창작 의도, 집필 당시 개인적 또는 역사적 환경, 에피소드 등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어 독자는 작가의 생생한 고백을 통해 작품의 이면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란포가 창설하고 초대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일본추리작가협회의 현 대표이사 곤노 빈의 한국판 출간을 축하하는 인사를 비롯, 검은숲의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시리즈’는 그야말로 란포 추리문학을 즐기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가장 결정적인 열쇠만을 담은 또 하나의 정본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최초 소개되는 장편소설 《대암실》 작가, 평론가, 독자 모두 손꼽는 대표 중ㆍ단편소설 3선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2권에는 총 4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국내 최초로 번역 출간되는 《대암실》과 란포의 대표 걸작으로 이견이 없는 [파노라마 섬 기담], [인간 의자], [거울 지옥]이 그것이다. 《대암실》은 란포가 대중을 대상으로 가장 오랜 기간 연재한 장편소설로, SF, 괴기, 범죄, 환상 등 다양한 요소가 절묘하게 조합된 모험소설이다. ‘아름다움에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두려움에 이가 떨리는 오색영롱한 꿈’이라는 란포의 작가적 환상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이 작품은 다소 양식적이고 과장이 심한 연출, 권선징악 결말이 인상적이며 대중적으로 커다란 사랑을 받은 마지막 연재소설이기도 하다. 란포의 세계관이 집약된 중편소설로, 특히 국내 독자들의 출간 요청이 끊이지 않았던 [파노라마 섬 기담]은 시간이 지날수록 평단과 독자들의 지지를 받아온 걸작이다. 일상과 전혀 다른 ‘또 다른 세계’에 대한 란포의 동경을 ‘파노라마관’이라는 불가사의한 공간에 투영한 이야기로, 단순 명쾌한 이야기 구조보다는 공포와 괴기의 테마파크와 같은 파노라마 섬에 대한 묘사에 집중한다면 더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다.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다수의 팬을 거느리고 있는 요코미조 세이시가 [파노라마 섬 기담]의 담당 편집자를 맡아 이후 더 화제가 되었다. 탐정소설보다는 환상소설에 가까운 [인간 의자]는 연재 당시 독자 인기투표에서 1위를 하는 등, 발표하자마자 화제가 되었다. 서술트릭이라고 할 수 있는 결말이 인상적으로, 독특한 소재는 물론 시대상과 작가의 세계관이 드러나 란포의 대표작으로 반드시 거론되는 걸작이다. 2차례 영화화, 4차례 드라마화되는 등,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란포의 히트작 중 하나다. 변격(?格)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며, 소설 자체가 괴담을 나누는 이들의 모임으로 시작되는 괴기, 괴담소설 [거울 지옥]은 ‘구체 안쪽을 거울로 만들어 그 중심에 물건을 놓으면 어떤 상이 비칠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거울, 렌즈 등을 다른 세계로 가기 위한 장치로 애호했던 란포와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초기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 추천의 말 “요즘처럼 누구나 책을 살 수 없었던 그 옛날 내 어린 시절, 방과 후 란포의 책을 소리 내어 읽으며 놀았던 소중한 추억이 있다.” _미야베 미유키 “란포의 위대함은 그가 일본 미스터리의 아버지라는 것뿐만이 아니다. 자기 내면에 숨어 있는 욕망을 알고 그것을 인정하고 즐길 수 있게 한 것이 란포의 진정한 업적이다. 일본에 란포라는 작가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_온다 리쿠 “초등학생 때부터 에도가와 란포를 즐겨 읽었다. 미스터리의 왕도를 걸어온 셈이다.” _미나토 가나에
저자 : 강호천란보 , 출판사 : 검은숲 , 입수일자 : 2025.02.11 ]]>
강호천란보 2025-02-11
<![CDATA[여뀌 먹는 벌레]]> ■ 편집자의 말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의 네 번째 작품 『여뀌 먹는 벌레』는 일본 문학계 최대의 스캔들이라 불리는 ‘오다와라 사건’의 내막과 다니자키 문학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라 일컬어지는 ‘고전 세계로의 회귀’가 결정적으로 드러나는 전무후무한 ‘문제작’이다. 1920년 무렵부터 다니자키와 첫 아내 지요(千代) 사이의 불화가 거세지고, 이때 사토 하루오(시인·소설가)가 두 사람을 중재하다가 지요를 동정하게 되면서 일종의 삼각관계를 이룬다. 다니자키는 사토에게 아내와 이혼하겠노라고, 지요의 앞날을 막지 않겠노라고 호언하지만 결국 당초의 약속을 파기하면서 다니자키와 사토는 ‘절교’하게 된다. ‘성적 취향’이 맞지 않으므로 부부가 이혼한다는 발표조차 1920~1930년대의 정서로서는 굉장한 충격이었는데, 심지어 아내가 친구와 재혼하도록 공공연히 장려함으로써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0년 후 끝내 다니자키와 지요가 이혼하고, 사토와 지요가 재혼함으로써 ‘스캔들’ 또한 일단락되는 듯 보였으나, 그에 앞서(1929) 다니자키가 유명 신문에 『여뀌 먹는 벌레』를 연재, 즉 ‘다니자키-지요-사토’의 관계를 소설 형식으로 ‘보도’함으로써 다시 한 번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여러 논란과 송사에 휩싸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여뀌 먹는 벌레』는 작가의 가장 개인적인 고백이자 다니자키 문학의 분수령으로서 여전히 중요하게 다뤄진다. 특히 이 작품은 『만(卍)』과 함께, 1924년 다이쇼 모더니즘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치인의 사랑』 이후, 다니자키가 전통문화의 숨결을 간직한 간사이 지방으로 돌아서는 과정을 뚜렷이 보여 준다. 활동사진(영화)에 대한 관심이 분라쿠 등 일본 전통 예능으로 옮겨 가고, 다니자키 문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에로티시즘의 양상도 ‘모던’에서 ‘고전’으로 급격히 변화한다. 오사카에 거주하는 가나메와 미사코는 슬하에 외동아들(히로시)을 둔 평범한 부부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실상 ‘보통’의 부부라 하기에는 적잖이 기묘하다. 가나메는 자신의 취향을 잘 이해해 주고, 가정을 잘 돌보는 데다 세련된 외모의 아내 미사코가 싫지만은 않다. 미사코 또한 별 탈 없이 집안을 꾸리고, 아들과 장인을 성심껏 챙기며 여전히 숙맥 같고 철부지 같은 남편 가메나가 밉지 않다. 그러나 둘 사이에 냉기가 자리한 지는 꽤 오래되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나무랄 데 없는 동거인이지만, 사랑을 나누는 부부로서는 완전히 실패했다. 다만 세간의 눈이 무서워서, 아들 히로시가 가여워서, 무시무시한 정 때문에 차마 입 밖으로 ‘이혼’을 거론하기가 비참해서 둘은 오로지 침묵한 채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물러서지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아내 미사코도 남편 가나메도 각자 정부(아소와 루이즈)를 둔 채 거짓 부부를 연기하는 생활이 차차 거북하고 고통스러워진다. 정녕 쓰디쓴 여뀌도 ‘즐거이’ 먹는 벌레가 따로 있다고 했던가?(‘여뀌 먹는 벌레’는 우리말의 ‘짚신도 제짝이 있다.’에 해당한다.) 이때 이혼 경험이 있는, 가나메의 사촌 히데오가 중재에 나서지만 역시나 부부 문제는 아내와 남편 두 사람밖에 모르는 수수께끼다. 결국 전통 예능에 심취한, 조금은 독특한 취미를 지닌 장인에게까지 미사코와 가나메의 불화가 알려지고, 두 사람의 번민은 더욱 깊어지는데…….
저자 : 다니자키 준이치로, , 출판사 : 민음사 , 입수일자 : 2025.02.11 ]]>
다니자키 준이치로, 2025-02-11
<![CDATA[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 :김은하 에세이]]> 김은하 202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