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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육대학교 도서관 : 최신소장자료 ko2025-03-14T00:01:01+09:00Copyright (c) 전주교육대학교 도서관 All right reserved<![CDATA[교사 선생 스승]]>케이-교사2025-03-10<![CDATA[그해 봄의 불확실성 :시그리드 누네즈 장편소설]]>누네즈, 시그리드2025-03-07<![CDATA[나의 폴라 일지 :김금희 산문]]>김금희2025-03-10<![CDATA[로스트 :에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 :찰스 디킨스 장편소설]]>미스터리로 남은 찰스 디킨스 논란의 유작!!
과연 당신은 이 책의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인가?
“이전 작품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구상과 성취의 통일은 물론이고
최상에 도달한 언어의 구조적 사용을 보여 준다.” -윌리엄 골딩
순수 문학에 추리가 절묘하게 녹아든 찰스 디킨스 문제의 유작『로스트 : 에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가 B612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은 이 작품은 처음부터 범인이 어느 정도 공개된다는 점에서 도서형 추리소설에 속한다. 작가는 범인의 입장에서 그의 심리를 추적하고 사건이 발생한 사회적 배경에 주목한다. 하지만 범인의 확정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결말이 미완성으로 끝나면서 다양한 가능성들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표지화와 창작노트에 숨은 결말의 단서들!
이 다양한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 것이 바로 책의 표지화와 작가의 창작노트다. 총 12부를 예정으로 잡지에 연재 중이던 작품은 작가의 갑작스러운 죽음 때문에 6부로 막을 내린다. 결말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긴 부분이긴 하지만, 책의 표지화와 작가 사후 발견된 창작노트는 미완의 결말을 해결하는 데 새로운 전환점으로 작용한다. 표지화와 창작노트에 담긴 단서들은 독자들과 평론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그들의 호기심은 소설의 결말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도로 이어지며 수많은 논란거리를 재생산한다.* 당신은 누구를 범인으로 하고 어떤 결말을 낼 것인가!?
소설의 결말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도는 1985년 최고조에 달한다. 그해 여름, 뉴욕시 센트럴파크 야외극장에서 『로스트 : 에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가 뮤지컬로 공연되어 엄청난 호평을 얻는다. 이 공연이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또 하나의 새로운 결말을 고안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몇 명의 범인과 몇 가지의 해결을 준비해 놓고 그날 그날 관객의 투표에 따라 다른 결말을 만들어갔다는 점이다. 열린 결말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취한 이 공연은 최근까지도 그 인기를 유지하며 재공연을 거듭하고 있다. * 가장 신성한 장소에서 펼쳐지는 탐욕의 극치!
실제 영국의 로체스터에서 발생한 삼촌이 조카를 살해한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고 전해지는 이 작품은 뒤엉킨 의식의 흐름을 보여주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첫 장을 시작한다. 디킨스는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술탄, 인도, 최면술, 아편 등과 같은 다소 생소한 소재들을 선보이며 악인의 극치로 평가 받는 인물 존 재스퍼를 탄생시킨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 존 재스퍼는 에드윈 드루드의 삼촌이다. 그는 성가대 지휘자로 엄격한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편에 탐닉하고 조카의 약혼녀 로사를 은밀히 사랑한다. 마침내 에드윈 드루드가 사라지고 탐욕과 광기로 무장한 악의 실체가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한다.* 악과 비밀이 지닌 매력을 파헤치다!
마지막 작품에서 다양한 실험을 감행한 작가는 논리와 추리로 악을 추적하고 사회적으로 지탄 받는 자의 심리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또한 그는 건전하다고 자부하는 박애주의자들과 성직자들의 위선과 허위를 통렬히 비판한다. 선과 악의 경계는 어디쯤인가. 우리는 그 경계를 지을 수 있을까. 오히려 선과 악은 그 모습을 달리하며 우리 주변을 맴돌지도 모른다. 424 페이지 이후 당신의 결말이 기다린다. 저자 : 정의솔, , 출판사 : B612 북스 , 입수일자 : 2025.03.10 ]]>정의솔,2025-03-10<![CDATA[마스코트가 된 파랑이]]>영미2025-03-10<![CDATA[만엔 원년의 풋볼]]>■ 책 소개
일본 문학의 정수를 담은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제4권, 《만엔 원년의 풋볼》
인간의 실존을 끊임없이 고민해온 ‘시대의 지성’
오에 겐자부로의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일본의 문화와 정서가 담긴 문학을 엄선해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을 깊이 이해하자는 취지로 20년 만에 새 단장을 시작한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의 네 번째 작품이 출간된다.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자 인간의 실존을 끊임없이 고민해온 ‘시대의 지성’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의 대표작 《만엔 원년의 풋볼》이다. 시코쿠 산골 마을로 귀향한 미쓰사부로와 다카시 형제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내밀한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작품에서는 크게 세 종류의 시대가 맥을 이루며 교차된다. 시코쿠의 산골에서 농민 봉기가 일어난 1860년(만엔 원년)부터 태평양전쟁이 패배로 막을 내린 1945년, 일미안보조약 체결에 반대하는 ‘안보 투쟁’이 있었던 1960년을 말한다. 약 100년에 걸쳐 한 가문의 역사 그리고 폭력으로 얼룩진 근대 일본의 민낯이 오에 겐자부로 특유의 굵직한 서사와 장대한 스케일로 그려진다. 평화 헌법 수호에 앞장서며 ‘일본의 양심’으로 불리는 오에 겐자부로의 역작답게, 《만엔 원년의 풋볼》에는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작가의 문제의식이 한데 담겨 있다. 인간의 상처와 치유의 문제를 한 개인에 머물지 않고 공동체 차원에서 조명하며, 진정한 자기 구원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독보적인 서사와 공동체에 대한 문제의식 그리고 인간을 긍정하는 휴머니즘으로 전후 일본 문학의 포문을 연 《만엔 원년의 풋볼》은 전 세계 독자들을 공명하며 출간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의미 있는 시사를 던지고 있다.
■ 출판사 서평
“나는 갈기갈기 찢겨 있다고 느꼈어요.”
100년에 걸쳐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두 형제의 ‘침묵의 외침’
장대한 스케일, 굵직한 서사로 되살아난 수치의 시대
광기의 전쟁이 패배로 막을 내린 후, ‘안보 투쟁’이 일어나 또 다른 혼돈 속에 놓인 1960년 일본. 추한 외모에 사고로 한쪽 시력을 잃은 주인공 미쓰사부로는 친구의 엽기적인 자살을 접하고는 깊은 충격에 빠진다. 그에게도 가족은 있다. 안보 투쟁에도 참여했던 전향한 학생운동가 동생 다카시, 견디기 힘든 현실을 위스키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아내 나쓰코 그리고 머리에 혹이 달린 채 태어나 보호시설에 맡겨진 아이…….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던 미쓰사부로는 ‘새 생활을 시작하자’는 다카시의 제안을 받아들여 아내와 동생과 함께 시코쿠의 고향으로 떠난다. 그곳은 만엔 원년(1860년)에 농민 봉기가 일어났던 골짜기 마을이다. 100년 전 증조부 형제가 연관된 농민 봉기의 역사와 패전 직후 조선인 부락 습격으로 S 형이 살해당한 사건에 대해 두 형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억한다. 스스로를 증조부의 동생과 동일시하던 다카시는 마을의 경제권을 장악한 조선인 ‘슈퍼마켓 천황’에 대항하기 위해 풋볼 팀을 만들고, 형제의 갈등은 점점 깊어진다.
장대한 스케일과 굵직한 서사가 돋보이는 작품인 만큼, 《만엔 원년의 풋볼》에서는 크게 세 종류의 시대가 등장한다. 시코쿠의 산골에서 농민 봉기가 일어난 1860년(만엔 원년), 태평양전쟁이 패배로 막을 내린 1945년 그리고 일미안보조약 체결에 반대하는 ‘안보 투쟁’이 있었던 1960년의 상황이 커다란 맥을 이루며 교차된다. 저자는 약 100년의 시대에 걸쳐 메이지유신을 앞두고 빗발쳤던 농민 항쟁과 전 세계를 비극으로 몰고 간 전쟁, 패전 후 일어난 혁명 속에서 희생된 이들의 소리 없는 비명과 고통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미쓰사부로와 다카시 형제로 이어지는 한 가문의 갈등의 역사뿐 아니라 폭력으로 얼룩진 근대 일본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는 《만엔 원년의 풋볼》은 ‘그로테스크한 리얼리즘’ 문학으로 일찍이 자리매김했다.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전후 일본 문학의 포문을 연 거장 오에 겐자부로,
폭력과 고통으로 점철된 근대 일본을 성찰하다
《만엔 원년의 풋볼》은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오에 겐자부로의 대표작이다. 소설이 발표되자마자 일본 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했으며, 탐미 문학의 대가 미시마 유키오가 “전후 일본 문학의 새로운 정점이 나타났다”라고 평했을 만큼 근대 일본이 낳은 최고작으로 손꼽혔다. 1971년에는 영문 번역을 거쳐 ‘침묵의 외침(The Silent Cry)’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해외에서도 통한 작품의 인기와 그 진가를 반증하듯, 1994년 오에 겐자부로는 아시아인으로는 세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스웨덴 한림원은 “탁월한 문학적 상상력으로 인간이 근본적으로 안고 있는 불안과 실존의 문제를 섬세하게 다뤄왔다”라며 극찬했고, 시상 연설 3분의 1 이상을 《만엔 원년의 풋볼》에 대해 언급하면서 다른 어떤 저작보다도 높이 평가했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인 명작으로 이 작품이 인정받은 데에는, 폭력이나 고통, 인간의 상처와 치유의 문제가 개인에 머물지 않고 공동체 차원에서 다뤄졌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극 중 다카시의 상처와 폭력성은 그가 어렸을 때 아버지와 큰형의 부재 속에서 S 형의 처절한 죽음과 마주한 결과였다. 다카시가 성장한 후 누군가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스스로를 단죄하게끔 이끌었던 것도 그의 내부에서 영웅화되고 있는 그의 조상과 S 형에 대한 기억이다. 돌이켜보면 그런 영웅의 탄생은 메이지유신이라는 근대 혁명과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태평양전쟁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구조의 산물인 셈이다. 작은 골짜기 마을이 다카시를 비롯해 혈기 왕성한 젊은 청년들을 폭력배로 내몰았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전쟁이라는 폭력으로 내몰았던 것이 근대 일본의 모습이었다.
만 2년 동안 우울한 준비 기간을 거치고 나서 그동안 써두었던 노트와 초고를 모두 태워 버리는 것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도 내게 들러붙어 있는 이미지들을 모두 구겨 넣다시피 하여 《만엔 원년의 풋볼》을 썼던 것이다. 학생 작가로 일한 지 이미 10년이 지났고 정치적 과제로서 이른바 안보 투쟁을 경험하고 있었다. 그렇게 써낸 《만엔 원년의 풋볼》은 작가로서 나에게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만엔 원년의 풋볼》〈후기〉
오에 겐자부로는 전쟁의 황폐함을 직접 목격하고 경험한 전형적인 전후 세대로, 국가나 공동체보다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중요하다는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래서인지 줄곧 ‘전후 민주주의자’를 자처하며, 일본의 무장을 제한하는 평화 헌법 제9조를 옹호하고 미국의 병참 기지였던 오키나와나 원폭 피해 지역인 히로시마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을 이어오기도 했다. 그는 구조화된 폭력과 그로 인한 고통의 실체를 깊이 천착했고, 그 고민들은 《만엔 원년의 풋볼》이라는 작품으로 집대성된다. 이를 입증하듯 《만엔 원년의 풋볼》에는 구조화된 폭력 속에 갇혀 살았던 일본인 그리고 그런 시대를 직간접적으로 관통해온 인간의 고뇌가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나 미시마 유키오처럼 서양에 알려진 일본 문인들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오에 겐자부로의 문학이 보다 보편적으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오에 겐자부로가 빚어내는 희망과 절망의 다양한 모습을 볼 때마다,
그가 도스토옙스키의 필치를 지닌 것처럼 느껴진다.” _헨리 밀러
‘기대’라는 이름의 ‘풀로 만든 집’을 찾아서……
이 시대 최후의 휴머니스트가 남긴 회생을 위한 진혼곡
휴머니즘(Humanism), 오에 겐자부로의 문학에서 반드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인간에 대한 긍정이다. 그는 글쓰기를 통해 삶과 인간의 어두운 이면을 심층적으로 파고들기로 유명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상처받고 고통스러워하는 인간을 이해하고 희망이라는 위안을 건넨다는 점에서 ‘휴머니스트’로서의 면모도 지니고 있다. 실제로 1994년 오에 겐자부로는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유년 시절 《닐스의 모험》에 푹 빠졌던 일화를 소개하며 이런 말을 덧붙였다. “나도 언젠가 새의 언어를 이해하게 될 것을 예감한다.” 여기서 ‘새의 언어’란 같은 언어를 공유하지 않는 완벽한 타자의 언어를 의미한다. 그에게 ‘새와의 소통’은 언어가 통하지 않는 절대적 타자뿐 아니라 온전히 알기 어려운 자신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행위인 셈이다. 그러한 갈망은 오에 겐자부로가 60년이 넘는 집필 기간 동안 인간의 실존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여든이 넘은 지금까지도 글쓰기를 지속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에 겐자부로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휴머니스트로서 그의 면모가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연 《만엔 원년의 풋볼》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순간에 직면한다. 많은 경우 죄책감과 고통스러운 나날을 견디기 어려워, 미쓰사부로처럼 곳간채에 갇혀 지내며 자신을 남들과 격리하거나 다카시처럼 악인을 자처하거나 자살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과연 죄의식과 고통에 휩싸인 인간에게 구원이란 없는 것일까?’ 하는 물음에 작가는 ‘기대’라는 이름의 ‘풀로 만든 집’을 찾아 다시 살기를 결심하는 미쓰사부로의 모습으로 희망의 여지를 남겨 둔다. 살면서 늘 행복이라는 결말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카시처럼 자신의 지옥을 정면에서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사람과 미쓰사부로처럼 막연히 불안하게 살아가는 존재 모두를 포용하며, ‘쥐새끼 같은’ 인간이라도 얼마든지 회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은 보여준다. 독보적인 서사와 공동체에 대한 문제의식 그리고 인간을 긍정하는 휴머니즘으로 전후 일본 문학의 포문을 연 《만엔 원년의 풋볼》. 출간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 독자들을 공명하며 의미 있는 시사를 던지고 있다. 저자 : 오에 겐자부로 ,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 입수일자 : 2025.03.10 ]]>오에 겐자부로2025-03-10<![CDATA[명암]]>“백 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이야기”
일본의 셰익스피어이자 천년의 문학가
나쓰메 소세키가 꿰뚫어 본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고독
2016년 나쓰메 소세키 사후 100주년 기념
국내 최초 장편소설 전집(전 14권) 완간
《아사히 신문》, ‘지난 천 년간의 일본 문학자’ 투표 1위
무라카미 하루키와 강상중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나쓰메 소세키
‘한국출판문화상 편집상 최종 후보’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그 우울한 청춘의 시대, 옆에서 늘 속삭이듯 말을 걸어준 것은 나쓰메 소세키였습니다”
자유를 구가하고 독립을 주장하며 자아를 내세우는 풍요로운 사회에서 왜 이렇게 다들 고독한가. 부모자식, 부부, 친척, 친구, 연인, 사제……인간관계 안에 숨어 있는 에고이즘과 고독, 그리고 실낱같은 희망을 그려낸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 봐도 선구적인 작가임이 틀림없다.
_ 강상중(도쿄대 명예교수) 나쓰메 소세키 장편소설 전집, 국내 최초 완역 출간
“2016년 나쓰메 소세키 사후 100주년을 앞두고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나쓰메 소세키 장편소설 전집을 차례로 펴냅니다. 단단한 번역, 꼼꼼한 편집과 디자인으로 새롭게 읽는 나쓰메 소세키 소설은 깊숙한 재미와 진진한 삶의 관찰로 가득합니다. 소설을 읽고 쓰는 까닭을 기껍게 체험하게 할 ‘고민하는 힘’ 속으로,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의 독자들을 초대합니다.” - 2013년 9월 전집 출간사
2013년 9월부터 출간하기 시작한 현암사의 나쓰메 소세키 장편소설 전집이 4차분『마음』,『한눈팔기』,『명암』 출간으로 마침내 완간되었다. 일본 근대 문학의 출발, ‘소설이 없던 시절의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는 근현대 일본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으며 20세기의 대문호, 일본의 셰익스피어 등으로 불린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1,000엔권 지폐에 가장 오랫동안 그의 초상이 실려 있었고,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 뒤에는 나쓰메 소세키가 있다”라고 할 정도로 수많은 작가에게 강력한 영향을 끼친 일본의 대표 작가이기도 하다.
‘일본 근대 문학의 아버지’,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키(1867~1916) 사후 100주년을 맞아 현암사에서 국내 최초로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을 완역 출간했다. 우리나라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여러 출판사를 통해 대표작에 치우쳐 중복 출간되어 왔으나 현암사에서 출간하는 소세키 소설 전집은 나쓰메 소세키가 12년 동안 집중적으로 써내려간 장편 작품 세계를 재조명하며 ‘지금의 번역’으로 만날 수 있는 국내 첫 전집이다.『나는 고양이로소이다』,『산시로』,『문』,『마음』,『명암』 등 우리 교과서에 실려 널리 알려진 작품뿐 아니라 소세키의 연보에서도 가끔 빠져 있는 숨어 있던 소설까지 온전히 담았다. 소세키는 길지 않은 창작 기간 동안 한시, 하이쿠, 수필, 소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작품을 썼다. 그 작품 각각이 개성 있게 분출하는 분위기, 내용에 따른 문체 변주의 독특함 등 소세키의 작품을 고전이라 일컬음에 이론은 없을 것이다.
“필요 없는 문장은 단 한 줄도 없다”며 소세키의 문체를 생생한 우리말로 잘 살린 송태욱의 꼼꼼한 번역에 소세키 단편소설 전집을 완역한 노재명의 소세키에 대한 깊은 이해가 더해져, ‘우리 시대 소세키 번역’으로 거듭났다. 또한 소세키의 작품을 온전히 지금 여기에 되살리는 작업은 송태욱(『고양이』 외 11권)ㆍ노재명(작고,『태풍』 및 『그 후』)의 필생 작업이기도 하다. 100년 전의 나쓰메 소세키에게 묻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고민
나쓰메 소세키는 메이지 시대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썼지만 그가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국경과 시대를 초월하여 ‘지금의 우리들’에게 닿아 있다. 그는 인간의 문제에 깊이 천착했고, 인간 마음속 심연까지 접근해 들어갔다. 고독과 불안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자신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하는 질문과 탐구로 생생한 보편성을 확보했다.
소세키는 자전적 성격이 강한 작품들을 썼고, 그의 생애가 작품처럼 드라마틱하고 비극적이었다. 그는 후처의 아들로 태어나 두 번이나 양자로 보내졌다가 양부모의 이혼으로 파양되었다. 중학생 때 어머니를 잃고, 큰형과 둘째형을 폐결핵으로 잃었으며 결혼한 뒤에는 아내가 유산의 충격으로 투신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 자신은 평생 위통을 앓았고 신경쇠약, 두통에 시달렸다.
그는 이러한 무수한 상실과 고통에 대한 기억을 작품 속에서 소름끼치도록 차분하고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우리의 삶이 고통과 불행, 궁핍의 연속이고 반복임을 수긍하면서도 한편으론 삶을 믿을 수 있기를, 불안하지 않기를 갈구했다. 성장 제일주의 사회, 군국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시대를 꿰뚫어 보고 타인의 욕망에 휩쓸리지 않는, 자유롭고도 윤리적인 ‘개인’이 되고자 한 나쓰메 소세키. 그는 “개인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시대에 고독한 영혼끼리 공명하는”(강상중) 길을 모색했고, 불안하고 나약한 우리 자신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끈질긴 희망을 놓지 않으며 죽을 때까지 인간을 연구했다. 『명암』
그들은 그런 긴장 관계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지만 그럴수록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기만 한다. 관계의 올가미는 점점 더 조여오기만 하고 그 올가미가 미처 풀릴 기미도 보이지 않는데 소세키는 영원히 가고 말았다. 그리고 훌쩍 백 년이 지났다.
_옮긴이의 말에서
두 사람 사이에 몇 번이나 되풀이된 과거의 장면이 쓰다에게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 무렵의 기요코는 쓰다라는 이름의 한 남자를 믿고 있었다. 그러므로 모든 지식을 그에게 의존했다. 온갖 의문의 해결을 그에게 요구했다. 알 수 없는 자신의 미래를 내걸고 그에게 기댄 것처럼 보였다. 따라서 그녀의 눈은 움직여도 조용했다. ……자신이 있기에 이 눈도 존재하는 거라는 생각까지 했다.
_본문 중에서
미완으로 끝난 『명암』은 그런 소세키의 문학적 시도의 도달점이고 그 최고봉에 위치한다고 해도 좋다. 물론 행인지 불행인지 이 작품은 미완성이고, 남겨진 형태로서는 문학적 상상력의 날개가 갑자기 닫힌 채다.
_강상중(도쿄대 명예교수)두 사람이 그리는 명(明)과 암(暗)의 세계
쓰다와 노부는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임에도 도무지 거리감이 좁혀지지 않는다. 쓰다는 아내의 눈빛에 아무 이유 없이 돌연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고, 노부는 남편을 자신에게 끝없는 희생만 요구하는 ‘까다로운 남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이해를, 사랑을 갈구한다. 쓰다는 쓰다대로 아집에 사로잡혀 아내는 물론이고 어릴 때 자신을 키워주다시피 한 작은아버지 일가와도 화목하지 못하고, 노부는 또 노부대로 결혼하기 전에 함께 살았던 고모네 가족에게 자기 부부의 허물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그 밖에도 줄줄이 등장하는 쓰다의 옛 연인 기요코나 친척, 지인들은 모두 서로의 마음을 알지 못한 채,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인정하고 인정받기 위해 고투한다. 인간의 실존을 둘러싼 문제가 응축되어 작품 전반에 긴장감이 흘러넘친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이 작품이 끝날 때까지 계속되면서 소세키는 관계의 지옥이라는 것을 작품의 주제로 삼아 이야기를 펼쳐나간다.칠흑 같은 관계의 지옥 속에서
아무리 더듬거려도 서로에게 닿을 수 없는 절망
『명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저마다 힘껏 사랑받기 위해 노력한다.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서로를 잘 모르면서도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즉 상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들의 욕구는 끝까지 채워지지 않는다. 소세키는 그들의 심리를 치열하게 묘사하고 감정선을 세밀하게 좇아나간다.『명암』은 다른 소세키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주인공 한 명의 심리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관점을 드러내어 다면적인 세계를 형성했다. 작품 속에서 마주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기는 오해, 기대의 차이, 그리고 그것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들이 현대인들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고독감을 어루만진다.
『명암』은《아사히 신문》에 1915년에 연재되다가 소세키의 사망으로 미완으로 끝난 작품이다. 이후 미즈무라 미나에, 나가이 아이 등 일본의 다른 소설가들이 이어 완결 편을 쓰기도 했다. 저자 : 나쓰메 소세키 , 출판사 : 현암사 , 입수일자 : 2025.03.10 ]]>나쓰메 소세키2025-03-10<![CDATA[미시마 유키오의 편지교실]]>미시마 유키오2025-03-10<![CDATA[사양]]>서서히 파멸해가는 존재의 유구한 아름다움에 관하여
높이 떠올라 온 세상을 비추었다가 빛을 잃고 한 편으로 스러져가는 태양처럼 몰락해간 사람들……. 《사양》은 2차 세계대전 직후 무너져가는 귀족 집안과 시대 의식을 그린 작품이다. 초판이 출간되자마자 종전의 히트를 기록한 다자이 오사무 생전 최고의 인기작이자, 사후 출간된 《인간 실격》과 더불어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는 대표작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가즈코는 몰락한 가난한 귀족으로 남편과 헤어지고 임신 중 아이를 사산한 아픔을 지닌 스물아홉 살의 여자다. 가즈코는 이혼 후 기품있고 아름다운 어머니 집으로 돌아가 병으로 쇠약해진 어머니를 돌보며 지낸다. 남동생 나오지는 마약중독자로 집에 큰 빚을 안기고 전쟁에 나갔다가 전쟁이 끝난 후에도 소식을 알 수 없는 상태다. 가즈코와 어머니는 집안 형편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외삼촌의 도움을 받아 시골의 작은 집으로 이사한다. 갑작스러운 나오지의 귀환으로 조용하던 모녀의 생활에 ‘지옥 같은 나날’이 시작된다. 과거 나오지의 마약 빚을 갚느라 돈을 마련하기 바빴던 가즈코는 나오지가 스승으로 따르는 소설가 우에하라를 만나게 된다. 짧지만 강렬했던 첫 만남에서 가즈코 자신은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우에하라는 가즈코가 훗날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 어머니가 결핵으로 결국 세상을 떠나고 점차 삶의 의욕을 잃어가던 가즈코는 우에하라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보내기를 세 차례, 답장은 오지 않는다. 그를 만난 것은 6년 전으로 그것도 딱 한 번이었지만 그를 만나야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가즈코는 우에하라를 다시 찾아간다.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술에 빠져 사는 우에하라를 만난 가즈코가 그의 아이를 가진 바로 이튿날 동생 나오지가 자살한다. 나오지는 가즈코에게 순수함과 고귀함이 존중받지 못하는 위선적인 세상에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해 괴로웠던 자신의 처지를 고백하는 편지를 남긴다. 나오지의 사망 후 한 달여 산장에서 혼자 지내던 가즈코는 우에하라에게 마지막이 될 편지를 쓴다. 가즈코는 편지에서 자신이 우에하라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이 자신의 도덕적 혁명의 완성이라 말하면서 작품은 끝을 맺는다.
모래 속에 묻힌 사금을 추어내듯,
절망의 어둠 속에서 밝은 희망을 길어 올리는 이야기
소설의 주인공 가즈코와 남동생 나오지는 과거에 귀족으로서 누렸던 모든 지위와 특권을 잃고 몰락한 현실에 맞닥뜨려 끊임없이 인간의 삶과 가치에 대해 생각한다. 작가는 이 두 사람을 통해 상실의 슬픔과 삶의 허망함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문체로 그려낸다.
작년엔 아무 일이 없었다.
재작년엔 아무 일이 없었다.
그 전 해 역시 아무 일도 없었다.
이런 재밌는 시가 종전 직후 어느 신문에 실렸는데, 정말이지 지금 생각해보면 여러 일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역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말에 공감하게도 된다. 전쟁의 추억이란 건 말하기도, 듣기도 싫다.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이 죽었는데도 진부하고 지루하다. (44~ 45쪽)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어제 함께 이야기하고 밥을 먹던 이웃이 죽어나간다. 그런데 아무 일이 없었다고 말한다면 죽음에 무감각해졌다는 것. 삶의 가치와 의미를 상실하고 곧 인간성을 상실했다는 뜻이다. 어쩌면 전쟁이 초래한 가장 큰 비극이 아닐까.
순수를 희구하던 나오지는 참혹한 전쟁을 겪고 아편 중독자가 되어 거의 폐인이 되어 돌아왔다. 허례허식에 젖은 예술가와 구시대 식자(識者), 귀족들에게서는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면서도 그들과 어울려 방탕하게 생활한다. 그러다 자신이 존경하고 따르던 작가 우에하라의 부인에게서 가식과 사심 없이 배려하는 순수한 인간성을 발견하고 탐닉한다. 죽는 순간까지 발버둥 쳤지만 결국 귀족 신분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그는 자신의 결심을 밀고 나가기에 너무 나약했던 시대의 낙오자였다. 반면 가즈코는 낡은 도덕과 사상을 무시하고 나름의 방법으로 힘든 현실을 타파하고자 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아 혼자서라도 키우겠다는 뜻을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이뤄 스스로 생의 씨앗을 심었다.
《사양》은 제목에서 연상되는 바와 같이 단순히 스러져가는 것, 몰락해가는 것을 주제로 한 작품이 아니다. 마치 모래 속에 묻힌 사금을 추어내듯, 진흙탕 같은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자기 의지의 혁명을 꿈꾸고 이뤄나가는 아름다운 인간의 이야기다.
“혁명을 꿈꾸었던 적도 없고 사랑도 몰랐다.
우리는 이 세상 어른들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설국》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다자이의 작품들을 혹평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그런 그가 “다자이 오사무 작품 중에서 여성을 가장 탁월하게 그려낸 역작”이라며 칭찬한 작품이 바로 《사양》이다. 이처럼 《사양》은 일본의 패전과 몰락 계급의 비극적인 삶을 여성의 목소리로 그린 페미니즘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물론 이 작품이 발표된 지 70년이 넘게 흐른 데다 특히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었던 당시 일본 사회상과 분위기가 작품 곳곳에 배여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그간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어온 현대 독자들의 감수성에 비추어본다면 이 작품을 페미니즘 작품으로 높이 칭송한 평가가 다소 퇴색되어 보일지 모른다.
도대체 나는 그동안 뭘 하고 있었는지. 혁명을 꿈꾸었던 적도 없고 사랑도 몰랐다. 지금까지 이 세상 어른들은 혁명과 사랑, 이 두 가지를 가장 어리석고 흉측한 것이라고 우리에게 주입해, 전쟁 전이나 전시에나 우리는 배운 대로만 알고 있었는데 패전 후, 우리는 이 세상 어른들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뭐든 그 사람들이 말하던 것과는 반대로 하는 것이 진정 살길이라 여기게 됐다. (…)
나는 확신하고 싶다. 인간은 사랑과 혁명을 위해 살아왔다고. (127쪽)
희망찬 새천년을 맞이하며 지난 역사의 과오를 반성하고 평화로운 세계의 재건을 다짐했던 인류가 또다시 잔혹한 전쟁을 일으킬 거라 누가 예상했던가. 지금 우리는 시시각각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된 덕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매일 생생하게 전해 듣는다. 이란에서 한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가 의문사했다는 무시무시한 사실도 안다. 그러나 쉬이 잊고, 무덤덤해지는 우리 마음은 머지않아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그 전 해 역시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하게 될지 모른다. “우리는 배운 대로만 알고 있었는데 패전 후, 우리는 이 세상 어른들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는 문장은 침몰하는 배에서 가장 먼저 보호받아야 마땅한 어린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 말하고 제 살길만 찾았던 어른들, 축제를 즐기러 갔다가 많은 사람이 참변을 당했지만, 실은 희생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안타까운 인재였다는 사실이 드러난 뒤에도 여전히 책임 회피에만 바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떠올리게 한다. “뭐든 그 사람들이 말하던 것과는 반대로 하는 것이 진정 살길이라 여기게 됐다”는 문장에 우리는 가슴 아픈 공감을 하게 된다. 2차 세계대전 후 격변의 시기를 겪으며 불안과 암울이 만연한 일본 사회를 밝게 비추고 방황하는 청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진 다자이 오사무의 이 작품은 7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수많은 독자의 가슴에 따스한 위로를 건넨다. 저자 : 다자이 오사무 , 출판사 : 문예출판사 , 입수일자 : 2025.03.10 ]]>다자이 오사무2025-03-10<![CDATA[쓰가루]]>[옮긴이의 말]
어떻게 보면 그가 깨달았다는 ‘어설픈 쓰가루의 모습’은 자신의 존재 기반을 그 어디에서도 발견하지 못한 ‘어설픈 자신의 모습’이기도 했다. 위 문장에서 다자이는 통상적으로 긍정적인 뉘앙스로 쓰는 ‘문화’라는 말을 부정적인 뉘앙스로 반전시키고, 그에 반해 어설프고 졸렬하며 서투르기도 한 쓰가루의 모습에 긍정적인 뉘앙스를 담아 말하고 있다. 더불어, 어설프고 졸렬하며 서투른 자신의 모습 또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역설은 「쓰가루」뿐만 아니라 다른 다자이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열쇠라 볼 수 있다. ‘배신당한 청년’이자 ‘고향을 빼앗긴’ 소설가의 고독은 위와 같은 가치 기준에서 긍정적인 것이 된다. 그러한 ‘부정에의 긍정’이 있었기에 다자이는 독자를 향해, ‘살아 있다면 다음에 또 만나자. 씩씩하게 살아가자. 절망하지 마. 그럼, 이만 실례.’라는 씩씩한 인사말을 건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부정에의 긍정’은 오로지 소설의 세계에서만 가능한 일이었으니, 그 희망찬 인사의 근저에는 그의 고독감과 절망이 흐르고 있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작품해설 중에서) 저자 : 다자이 오사무, , 출판사 : 도서출판b , 입수일자 : 2025.03.10 ]]>다자이 오사무,2025-03-10<![CDATA[열쇠]]>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의 여덟 번째 권은 『열쇠』다. 『겐지 이야기』를 현대 일본어로 옮기며 간사이 시대(일본 고전 문학으로의 회귀)를 총결산한 다니자키는 2차 세계대전을 경유해, 마침내 자신의 말기 문학을 펼쳐 보이기 시작한다.
『열쇠』는 거장조차도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시기에 돌연 이제껏 고수해 온 형식과 주제, 문체까지 전부 타파하며 다시금 문단의 정중앙을 조준한 야심작(가라타니 고진,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이 작품으로 화려하고도 완벽하게 부활했다.”)이자 일반 독자부터 비평가, 심지어 정계에 이르기까지 ‘외설 문제’로 씨름하게 한 문제작이다. 프랑스 심리 소설의 걸작이자 서간체 문학의 정수,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를 방불하게 하는 일기체 형식의 독특한 작품으로, 권태기에 이른 중년 부부가 비밀스럽게 서로 일기를 남기며 상대의 정신과 육체를 쥐락펴락하는 대단히 아슬아슬하고도 교묘한 소설이다.
한편 남편과 아내의 일기를 교차시키며, 마치 실제로 두 사람이 글을 쓴 것처럼 완전히 다른 문체를 구사하는 다니자키의 문재(文才)는, 그야말로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열쇠』(1956)는 대학 교수인 초로의 남편과 팜파탈의 매력을 잠재한 양갓집 출신의 아내가 정월부터 각자 일기를 쓰는 것으로 시작한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일기를 써 오기는 했으나 단 한 번도 ‘부부 관계’에 대해서만큼은 언급한 바가 없는데, 마침 권태기에 이르자 이 모든 상황을 일소하고자 비밀스럽게, 그러면서도 공공연하게 성생활을 둘러싼 진심을 털어놓기에 이른다. 부부는 서로 상대의 일기를 훔쳐보지 않겠노라 다짐하지만, 그런 한편 당장에라도 각자 자신의 읽기를 훔쳐봐 달라고 유혹을 한다.
언뜻 보기에 점잖고 교양 있어 보이던 대학 교수 부부는 점차 그윽한 위스키와 끓어오르는 성욕, 급기야 위험한 유희에 탐닉하게 되고, 여기서 그들 주변을 맴도는 딸 도시코와 그녀의 애인 기무라까지 합세해 세상 사람들을 까무러치게 할 만한 일들을 더욱 충동질한다.
일생 동안 에로티시즘을 탐구한 다니자키의 문학 중에서도 유독 도발적이고 대담한 주제를 적나라한 문체로 그려 낸 작품이며, 일기 형식이 주는 관음증적 충동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 구성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독서 경험을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더불어 만년의 다니자키가 관심을 기울인 노화(신체적 노쇠)와 죽음의 풍경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한 작품으로서도 반드시 주목해 볼 만하다. 저자 : 다니자키 준이치로, , 출판사 : 민음사 , 입수일자 : 2025.03.10 ]]>다니자키 준이치로,2025-03-10<![CDATA[요시노 구즈]]>이번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은, 육십여 년에 이르는 문학 역정 내내 경이로운 우주를 펼쳐 보이며 왕성하게 활동한 대작가의 작품 세계를 일대기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끔 열 권의 책을 마련해 구성하였다.
다니자키의 전 작품을 예고하며 장차 싹틀 모든 맹아를 품은 데뷔작 「문신」(『소년』에 수록)부터 초기 대표작 『치인의 사랑』,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여뀌 먹는 벌레』(근간), 『요시노 구즈』, 그리고 후기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틴토 브라스 등 해외 거장들의 격찬을 받은 에로티시즘 문학의 절정 『열쇠』, 작가의 고유한 미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에세이집 『음예 예찬』(근간)에 이르기까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문학을 한눈에 음미할 수 있다.
한편 정교하고 우아한 문체 탓에 번역하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다니자키의 작품은,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명예 교수 김춘미 선생의 진두지휘 아래,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및 고려사이버대학교 교수진,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 문예 번역상’에 빛나는 양윤옥 선생까지 국내 최고의 번역가들이 모여 우리말로 옮겼다. 더불어 책의 표지는 이빈소연 일러스트레이터가 총책을 맡아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치명적이고 농염한 문학 세계를 독특하고 섬세한 이미지로 풀어냈다.
해당 ‘선집’ 열 권의 표지를 한데 모으면 한 폭의 병풍 그림이 되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리고 본문은 새로 출시될 산돌정체로 디자인하여, 그야말로 읽고 보고 모으는 재미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도록 했다.
미증유의 문학 세계를 개척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나라 독서계의 폭과 깊이가 진일보하기를 바라 본다.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의 다섯 번째 권은, 다니자키 문학의 분수령이라 할 수 있는 두 작품을 엮은 『요시노 구즈』다.
간토 대지진(1923) 이후, 생활 거점을 간사이 지방(오사카와 교토)으로 옮긴 다니자키는 『치인의 사랑』과 대별되는, 즉 최신의 서구 문명으로부터 길어 오던 문학적 동력을 새로운 영역에서 모색하기 시작한다.
『여뀌 먹는 벌레(근간)』(1928)부터 점차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일본 고전 문화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비로소 「요시노 구즈」와 「장님 이야기」에 이르러 하나의 결실을 이룬다. 앞선 『금빛 죽음』에서 서양의 문학과 미술, 영화를 박물지처럼 열거하던 분위기로부터 급전(急轉)하여, 일본의 고전 문학과 근대 이전의 역사, 전통 예술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주제뿐 아니라 문체 면에서도 일신하여, 아취 가득한 고전 문체를 구사하는가 하면, 간사이 지역의 방언, 문화적 바탕까지 본인의 것으로 소화하여 전혀 색다른 문학 세계를 펼쳐 보인다.
「요시노 구즈」(1931)는 다니자키의 작품 중에서 가장 독특한 형식을 지닌 소설이다. 패권을 둘러싸고 왕통이 갈려 크게 다툰 일본의 남북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집필하고자 친구 쓰무라와 함께 요시노 지역(현재 나라 현 남부)으로 여행을 떠난 화자의 이야기를 일종의 수필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화자와 쓰무라가 저마다 마음속에 품은 각기 다른 목적에 따른 경험, 그리고 서로 공통적으로 떠안고 있는 잃어버린 모성에 대한 그리움이 마치 씨실과 날실처럼 정교하게 엮여 「요시노 구즈」의 뼈대를 이룬다.
‘작품을 쓰기 위한 취재’를 다룬 소설이라는 점에서 오늘날 ‘메타픽션(metafiction)’의 전범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다니자키 문학의 또 다른 중핵이라 할 수 있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자전적 경험으로 바탕으로) 진지하게 다뤄진다는 점에서 가히 ‘작가 경력의 분수령’이라 할 만하다.
「장님 이야기」(1931)는 저 유명한 일본 전국 시대의 역사적 실화를, 영웅호걸의 시점에게서가 아닌 비천한 장님 안마사의 관점에서 그린 이색적인 역사물이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뿐 아니라, 난세의 절세 미인 오이치와 그 딸들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마치 금박으로 정교하게 장식한 병풍처럼 찬란하게 조형해 낸다. 앞을 볼 수 없는 장님 화자의 이야기는, 정녕 역설적이게도 더욱 감각적인 방식으로 독자들을 매혹한다.
어떤 의미에서 과거의 역사적 현장을 눈으로는 도저히 목격할 수 없다는 점에서 현대 독자와 「장님 이야기」 속 화자는 동일한 체험을 공유한다. 그 때문에 시각을 잃은 장님 화자의 목소리가,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과거 전란의 풍파를 한층 생생하게 그려 내는 것은 아닐까?
이와 더불어 노(能)와 샤미센 등, 당시 다니자키가 흠뻑 빠져들었던 일본 전통 문화의 향취 또한 만끽할 수 있다. 저자 : 다니자키 준이치로, , 출판사 : 민음사 , 입수일자 : 2025.03.10 ]]>다니자키 준이치로,2025-03-10<![CDATA[용의자들 :정해연 장편소설]]>“나는 그 아이를 미워한 것 같다.”
베스트셀러 《홍학의 자리》 저자 정해연 신작 스릴러!
윤계상 주연의 ENA 드라마 〈유괴의 날〉의 원작 소설 작가이자, 한국 미스터리 소설 사상 가장 짜릿한 반전을 선사한 장편소설 《홍학의 자리》 저자인 정해연의 신작 《용의자들》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작가는 데뷔 이래 현재까지 끊임없이 창작 활동을 이어온 것은 물론이거니와, 흥미로운 설정과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그의 작품은 “믿고 읽는”다는 독자들이 있을 만큼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용의자들》은 여고생 현유정의 죽음을 시작으로, 용의자로 의심되는 주변 인물 5인이 기억하는 유정과 그들이 말하는 ‘그날’의 정황을 서술하는 데 집중한다. 작품은 정교하게 구성된 서사와 숨 가쁘게 몰아치는 속도감이라는 작가의 특장점을 그대로 간직한 데에 더해, 매 챕터마다 중심인물을 바꾸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용의자 시점의 이야기로 쉴 틈 없이 흘러간다. 특히 사건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낼 때쯤이면 어김없이 폭탄처럼 터지는 진실들로 인해, 독자들은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매 순간 날카롭게 새겨지는 짜릿함과 심장을 조이는 긴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5인의 진술 속 감춰진 진실들
가장 믿고 싶은 사람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유정을 죽인 것은 내가 아니다.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내가 가져야 할 죄책감 따위는 아무것도 없다.”
고등학교 3학년 여고생 ‘현유정’이 목이 졸려 사망한 채로 발견된다. 부도난 타운 하우스 부지의 폐건물 사이에서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된 유정……. 사건은 뉴스에 떠들썩하게 보도되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지만, 열렬한 관심이 무색하게 CCTV도 없는 사건 현장 탓에 수사는 난항을 겪는다.
수사가 잘 풀리지 않을수록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보여지는 ‘용의자’들을 바짝 쫓을 수밖에 없는 법. 은파경찰서의 박동규 형사는 유정의 주변인들을 중심으로 조사를 시작한다. 고등학교 입학 당시부터 유정이와 가장 친하게 지냈다고 알려진 친구 ‘한수연’, 담임선생님 ‘민혜옥’, 위장 이혼 후 홀로 지내는 아빠 ‘현강수’, 유정의 남자친구인 ‘허승원’과 허승원의 엄마 ‘김근미’가 그 대상이다. 작품은 매 챕터마다 화자를 바꾸어가며 이들이 스스로 말하는 기억들을 따라간다. 특히 챕터가 끝날 때쯤 각 인물이 바로 다음 인물을 불러오는 독특한 서술 방식은 이들 다섯 명이 서로 조금씩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며 사건에 긴장을 불어넣는다.
담임선생님은 자신의 학생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가장 친한 친구는 우정으로 응원해주는 사람이며, 남자친구는 애정으로, 아빠는 무한한 신뢰와 사랑으로 ‘유정’을 보살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로 여겨질 것이다. 하지만 작품은 “정말 그럴까?”라는 서늘한 질문을 바탕으로, 독자들을 사건 앞으로 끌고 와서는 제대로 보기를, 제대로 확인하기를 재차 권유한다. 장르의 규칙에 따라 독자들은 범인을 찾기 위한 수수께끼를 푸는 일에 가장 열렬하게 집중하게 되겠지만, 작가는 각 인물과 유정 사이에 있었던 복잡다단한 사연들을 놓치지 않는다. 마냥 밝지만은 않은 각자의 사정들 속에 자신은 살고 유정은 죽이는 미묘하고도 어두운 진실이 도사리고 있다. 5인의 용의자가 기억하는 ‘그날’의 진술 속 은폐된 진실들 사이에 숨은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저자 : 정해연, ,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 입수일자 : 2025.03.10 ]]>정해연,2025-03-10<![CDATA[우미인초]]>무라카미 하루키가 사랑한 “갱부”, 강상중이 아낀 “산시로”,
김경주가 옮겨 적은 “그 후”, 너무나 사랑받은 “우미인초”
백 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이야기
해답이 없는 물음을 던지고 고민하는 청춘의 ‘창백한 고뇌’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2차분, 그 난처한 주인공들을 만나다
“그 우울한 청춘의 시대, 옆에서 늘 속삭이듯 말을 걸어준 것은 나쓰메 소세키였습니다”
자유를 구가하고 독립을 주장하며 자아를 내세우는 풍요로운 사회에서 왜 이렇게 다들 고독한가. 부모자식, 부부, 친척, 친구, 연인, 사제……인간관계 안에 숨어 있는 에고이즘과 고독, 그리고 실낱같은 희망을 그려낸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 봐도 선구적인 작가임에 틀림없다.
_ 강상중(세이가쿠인 대학 총장, 전 도쿄대 명예교수)▣ 나쓰메 소세키가 100년 전에 움켜쥐고 고민한, 지금도 유효한 물음
나쓰메 소세키가 문학과 학문을 통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하고자 천착한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적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이며 이는 곰곰이 생각해볼 인생의 화두가 된다. 그중 2차분 네 권(『우미인초』, 『갱부』, 『산시로』, 『그 후』)에서는 불안과 불만으로 “바싹 말라버린 청춘”을 사유하도록 이끈다. 삶과 죽음, 사랑과 고통 등 청춘이 마땅히 누려야 할 ‘발랄’과는 거리가 먼, 번민만이 흩어져 있던 “불행한 시대”의 100여 년 전 이야기는 일본이라는 공간을 넘고 시대를 넘어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100년 동안 수없이 많은 독자가 가슴속에 간직해온 ‘살아 있는’ 소세키를 읽을 수 있도록 고심해서 각 권 마지막에 우리 문학가들의 ‘소세키 독후감’을 담았다. 소설가 강영숙이 읽은 우미인초의 자줏빛 ‘봄날의 산행’, 소설가 장정일이 말하는 『갱부』로 거듭나기, 소설가 김연수가 담은 『산시로』의 잃어버린 청춘의 한 조각, 시인 김경주가 찾은 『그 후』의 그윽한 문장들…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우리 작가들이 그들만의 소세키를 ‘해설 아닌 해설’의 자유로운 형식으로 담아 한국 독자들의 소세키 읽기에 즐거움을 더했다.
2016년은 나쓰메 소세키 사후 100주년이 되는 해다. 당시 소설이 연재되었던 《아사히 신문》에서는 소세키보다 먼저 100주년을 맞은 소설들을 당시 그대로의 지면으로 연재하고 있다. 문단의 학자들, 비평가들의 글을 함께 실으며 지금은 2014년 4월에 시작한 『마음』의 연재가 이어지고 있다.▣ 처음 만나는 ‘고양이의 아버지’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2016년 나쓰메 소세키 사후 100주년을 앞두고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나쓰메 소세키 장편소설 전집을 차례로 펴냅니다. 단단한 번역, 꼼꼼한 편집과 디자인으로 새롭게 읽는 나쓰메 소세키 소설은 깊숙한 재미와 진진한 삶의 관찰로 가득합니다. 소설을 읽고 쓰는 까닭을 기껍게 체험하게 할 ‘고민하는 힘’ 속으로,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의 독자들을 초대합니다.”
일본 근대 문학의 출발, ‘소설이 없던 시절의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는 근현대 일본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으며 20세기의 대문호, 일본의 셰익스피어 등으로 불린다. 일본에서는 1984년에서 2004년까지 1천 엔권 지폐에 그의 초상이 사용되었고, 이와나미쇼텐에서 1907년 소세키 전집이 간행된 이후 시대를 달리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발간되어 현재까지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여러 출판사에서 대표작에 치우쳐 중복 출간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출간되는 소세키 소설 전집은 12년 동안 집중적으로 써내려간 소세키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며 ‘지금의 번역’으로 만날 수 있는 국내 첫 전집이다. 우리 교과서에 실려 널리 알려진 작품뿐 아니라 소세키의 연보에서도 가끔 빠져 있는 숨어 있던 소설까지 온전히 담았다. 소세키는 길지 않은 창작 기간 동안 한시, 하이쿠, 수필, 소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작품을 썼다. 그 작품 각각이 개성 있게 분출하는 분위기, 내용에 따른 문체 변주의 독특함 등 소세키의 작품을 고전이라 일컬음에 이론은 없을 것이다.
“필요 없는 문장은 단 한 줄도 없다”며 소세키의 문체를 생생한 우리말로 잘 살린 송태욱의 꼼꼼한 번역에 소세키 단편소설 전집을 완역한 노재명의 소세키에 대한 깊은 이해가 더해져, ‘우리 시대 소세키 번역’으로 거듭났다. 또한 소세키의 작품을 온전히 풀어놓으며 지금 여기에 되살리는 작업은 송태욱(『고양이』 외 11권)?노재명(『태풍』 및 『그 후』)의 라이프워크이기도 하다.
나쓰메 소세키의 첫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부터 위궤양과 신경쇠약으로 고통 받으며 마지막까지 써내려간 『명암』까지, 총 14권의 장편소설을 2015년까지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우미인초』
“자극의 주머니에 대고 문명을 체로 치면 박람회가 된다.” 이런 문장 하나만으로도 나는 충분하다. 소세키는 누구에게 감정이입을 했을까? 고노일까, 오노일까, 아무래도 오노일 것만 같다. 아니, 그런 거야 아무래도 좋다. 저런 문장 하나만 있으면. 우린 무네치카와 같은 삶을 꿈꾸지만 고노와 오노 사이를 왔다 갔다 할 수밖에 없는 게 아닐는지.
_옮긴이의 말에서
후지오는 자신을 위해 하는 사랑을 안다. 남을 위해 하는 사랑이 존재할 수 있는지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 시적 정취는 있다. 도의는 없다. 사랑의 대상은 장난감이다. 보통의 장난감은 가지고 노는 것만이 능사다. 사랑의 장난감은 서로 가지고 노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후지오는 남자를 가지고 논다. 남자에게는 털끝만큼도 희롱당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_ 본문에서
‘소세키표’ 삼각관계
『우미인초』에는 남자와 여자, 과거와 현재, 사랑과 분노, 삶과 죽음이 봄에서 여름으로 흐르는 계절에 함께 녹아 있다. 시(詩)의 세계에서 사는 오노가 물밑의 수초 같은 과거에서 물 위로 떠올라 꽃 피우고자 발버둥치는 성장소설과 매혹적인 칼날을 지닌 자줏빛 후지오의 차가운 사랑 놀음. 여기에 오노의 과거에서 따라온 여자인 “달밤에 태어난” 사요코가 있다. 그리고 강단 있는 “네모나게 각진” 무네치카가 중심을 잡은 얽히고설킨 ‘삼각, 사각관계’다. 오노, 후지오, 사요코, 무네치카 그리고 여기에 청년 철학자 고노의 삶과 죽음에 대한 번민이 더해진다.
이 책은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오노와 후지오, 후지오와 무네치카, 오노와 사요코를 이었다 뗐다 하는 연애소설로 읽어도 좋고, 끊임없이 불운한 과거의 그물에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치며 살아남기 위해 사랑과 돈에 고개 숙이는 한 시인의 성장소설로 읽어도 좋다. 아니면 철학자 고노의 삶과 죽음과 고독과 번민을 함께 나누어도 이 소설을 풍부하게 누릴 수 있다. 어떻게 읽어도 고집스럽게 섬세한 문장은 그대로 시가 되고, 자줏빛 꽃이 어우러진 한 폭의 병풍이 된다.
자존심이 사납게 인다, 무심코 검은 머리를 물결치게 한다
“잠들어 있는 천지에 봄에서 뽑아낸 진한 자줏빛 한 점을 선명하게 떨어뜨려놓은 것 같은 여자, 봄을 제압하는 깊은 눈의 여자, 조용한 봄바람을 섬뜩하게 가르는 여자, 아름답고 상냥한 눈썹으로 맹렬히 싸우는 불꽃의 여자, 털끝만큼도 남자에게 희롱당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여왕.”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나쓰메 소세키가 ‘진짜’ 고양이를 집요하게 그려냈다면, 『우미인초』의 자줏빛 후지오는 소세키의 그야말로 신경증적인 관찰력으로 형상화된, 백 년을 훌쩍 뛰어넘은 매혹적인 ‘진짜’ 여자의 몸짓 자체라고 할 수 있다.
▣ 『우미인초』는 《아사히 신문》에 1907년에 폭발적인 인기 속에 연재된 소설이다. 당시 미쓰코시 백화점에서는 ‘우미인초 오비’가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후지오 기모노가 젊은 여자들 사이에서 대유행이었다고 한다. 저자 : 나쓰메 소세키, , 출판사 : 현암사 , 입수일자 : 2025.03.10 ]]>나쓰메 소세키,2025-03-10<![CDATA[음예 예찬]]>■ 편집자의 말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의 마지막 권은, 다니자키 문학의 배경을 이루고 저자의 사상과 예술관을 가장 핍진하게 보여 주는 『음예 예찬』이다. 흔히 ‘에로티시즘’의 작가라고 알려져 있으나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관심사는 실로 방대했다. 19세기 말, 20세기 중반에 이르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 내면서 지난 시대(메이지 유신 이전)의 여운과 밀물처럼 불어닥치는 근대의 물결을 몸소 체험했던 다니자키는 긴긴 문학 편력 내내 변화무쌍한 행보를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그는 ‘문학을 하는’ 작가로서 서구의 신사조와 영화로 대변되는 새로운 예술을 섭취하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으며, 초기 작품에서 드러나듯이 과감하리만치 독자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착상을 작품 속에 녹여 내었다. 그러나 대지진 이후 간사이(오사카, 교토)로 이주한 다니자키는 근대화 일변도의 간토(도쿄)와는 다른 전통문화의 훈향(薰香) 속에서 ‘예술적 전회’를 이룬다. 이때 고전 색채의 에로티시즘, 방언과 아어(雅語) 연구를 통한 일본어의 아름다움, 서양의 ‘소설’을 압도하는 전통 문예 형식 등 다니자키의 후기 문학 세계를 장악하는 갖가지 요소들을 발견, 성취한다. 이번 『음예 예찬』은 다니자키의 다채로운 예술 역정(歷程)은 물론, 그가 한평생 애호하였던 의복과 먹거리에 관한 에세이까지 망라하여 새로 엮었다.
일찍이 독창적인 문체로 정교한 작품을 선보였던 다니자키는 당대 일본 문단을 휩쓸던 자연주의(에밀 졸라의 영향을 받았으나 이야기의 구성보다 적나라한 현실 묘사에 중점을 두는 일본 자연주의를 가리킨다.)에 반기를 들며 ‘이야기의 재미’를 전면적으로 강조하였다. 결국 ‘문학의 줄거리 문제’를 둘러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와 다니자키의 논쟁은, 근대 일본 문학의 중요한 전기(轉機)를 마련하였다. 마침 다니자키는 이 무렵 다이쇼 모더니즘, 즉 서구의 신사조와 첨단 문물을 ‘게걸스럽게’ 흡수하며 자신의 신념을 더욱 강화하였는데, 그중 ‘영화’가 큰 영향을 끼쳤다. 활동사진이 아직 대중 예술로서 자리 잡기 한참 전부터 그는 영화의 가능성을 꿰뚫어 보았고, 각종 영화 기술(편집 등)에서 참신한 문학적 기교를 길어 올렸다. 「활동사진의 현재와 장래」, 「영화 잡감」, 「영화 감상」은 모두 ‘영화인’ 다니자키의 면모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에세이다. 한편 「내가 본 오사카와 오사카 사람」은 다니자키의 간사이 이주, 그에 따른 ‘문학적 전회’의 단초를 유심히 살필 수 있는 생활 비평이며, 「음예 예찬」은 오늘날까지도 일본 미학의 정수라 평가받을 만큼 널리 애독되는 글로서, 작가 자신이 도달하고자 했던 일본 예술의 심오한 경지를 유유히 음미해 볼 수 있는 수필이다. 또 「반소매 이야기」와 「어린 시절 먹거리의 추억」을 통해서는 다니자키 문학의 주요 모티프라 할 수 있는 유년 시절의 기억과 의복, 미식(美食)에의 관심을 자세히 확인해 볼 수 있다. 저자 : 다니자키 준이치로, , 출판사 : 민음사 , 입수일자 : 2025.03.10 ]]>다니자키 준이치로,2025-03-10<![CDATA[작은 도릿.1]]>Dickens, Charles2025-03-10<![CDATA[진정한 장소]]>“내가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의 탄생과 책에 대한 준비작업, 내가 글쓰기에 부여하는 사회적, 정치적, 신화적인 의미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이야기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내 인생에서 단 한 번도 글의 상상적, 실제적 공간의 주변을 이토록 배회했던 적은 없었다.” (본문 중에서)
그녀가 글을 쓰는 장소에서 진행된 인터뷰다. 우리가 자란 혹은 사는 장소가 많든 적든 글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현실의 배경이 되어 준다는 전제가 아니 에르노만큼 잘 맞아떨어지는 작가도 없을 것이다. 그녀의 글은 부모님이 운영하셨던 카페 겸 식료품점이 있는 이브토에서 출발하여 작품이 탄생하는 세르지, 그녀의 집에서 잠시 마침표를 찍는다(그녀의 마침표는 한시적이다. 자신의 삶을 쓰는 작가에게 마지막 문장이란 일반적인 소설의 그것과는 다른 것일 테니). 거기에는 장소에 따른 시간의 흐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그것은 미래의 암시이자 전조이나 결론은 아니다. 자신의 책의 주제가 ‘시간’이 아닐까, 라고 말하는 이 작가는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강바닥에서 꺼낸 돌’과 같은 구체적인 감각으로 환원하기 위해, 삶이 뿌리를 두고 있는 장소들을 글의 현실적 배경으로 두는 방식을 시작점으로 택한 것이 아닐까. 그러고 보면 흥미롭게도 이 인터뷰에서 아니 에르노는 자주 ‘시작’을 언급한다. 『빈 옷장』 『남자의 자리』 『세월』의 시작, 그렇게밖에 시작할 수 없었던 이유들, 거기 아니 에르노의 문학의 핵심이 있다. 그렇게 쓰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 1940년에 소상공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자신이 자란 환경과는 다른 세계의 고등 교육을 받았고, 프랑스의 격동기를 지나왔으며, 여성으로서 살아온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작가가 쓸 수밖에 없는, 반드시 나올 수밖에 없는 글, 다시 말하자면 필연성. 사람들은 대부분 한 작가의 인터뷰집을 읽으며 ‘어떻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기대한다. 어떤 방식으로 주제를 찾으며, 어떤 스타일로 글을 쓰는지, 어떤 삶을 영위하고 있으며, 사회적인 현상들이나 문학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런 면에서 아니 에르노는 사람들이 원하는 답을 쉽게 건네주는 친절한 작가는 아닌 듯하다. 그녀는 ‘어떻게’를 묻는 말에 자꾸만 ‘왜’를 답한다. 왜 그녀의 글이 그렇게 쓰일 수밖에 없는지, 왜 세상은 여전히 피부색, 국적, 사는 곳, 경제적인 능력, 사회적인 위치에 따른 차이를 만들어 내는지, 왜 우리는 쓰고 읽고 생각해야 하는지. 저자 : 에르노, 아니, , 출판사 : 1984Books(일구팔사북스) , 입수일자 : 2025.03.10 ]]>에르노, 아니,2025-03-10<![CDATA[추락 :J. M. 쿳시 장편소설]]>쿳시, J. M.2025-03-10<![CDATA[카트린느 메디치의 딸]]>이 작품은 프랑스 스토리텔러의 거장 알렉상드르 뒤마의 잘 알려진 서스펜스 역사 소설로 이탈리아 명문 메디치 가문 출신의 프랑스 왕비인 카트린느 메디치(프랑스 앙리 2세의 아내)가 섭정하던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카트린느 메디치는 이 소설 속에서 가장 강력한 악의 축이다. 그녀는 20대 초반의 병약한 아들인 샤를르 9세를 교묘하게 조종하여 신 구교간의 종교 갈등이 한창이던 당시에 신교도들을 몰살하는 성 바르톨로메오 대학살극을 벌린다.
카트린느의 딸이자 뛰어난 미모와 지성으로 왕실의 진주로 불린 마르그리트 드 발루아와 신교도의 수장인 앙리 드 나바르의 결혼식이 대학살의 촉발제가 된다. 이들의 결혼은 정치적인 동맹이지만 마르그리트는 동지애와 자신의 운명에 대한 정치적인 판단으로 모후인 카트린느 메디치가 아닌 형식적인 남편인 앙리 드 나바르의 편이 된다. 실제로도 그랬다는 설이 있는데 소설 속에서 향수와 점술을 유달리 좋아하는 카트린느 메디치는 자신의 음모 속에서 계속 살아남는 사위인 앙리 드 나바르가 점술에서 운명지어진 것처럼 천운을 타고났다고 생각하며 그를 제거하려는 시도를 끝까지 멈추지 않는다.
이 소설의 사건 전개가 흥미롭다면 카트린느가 앙리를 제거하기 위해 꾸미는 다양한 음모와 그것을 예견하고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는 앙리의 지략과 응수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나라나 왕실 이야기가 흔히 그렇듯이 여기에는 음침하고도 괴이한 독살 방법들이 등장한다. 일면 그것은 유럽 왕실의 야사에서 흔히 전해지는 독 묻은 사과, 향기 묻은 장갑 같은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입술 제제에 독을 넣어 키스하게 함으로써 독살하는 것, 독 묻은 책을 읽게 하는 것 등 현대인들에게 참으로 기이하고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방법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알렉상드르 뒤마 특유의 인간적인 개성이 묻어나는 것은 이러한 내용 때문이 아니다. 이 소설의 중심에는 또 다른 축이 있는데 그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함없는 인간의 미덕으로 여겨지는 사랑과 우정이다. 마르그리트를 사랑하는 젊은 백작인 라 몰은 흔히 그렇듯 헌신적인 기사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라 몰은 실존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의 적이었지만 이후에 친구가 된 코코나는 훨씬 더 강렬한 캐릭터를 보여준다. 세련되고 잘생긴 라 몰과 달리 그는 투박한 시골 출신으로 왕족이나 귀족에 대한 존경이 없고 냉소적 성격의 소유자지만 모두가 멀리하는 사형집행인에게 손을 내밀고 우정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는 남자다운 인물이다. 그는 세상의 위선과 부조리에 대한 통찰력과 날카로운 비판 정신을 가지고 있다. 그의 말에는 위트와 기지가 넘쳐흐르며 유머스럽기까지 하다. 이 소설을 읽는 소소한 즐거움은 모두 그에게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렉상드르 뒤마가 모든 인물들 중에서 코코나에게 점차 매료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죽음에 이르는 코코나의 끝이 너무 멋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어디까지가 역사적인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상상력의 소산인지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알렉상드르 뒤마는 역사적 사실과 스토리를 교묘하게 얽히고설키게 만들어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간다. 실제로 역사적 기록에 비추어 모든 것이 문자 그대로 100% 정확히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할지라도 비교적 정확하다. 독자들은 앙리가 위험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카트린느를 배신하고 불쑥 불쑥 나타나 앙리를 도와주며 “왕이 되실 것입니다. 그것을 말해주는 것은 저 하늘의 별입니다.”라고 외치는 점술가 르네의 말이 사실인지 궁금할 것이다. 비록 책 속에서 그 이후까지 드러나지는 않는다고 할지라도 실제로 앙리 드 나바르는 카트린느 메디치의 3번째 아들 앙리 3세에 이어 앙리 4세가 된다.
해외 네티즌들의 평가
프랑스 아마존 (평점 9/10)
내가 처음 읽은 뒤마 작품이다. 나는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고 넋을 놓고 읽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 훨씬 이상이었다. 정말 놀랄만하다고 해야 하나! 진작 읽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액션, 유머, 로맨틱, 서스펜스가 서로 교차 되어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다.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개성적이고 살아있었다. 심지어 주인공이 아닌 주변 인물들까지 말이다. 어두운 역사 이야기지만 유머가 빠지지 않는다. 이 소설은 스펙타클한 대하소설 그 자체이다. 조그만 이미지도 없지만 시각적이다. 역사적인 관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말은 내게 꽤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이야기 속에서 전해지는 정서적인 어떤 것에 충격을 받아 내 옆에서 자고 있는 남편에게 물어보기 위해 깨워야 했을 정도다.
이것은 내가 처음 읽은 뒤마 작품이다. 한 마디로 굉장한 작품이다. 떨고 울고 웃고 사랑하고 증오하고 마지막에는 알렉상드르 뒤마라는 위대한 작가를 숭배하게 된다. 우리에게 강력한 문학적인 즐거움을 준 것에 대해 말이다.
전 세계에서 마르고 왕비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작품에 걸맞는 유명한 이름이다. 하지만 경계해야 될 것은 이것은 소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는 다른 측면이 있다. 이 작품을 읽은 독자에게 해줄 말은 이 인물은 실제로 앙리 4세의 첫 번째 여자인 대단한 마르그리트 드 발루아 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그녀는 평범한 왕비가 아니었다. 대단한 작가이기도 했다. 난 그녀의 ‘비망록’이나 ‘시집’이 우리 프랑스 문학의 두 역작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읽는 독자들은 그녀가 한 남자의 여자이기보다 ‘르네상스의 공주’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미국 아마존 (평점 9/10)
*끔찍하게 암울한 엔딩만 아니라면 난 이 책에 10점을 주었을 것이다. 그것만 빼고 나면 이 책은 나무랄 데 없다. 재미있는 책이 갖추어야 할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다. 사랑, 살인, 서스펜스, 유머, 음모, 미스테리, 공포, 비극 등 모두 말이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프랑스의 한 왕비에 대한 지겹고 긴 고전 소설일 것으로 생각했다. 내 생각은 옳지 않았다. 나는 책이 끝날 때까지 한 순간도 멈출 수가 없었다. 재미있는 책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볼만한 필독서이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알렉상드르 뒤마는 스토리텔러의 거장이다. 그가 오늘날 사람이라면 가장 인기있는 텔레비전 시리즈물을 썼을 것이다. 이 소설은 마치 그런 흥미로운 tv 시리즈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끝날 무렵 딜레마나 서스펜스의 요소를 갖추고 있는. 한 순간도 지겨울 틈을 주지 않는다. 물론 이 소설은 역사적인 소설을 토대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뒤마는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있게 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진정한 문학의 거장이다. 책이 영화보다 천배 더 낫다. 저자 : 뒤마, 알렉상드르, , 출판사 : 레인보우 퍼블릭 북스 , 입수일자 : 2025.03.10 ]]>뒤마, 알렉상드르,2025-03-10<![CDATA[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 요법]]>‘추리소설의 창시자’, ‘공포소설의 완성자’로 추앙받는 포는, 그러나 인간 내면의 어둠을 들여다보는 것에만 머물지 않았으며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섬뜩하게 당시 시대와 인간상을 풍자했다.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 요법〉 〈아무것도 남지 않은 남자〉 〈작가 싱엄 밥 씨의 일생〉 〈사기〉 〈기묘천사〉 등 현대적인 블랙유머가 빛을 발하는 25편의 풍자· 유머소설 전편을 수록했다.
서구 문명의 폭력성을
섬뜩한 기개로 풍자하다
포는 인간의 어둠만큼이나 미국 역사의 어두운 이면에 주목했는데, 영토를 확장해나가는 과정에서 미국 원주민을 보호구역으로 강제로 밀어넣었던 미국 역사의 폭력성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남자〉가 그 대표작이다. 포가 창조한 기괴한 이야기의 또 다른 특징인 부조리에 가까울 정도로 고도의 블랙유머가 빛을 발하는 이 단편에서 미국의 역사는 미국 원주민 토벌 전투에서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성’을 잃고 이를 기술의 힘으로 기괴할 정도로 완벽하게 대체한 스미스 명예준장의 모습으로 재구성, 섬뜩하게 희화화된다. 타민족 문화에 대한 무지와 산업문명을 바탕으로 한 천박한 우월의식을 비꼰 〈미라와의 대담〉과, 이를 다른 방식으로 전복하며 자문화중심의 사고를 비판한 〈셰에라자드의 천두 번째 이야기〉는 깨어 있는 지성 포의 단면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자본주의적 경쟁, 도시화, 종교적 믿음의 붕괴 등
급격한 변화 속에서 뒤틀려가는 인간성
열기구, 철로, 증기선, 전보, 인쇄술의 발전, 골드러시, 잭슨 민주주의, 심화되는 자본주의적 경쟁, 도시화 등 19세기 초 미국 사회에 불어닥친 급격한 변화와 이에 대한 양가적 감정을 포는 여러 단편을 통해 다뤘다. 〈작가 싱엄 밥 씨의 일생〉 〈블랙우드식 글쓰기〉 〈곤경〉은 잡지 문학의 관행과 자본주의 시대의 글쓰기를, 〈사업가〉와 〈사기〉는 자본주의적 윤리와 경쟁을 코믹하게 풍자한다. 욥의 고난에 못지않은 시련 끝에 결국 불신자가 어처구니없는 불행한 일들을 관장하는 기묘천사에 대한 믿음을 얻는 〈기묘천사〉는 종교적 믿음이 흔들리는 시대의 초상을 그린 발군의 블랙코미디이다. 표제작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 요법〉은 〈어셔가의 몰락〉과 함께 우울, 망상 등 정신질환에 대한 포의 관심이 드러난 작품이다. 정신병원 내 환자와 의료진의 입장이란 상대적인 것으로 이 관계가 전복되었을 때 인간의 이성이 얼마나 무력해지는지를 그렸으며,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6호실〉의 선구적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데니스 루헤인의 대표작 《살인자들의 섬》을 연상케 하는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 요법〉은 영화 〈히든 아이덴티티〉 등 다양한 작품에 모티프를 제공해왔다. 저자 : 포, 에드거 앨런, , 출판사 : 시공사 , 입수일자 : 2025.03.10 ]]>포, 에드거 앨런,2025-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