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 서비스 http://lib.jnue.kr/JNUE 전주교육대학교 도서관 : 최신소장자료 ko 2024-12-29T00:01:01+09:00 Copyright (c) 전주교육대학교 도서관 All right reserved <![CDATA[(발견, 영감 그리고) 원의독백]]> 임승원 2024-12-09 <![CDATA[(창작자를 위한) 지브리 스토리텔링 :캐릭터부터 주제까지, 지브리로 배우는 마법 같은 이야기 쓰는 법]]> 이누해, 2024-12-09 <![CDATA[18세기 야담 연구]]> 저자 : 이채경, , 출판사 : 학자원 , 입수일자 : 2024.12.23 ]]> 이채경, 2024-12-23 <![CDATA[나는 내가 결혼 못할 줄 알았어:읽으면 결혼하고 싶어지는 이야기]]> 아로치카 2024-12-09 <![CDATA[당신에게 분명 좋은 일만 생길 거예요:이슬비 에세이]]> "견디면 오더라. 좋은 사람이. 좋은 순간이. 버티면 지나가고, 지나가면 오더라 좋은 날들이 삶이 너를 괴롭히더라도 슬퍼말고 불행이 너를 찾아와도 주저앉지 마라. 지금 당신에게 찾아온 힘듦과 불행도 좋은 거름이 될 뿐이다. 거센 바람에 흔들리고 차가운 비에 흠뻑 젖고, 뜨거운 햇살을 견뎌야만 마침내 싹이 돋고 그렇게 힘겹게 피어난 꽃에는 분명 열매라는 대가가 있다. 다소 늦더라도 그대는 반드시 훗날 분명 누구보다 예쁜 꽃을 피울 사람이다. 그러니 좌절하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불행과 힘듦도 희망과 행복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견디고 견디면 반드시 찾아온다 좋은 사람이 좋은 순간이" "당신에게 분명 좋은 일만 생길 거예요"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선물받은 99.9%가 큰 감동을 했어요!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누구에게나 흔들리고, 지치고, 힘들고, 괴로운 순간들이 찾아온다. 이 책은 지금 힘듦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집필했다. 책에서는 말한다. 지금 이 힘듦도 결국 행복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지금 당장은 견디기 많이 힘들겠지만. 분명 곧 좋은일이 당신에게 생길거라고. 희망적인 메세지와 따스한 위로의 말들로 큰 힘을 준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 띠지를 제거하면 책 표지 '밑줄에' 이름을 쓸 수 있는 빈칸이 있습니다. 정말 행복했으면하는 소중한 내 사람에게 이름을 적어 선물해보세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책이됩니다. 평생 잊혀지지 않는 큰 선물이 되어줄 책입니다. (소중한 내 자신의 이름을 적고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것도 좋습니다) "당신에게 분명 좋은 일만 생길 거예요"
저자 : 이슬비, , 출판사 : 다담북스 , 입수일자 : 2024.12.13 ]]>
이슬비, 2024-12-13
<![CDATA[마산:김기창 장편소설]]> 김기창 2024-12-12 <![CDATA[만해 한용운, 도올이 부른다.1]]> 김용옥 2024-12-09 <![CDATA[만해 한용운, 도올이 부른다.2]]> 김용옥 2024-12-09 <![CDATA[바람이 분다, 가라:한강 장편소설]]> “그날 새벽 폭설이 그 모든 흔적을 덮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 위에서 간절하게 숨 쉬어야만 했던 그들의 이야기 1994년 등단한 이래, 나직하지만 힘 있는 문장과 시정 어린 문체로 안온한 일상에 잠재해 있는 인간의 본질적 욕망과 삶의 진실을 줄기차게 탐문해온 작가 한강이 자신의 네번째 장편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문학과지성사, 2010)를 펴냈다. 『바람이 분다, 가라』는 작가가 2005년 가을 무렵부터 구상에 들어가 계간 『문학과사회』에 2007년 가을부터 이듬해 가을까지 일 년 반 동안 이야기의 중반을 연재했고, 다시 일 년 남짓의 시간을 들여 처음부터 새로 고쳐 완성한 것으로 무려 4년 6개월여의 긴 시간이 투여된 작품이다. 촉망 받던 한 여자 화가의 의문에 싸인 죽음을 두고, 각자가 믿는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 마치 격렬한 투쟁을 치르듯 온몸으로 부딪치고 상처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400여 페이지에 걸쳐 전개된다. 새벽의 미시령 고개에서 사십 년이란 시간의 간격을 두고 일어난 두 차례의 자동차 사고, 그리고 그에 얽힌 인물들의 내밀한 사연이 진실을 캐묻는 화자 이정희의 기억과 힘겨운 행보를 따라 전개된다. 인물들의 감정의 흐름이나 그들의 관계, 소설이 전개되는 방식과 문체, 시간의 복잡한 흐름까지 계속해서 충돌하고 부딪치면서 격렬한 숨과 서사의 파동으로 꿈틀대는 『바람이 분다, 가라』를 통해 작가는 질문한다. 매 순간 흔들리고 번민하는 삶의 날카로운 경계 위에 서 있는 우리는 지금 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살아내는 것으로 진실한 빛을 얻을 수 있는가, 과연. 한강은 작품 출간 즈음에 있은 한 인터뷰에서 “소설의 방식을 부수면서, 동시에 소설의 육체를 가진 소설”(<이 작가: 한강-작가 인터뷰>, 『문학과사회』 2010년 봄호, p. 341)을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뿐 아니라 생의 기원, 타인에 대한 이해와 사랑, 기억의 전유와 그것의 재구성, 우리 안의 광기와 어두운 욕망의 정체, 삶에의 강렬한 의지, 자연과 예술을 대하는 곡진한 시선 등 그간 작가 한강의 문학에서 단편적으로 다뤄져왔던 요체들이 이번 장편에서 함께 녹아 눈부신 빛을 발하고 있다. 2005년 가을 무렵, 작가는 우연히 ‘breath fighting’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의식불명의 환자가 인공호흡기를 쓰고 있다가 갑자기 스스로 숨을 쉬면서 벌어지는 충돌을 일컫는 이 용어에서 작가는 호흡기를 쓴 채 숨과 싸우는 어떤 여자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떠올리고 그 여자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사로잡힌다. 그리하여 작가가 네 번의 차디찬 겨울을 나며 쓰게 된 장편이 『바람이 분다, 가라』다. 어지럽게 뒤얽힌 지하철 노선처럼 시작과 끝이 분명하지 않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등장인물들의 기억과 의식을 좇다 보면, 그리고 깊이 모를 우주의 신비와 생의 기원을 전하는 천체 물리학과 압도적인 이미지로 인물들(이정희-이동주-서인주)의 내면을 지배하는 먹그림들 사이를 배회하다 보면 비로소 작가의 숨가쁜 호흡이 닿는 지점에 이른다. 삶과 죽음의 날카로운 경계 위에 선 채 지독한 번민과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순간들, 숨과 숨이 맞부딪치는 팽팽한 긴장의 순간들로 점철된 것이 삶이라면, 우리에게 주어진 이 삶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가. 이정희와 서인주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수유리, 같은 골목의 친구 사이다. 단거리 육상 선수였던 서인주는 병약한 외삼촌(이동주)과 단둘이 살고 있었다. 우주의 비밀과 과학적 탐문에 관심이 많았던 외삼촌은 이합 한지에 거대한 먹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매달려 있었다. 인주의 집에 초대를 받아 갔던 날, 별과 우주, 생의 기원, 먹을 입힌 그림 등에 매혹된 이정희는 이후 자주 그 집에 드나들게 되고, 천체 물리학 책을 탐독하고 외삼촌의 지도에 따라 그림을 그리는 가운데 그와의 애틋한 사랑도 키워간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마치기도 전에 지병을 앓고 있던 외삼촌은 죽음을 맞고 급기야 인주는 장대높이뛰기를 하다가 다리에 큰 부상을 입은 채 육상을 그만두게 되고 이후 긴 시간, 외부와 단절된 삶을 택한다. 인주가 다시 정희에게 연락을 해왔을 때, 인주는 이미 삼촌의 화법을 따라 먹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이후 서인주는 정선규라는 남자를 만나 아들 민서를 낳았지만 이혼 후 아이와 단둘이 살면서 고된 그림 작업에 매달리고, 죽은 외삼촌의 기억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온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이정희는 그를 닮은 K를 만나 세 번의 아이를 지우고 자살을 시도하는 등 역시 평탄치 않은 삶을 이어간다. 한동안 인주와 민서, 그리고 정희가 함께하는 아프지만 행복한 시간이 흐른다. 그러나 돌연 소식이 끊긴 인주,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겨울의 새벽길, 폭설에 묻힌 미시령 고개의 자동차 사고로 인한 인주의 죽음이다. 사랑했지만 가족으로도 연인으로도 나설 수 없었던 외삼촌의 죽음과 친구의 잠적 앞에서 망연자실했던 이정희는 갑작스런 친구 서인주의 죽음 앞에서 또다시 무력하게 선 채 가슴이 찢기는 고통을 겪게 된다. 그 후 어두운 열기를 잠재운 채 불규칙한 번역 일로 생계를 꾸리며 침묵과 고요로 가라앉아 있는 정희의 일상에 어느 날 뜨거운 불이 점화되는 상황이 닥친다. 일 년 전 겨울의 폭설 속 미시령에서 돌연한 죽음을 맞은 인주에 대한 기사를 접했기 때문이다. 글을 쓴 미술평론가 강석원은 인주의 죽음을 자살로 단정하고 재능과 미모를 겸비한 한 젊은 여성 화가의 죽음을 신화화하고자 그녀의 인생과 그림을 낱낱이 밝히는 중이다. 그러나 삶에 대한 열정으로, 그리고 아들 민서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결단코 스스로 생을 포기할 수 사람이 인주였기에 이정희는 강석원의 책 출간을 막고 인주의 죽음에 가려진 진실을 찾아 헤맨다. 『바람이 분다, 가라』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다시 시작된다. 서인주를 사랑했고 그녀의 그림을 세상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믿는 미술평론가 강석원의 심리적 물리적 폭압에 맞서 이정희는 인주의 죽음이 자살이 아님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줄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재혼하여 아들 민서를 데리고 호주로 이민을 간 인주의 전남편 정선규에게 답신 없는 메일을 보내고, 인주의 그림을 전시하고 소개했던 화랑과 갤러리의 소장, 미술학원 원장, 그리고 예술적 교유와 더불어 내밀한 개인적 아픔까지 내보였던 조각가 김영신 등을 만나 자신에게마저 소식을 끊고 살았던 죽기 직전의 인주의 행적을 탐문해간다. 그리고 인주와 남겨진 아들 민서에게도 거짓과 상처가 될 강석원의 평전 작업에 맞서 인주에 대해 정희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책으로 쓰고자 한다. 강석원의 집요한 추궁과 회유, 그리고 폭력 속에 인주와 외삼촌의 그림과 자료가 남겨진 작업실에서 우연히 발견한 낡은 사진 한 장과 그 뒤에 적힌 암호 같은 메모에 의지해 이정희는 상담소 소장 류인섭의 존재를 알게 된다. 류인섭은 사십 년 전, 역시 알코올 중독과 분열 증세로 결국 생을 마감한 인주의 모친 이동선을 만나 사랑했던 남자다. 죽기 직전 류인섭이 정희에게 편지를 남겨, 비로소 미시령 고개에서의 돌연한 인주의 죽음, 죽기 직전까지 인주가 몰두했던 먹그림, 그날 새벽 인주가 폭설의 미시령 고개에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리고 인주도 외삼촌도 암묵적으로 발설하지 않았던 인주의 엄마 이동선에 대한 비밀스런 이야기를 전한다. 이 모든 사실을 접하게 된 정희는 인주에 대한 책을 집필하고 출간하는 데 박차를 가하지만, 서인주에 대한 애증과 친구 이상의 존재인 이정희에 대한 질투, 그리고 서인주의 생을 신격화하는 데 모든 것을 내건 자신의 열정에 미쳐 있는 강석원은 정희에게 테러를 가하고 남은 그림과 자료를 화재로 인멸하기에 이른다. 인체의 모세혈관처럼 세밀한 조직을 갖고 있는 한지에 검푸른 먹선이 물과 반발하는 힘으로 뻗어 나아가는 것처럼 한강은 나직하지만 근기 있는 호흡과 문장으로 미세한 숨결로 생을 이어가는 인물들을 껴안고 있다. 그들은 450킬로미터의 대기권 안, 지구라는 곳에서 “납작함 속에서 치열하게, 납작함 속에서 안이하게, 납작함 속에서 웃고 말하고 병들고 춤춘다”(p.39). 그런 그들은 욕하고 상처 입고 욕망하는 그들 모두 “오랜 혼돈이 갈라지고 천지가 창조되는 짧은 시간, 우주는 급팽창하고 물질이 생성”(p.44)되는 ‘플랑크의 시간’이라 불리는 찰나를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풍화되는 대지와 마르는 강물, 저 짙은 어둠 속에서 폭발하는 별들이 한데 용솟음치는 혼돈 속에서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탐문하는 한강은 그 질문을 오롯이 우리의 현재의 삶에 기울인다. 그 경사는 오래고 아프고 또한 격렬하다. 마치 소설의 말미에 손과 발이 자유롭지 못한 채로 “살고 싶다, 살고 싶다”는 강렬한 삶에의 의지 하나로, 바닥을 기어 화염 속을 뚫고 힘겹게 생의 틈을 좇아 나아가는 이정희의 몸부림처럼. 또한 한강이 등단 이후 16년여 동안 자신의 작품에서 구현하고 완성해낸 정제된 언어와 문체 미학은 이번 소설에서도 변함없이 독자의 눈길을 잡아끈다. “모든 언어가 단 하나의 단어로 압축된다면, 그런 단어가 존재한다면, 우리가 입술을 열어 그걸 발음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질까”(p.122)라는 대목 역시 그런 작가의 오랜 궁구와 닿아 있다. 소설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이탤릭체도 등장인물의 깊이 모를 심연, 불안과 두려움, 외부의 폭압에 대한 거센 항거, 삶에의 강렬한 희구를 그대로 반영한다. *** 통증은 모든 곳에 있다. 격렬하다. 존재의 통각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깊은 심연으로부터 절실하다. 존재의 고통과 불안을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나약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웅숭깊다. 나약하지만 눈 밝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달의 뒷면을 보고, 처음의 빛을 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격렬한 혼돈 속에서 빚어지는 처음의 빛은 너무나 환해서 그것을 보려는 사람으로 하여금 숨 막히게 하기 십상이다. 긴장감 넘치는 숨결로 작가 한강은 질문한다. 우리 과연 숨 쉴 만한가. 우리 정녕 안녕한가. 우리 진정 진실한가. 세속과 세속적 이야기의 타락을 거슬러, 한강은 오로지 자신만이 쓸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럽고 그래서 가장 감동적인 소설 한 편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21세기에도 진정한 소설의 바람이 분다. 우찬제(문학평론가) 작가 한강은 과거의 경험이 현존의 뿌리라면, 그 뿌리의 어둠이 현재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리는가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흔들리면서도 꺾이지 않는 새로운 가능성의 빛은 삶의 의지를 밝혀 바람의 숨을 뿌리의 바닥으로 불어넣는다.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화염을 뚫고 기어 나오는 몸의 형상은 심원한 고통의 현현을 넘어 가시지 않는 감동의 여진을 남긴다. 강계숙(문학평론가) 『바람이 분다, 가라』는 집요한 ‘탐정’이 이끄는 미스터리이자, 두 여자가 나눈 사랑의 역사다. 풀잎 같은 인물들이 피 흘리며 전투를 벌이는 이 이야기의 동력은, 타인의 삶이 그린 궤적에 자신의 그것을 포개어 놓으려는 우리 안의 이상한 갈망이다. 여러 시제의 기억과 사색을 그러모은 다음 산산이 흩뿌리는 한강의 문체는 전에 없이 안으로부터 파열하려는 욕망으로 떨려 읽는 이의 몸을 긴장시킨다. 김혜리(『씨네21』 기자)
저자 : 한강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 입수일자 : 2024.12.09 ]]>
한강 2024-12-09
<![CDATA[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 :유선혜 시집]]> 유선혜 2024-12-09 <![CDATA[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흔들리는 인생을 감싸줄 일흔일곱 번의 명시 수업]]> 장석주, 2024-12-09 <![CDATA[시 읽는 법:시와 처음 벗하려는 당신에게]]> 시알못을 위한 시 읽기의 기술 책을 꽤 꾸준히 읽는 이들 가운데도 시집만은 유독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독서의 기쁨은 알면서도 시 읽기는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지요. 그런 사람에게는 여간해서는 시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두 번쯤 읽어도 아리송한 시어들은 어느 정도 깊이 반복해서 들여다보아야 하는데 그렇게 의미를 찾아도 만족할 만한 울림을 얻기가 쉽지 않고요. 그래서 시알못(시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시집보다 에세이나 교양서를 집어 들곤 합니다. 시와 시인, 시와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하는 김이경 선생이 쓴 『시 읽는 법』은 이런 시알못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입니다. 분명히 있다는 건 알지만 뭐라고 설명하기는 어려웠던 시의 효용과 가치를 새삼스레 느끼게 해 주고, 어딘가에는 필요하겠지만 나의 삶에는 필요치 않다며 시를 멀리했던 사람에게 시집을 읽어 봐야겠다는 마음을 심어 주는 책입니다. 선생은 고리타분하거나 어려운 설명 방식을 택하지 않습니다. 시가 뭔지, 시인들이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는지, 어떻게 읽어야 좋고 재밌는지 구체적인 작품과 일상의 사례를 들면서 간결하면서도 흥미롭게 이야기해 나갑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은 “시가 예뻐서 읽는 게 아니다,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읽고 쓰는 거다”라고 소리쳤습니다. 김이경 선생 역시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시를 읽어 왔음을 생생한 사례를 들며 차분하게 보여 줍니다. 인류가 언제부터 시를 읽기 시작했는지 역사를 들려주고, 오랜 세월을 거쳐 지금까지 읽히는 시는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유명한 시들의 진가와 이어져 내려온 계보를 설명합니다. 시가 있어 바쁘게 살면서도 잠깐이나마 감동했던 경험을 이야기해 주고, 불현듯 찾아온 마음의 병을 시를 통해 이겨 낸 경험도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잔잔히 이어지는 선생의 이야기를 따라 읽다 보면 숨 돌릴 틈 없는 일상에도 시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바쁜 하루 가운데 어떻게 짬을 내 시를 읽을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을 알게 됩니다. 시가 있는 일상은 매일매일이 여행 김수영 시인과 한 동네에 산 인연으로 어렸을 때부터 시를 좋아하고 가까이하게 된 김이경 선생은 오랫동안 대학 강사, 논술 교사, 독서회 강사로 활동하며 시알못들에게 시 읽기의 즐거움을 알리고 시 읽는 법을 전해 왔습니다. 이 책에는 시알못을 위한 ‘꾸준히 시 읽는 법’, ‘시와 함께 살아가는 법’이 담겨 있습니다. 시를 어디서 만나야 하는지, 어떻게 고르면 좋은지 소개하는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시와 성큼 친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선생은 매일 읽은 시에서 다음에 읽을 시를 소개받는다고 말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시 독법입니다. 이렇게 재미난 독서법의 소유자가 들려주는 시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어느새 시와 더불어 사는 삶을 동경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모든 인생이 시적인 건 아니지만 별 볼 일 없는 삶에도 시적인 순간이 있고, 그걸 붙잡을 때 우리는 시인이 되고 인생도 시가 됩니다. 관성적인 움직임을 멈추면 다른 세상을 발견할 수 있어요.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세상의 시간에 급브레이크를 밟는 겁니다. 여행들 많이 가잖아요? 지겨운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풍경을 보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서 떠나는 건데, 그런 점에서 저는 시를 일상의 여행이라고 생각해요.” 선생의 말처럼 일상의 가장 답답한 순간에, 무료함을 견딜 수 없어 잠깐이라도 새로운 풍경이 보고 싶을 때 브레이크를 밟고 여행 가듯 시집을 펼쳐 보세요. 낯선 시구의 안내를 따르다 보면 눈앞에 새로운 풍경이 펼쳐질 겁니다. 단조로운 일상이 지적, 정서적 자극으로 가득한 멋진 여행이 될 겁니다. 이 책에는 그 비결이 담겨 있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저자 : 김이경 , 출판사 : 유유 , 입수일자 : 2024.12.13 ]]>
김이경 2024-12-13
<![CDATA[신실하고 고결한 밤]]> 노벨문학상 작가 루이즈 글릭 대표 시집 출간! ★전미도서상★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갖춘 시적 목소리로 개인의 실존을 보편적으로 나타낸 작가” _ 한림원 루이즈 글릭이 가장 애정을 둔 시집 〈뉴욕타임스〉는 그녀와 그녀의 시집을 두고 “이 나라 문학의 주요 사건”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신실하고 고결한 밤》은 루이즈 글릭이 가장 애정을 가진 시집이라고 밝힌 작품집이다. 가장 최근의 시 세계를 알 수 있는 시집이기도 하다. 상실과 절망, 죽음을 통과한 언어, 생의 파고를 넘으며 저류(低流)로 간신히 살아낸 삶을 응시하는 언어는 단순하고 신실한 글릭시학의 묘미를 잘 보여준다. 글릭에게 시의 언어는 어떤 화려한 미학적 방법론에 기대고 있지 않다. 그에게 시는 지금 보이지 않는 것들, 사라진 것들, 입이 없어 말을 하지 못하는 작은 기억의 파편들을 어떻게든 다시 불러 모아 기워내는 생존 작업이다. 시인은 시간의 파편에 기대어 이 시집을 완성했다. 삶의 여정을 지나온 중년의 예술가가 보여주는 서정시의 세계 한 예술가가 만년에 이르러 돌아보는 기억 이야기로 정리할 수 있는 시집에서 시인은 ‘나’와 ‘우리’ 그리고 남성성과 여성성이 혼재된 목소리들을 내세운다. 이전의 시집들에서 자전적인 서정시와 신화의 세계를 오가며 시의 폭을 넓힌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더 노련한 복화술을 구사한다. 현실과 환상, 과거와 현재, 남성과 여성이 뒤섞인 복잡한 시의 목소리 안에서 서사적이고 극적인 방식으로 한 예술가의 삶이 엮인다. 시집 전체에서 ‘시작’과 ‘끝’을 둘러싼 순환의 감각이 두드러진다. 시작에서 끝으로 나아가는 여정은 우리가 태어나 살고 죽는 일직선의 시간이지만, 동시에 기억 속에서 되풀이 재현되는 반복과 겹의 시간이다. 충실한 삶을 살아낸 예술가는 죽음을 생각하고 있지만, 그의 기억 안에서 시작과 끝은 단일하지도 일관되지도 않다. 사고로 죽음을 맞는 부모님 이야기가 기억 속에서 반복되듯, 우리네 삶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끝을 맞이하고 시인 또한 시작과 끝이 단일하게 여며지지 않는 문장을 이어간다. 자신을 긍정하는 힘을 전달하려는 시인의 정신 생의 유한함, 시작과 끝에 대한 이야기면서 동시에 어떤 독자적인 시작도 어떤 단일한 끝도 없음을 반복하여 이야기하는 시집은 시작도 끝도 아닌 삶의 여정 위에 우리가 어떤 호흡을 가져야 하는지를 재차 묻는다. 루이즈 글릭이 이 시집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우리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다소 우발적인 인생, 결함이 있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고 긍정해야만 삶이 살아진다는 메시지가 시집 전체에 담겨 있다. 이 시집은 편안한 어조로 쓰였지만 독자를 미지의 세계와 만나게 한다. 죽음의 왕국을 통과하기도 하며, 기사가 되었다가 한 영혼이 되었다가 바람이 되게 만든다. 명확한 어조로 꿈을 거닐게 만드는 루이스 글릭만의 마법 같은 경이로운 문장은, 그동안 예술성 높은 시작품을 갈구해온 독자들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이 된다. 시인과 옮긴이의 치열한 소통 번역 문학의 한계를 뛰어 넘는 한국어 정본 영어의 미세한 결과 한국어의 정서를 맞추는 작업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미 시를 가르치는 정은귀 교수가 맡았다. 앤 섹스턴과 어맨다 고먼의 시를 우리말로 옮긴 정은귀 교수는 대학 강당과 논문을 비롯해 대중 강연에서도 글릭의 시를 강독하고 알리는 열정적인 연구자다. 루이즈 글릭 연구 재단을 설립해 다양한 논문을 통해 학술적으로 그녀의 시 세계를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정은귀 교수의 열정에 감동한 루이즈 글릭은, 자신의 시가 전혀 다른 언어로 옮겨지는 생생한 과정을 꼼꼼히 바라보았다. 시인과 옮긴이가 치열하게, 오랫동안 소통한 끝에 한국 독자들도 글릭의 시 세계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유일한 한국어 정본이 완성되었다. 여기에 시인 나희덕, 김소연, 문학 평론가 신형철 교수가 한국 출간을 축하하며 각각의 책에 작품 해설을 수록했다. 세 문인의 글은 글릭의 시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고자 하는 열정적인 독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저자 : Gluck, Louise, , 출판사 : 시공사 , 입수일자 : 2024.11.29 ]]>
Gluck, Louise, 2024-11-29
<![CDATA[싸우지 않고 이기는 기술:3000년을 이어온 설득의 완벽한 도구들]]> 하인리히, 제이 2024-12-09 <![CDATA[아니 에르노 :이브토로 돌아가다]]> 아니 에르노의 존재가 시작된 곳, 이브토에서 글 쓰는 삶을 말하다. 「제 욕망과 제 꿈과 제가 겪은 수모로 채워진 영토죠.」_본문 중에서 이브토는 저자의 작품에 자주 언급되는데, 때때로 명명되지 않은 채 등장하기도 한다. 특히 초기의 세 작품이 그러하며, 『빈 옷장』에서는 이브토 주민들과 그곳에 발을 들였던 사람들만이 〈클로파르가〉라는 명칭 뒤에서 〈클로데파르가〉를 알아볼 수 있었을 것이다. 또『남자의 자리』와 『부끄러움』에서는 〈Y〉라는 머리글자로만 그 존재를 드러냈을 뿐이다. 그 이후에 발표된 소설 『한 여자』, 『탐닉』, 『세월』에서는 직접적으로 지명을 밝히고 있다. 에세이 『다른 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이브토는 아니 에르노의 작품 세계 속에서 본원적 자리를 차지해 왔다. 식료품점 겸 카페를 운영한 부모에게서 받은 영향, 자신의 출신으로부터 비롯된 수치, 교육을 받고 책을 접하면서 맞이한 변화, 계급 종단자(출신 계급에서 이탈하여 다른 계급으로 옮겨 간 사람)로서 겪는 이중의 경험 등은 결국 아니 에르노가 〈무엇을〉 〈어떻게〉 써나가야 할지 깨닫게 된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내부로부터의 이민자인 제가,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처음부터 저는 한쪽에 자리한 문학적 언어, 배우고 사랑했던 그 언어, 그리고 다른 한쪽에 자리한 출신 언어, 집에서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 피지배자들의 언어, 그 뒤 제가 부끄럽게 여기지만 여전히 제 안에 남아 있을 언어, 이 두 언어 사이의 긴장 속에, 심지어 찢김 속에 잡혀 있었습니다. 결국, 문제는 이거죠. 글을 쓰면서 어떻게 나의 출신 세계를 배반하지 않을 것인가?」_본문 중에서 아니 에르노와 오랜 인연을 맺으며 그를 연구해 온 학자 마르그리트 코르니에는 아니 에르노와 이브토의 관계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가족의 행복, 꿈, 끝없는 독서의 장소이자 또한 비밀과 수모의 장소, 한마디로 인격의 구축과 작가의 소명이 일어나는 장소다. 그리하여 이브토는 작가의 기억과 상상 속에 동시에 새겨진다. 왜냐하면 작가가 언급하는 도시는 과거에 속하기 때문이고, 또한 언어로 표현되면서 문학적인 동시에 살아 있는 장소가, 사회적 환경과 시대의 전형이 된 개별적 운명들의 영토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회적 차별과 불공정을 목격하고 부유한 자들의 동정과 계급적 멸시를 체험한 어린 시절부터 객관적이고 절제된 문체를 구사하는 독보적인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나서까지 이어지는 이브토에서의 궤적을 통해, 아니 에르노가 지닌 딜레마와 열망, 그리고 애착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 에르노, 아니, , 출판사 : 사람의집 , 입수일자 : 2024.11.29 ]]>
에르노, 아니, 2024-11-29
<![CDATA[아니 에르노의 말 :사회적 계급의 성찰과 자전적 글쓰기의 탐구]]> 시대와 긴밀하게 호응하는 작가, 아니 에르노의 문학과 계급의식 ‘체험하지 않은 현실은 쓰지 않겠다’라고 이야기했던 작가 아니 에르노는, 사회와 역사, 개인의 관계를 파헤쳐 건조한 문체로 서술하는 특유의 글쓰기로 평단과 독자의 찬사와 논쟁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곤 했다. 『아니 에르노의 말』에서 에르노는 작품을 쓰던 당시의 경험과 시대적 배경을 함께 이야기하며, 사회 변화 속에서 자신의 작품이 어떤 위치에 놓였는가에 대해 흥미롭게 들려준다. 출간 당시 20만 부 넘게 팔리며 폭발적 반응과 논란을 일으켰던 『단순한 열정』(1991)과 달리, 『사건』(2000)은 2만 부에 불과했으며 반응 또한 대부분 무관심이었다. 그러나 20~30여 년이 지나 두 작품이 비슷한 시기에 영화화되었을 때, 『사건』을 각색한 영화 〈레벤느망〉은 임신중지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란이 일었던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커다란 반향을 불러왔다. 여성이 처한 사회적 조건들에 대해 일찍이 예민한 시선을 지니고 있던 아니 에르노는, 스스로의 자각에 ‘독서’가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은 자신에게 충격을 안긴 첫 번째 책으로 꼽는다. 이밖에도 에르노와 라그라브는 버지니아 울프, 마르그리트 뒤라스, 도리스 레싱도 언급하며 남성 위주의 문학사에서 길을 찾을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나를 키운 책들이라면 당연히 『제2의 성』부터 꼽아야 해요. 열여덟 살의 나에게 결정적인 발견이었죠. 그때까지 난 남자 여자의 관계에 대해, 여자들이 처한 조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상태였거든요. 남자들과 함께 있기가 왜 그렇게 불편한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런 나에게 『제2의 성』은 마치 환한 빛 같은 책이었죠. 좀 서정적인 표현일 수는 있지만, 정말로 루앙에서 이제르 대로를 걸어 내려갈 때 느낀 그 감정이 아직도 분명하게 기억나요. 보부아르의 가차 없는 증명이 나의 세계관을 찢어버린 거죠. 사회가 성차로 구분되어 있고 남자들이 특권을 누린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은 순간 얼마나 흥분되던지……. _본문에서 아니 에느로와 로즈마리 라그라브는 둘 다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태어났고 비슷한 나이인 데다, 서민에서 부르주아로 계급 이동을 경험한 ‘계급 탈주자’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소상인의 딸이었던 에르노는 사립 가톨릭 학교를 다니며 부르주아 계급과 자신이 속한 서민 계급 사이에서 자주 ‘분열’을 느끼곤 했다. 피지배 계급 출신 여성이라는 자의식을 지닌 에르노에게 문학은 결코 정치와 떼어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고, 지배계급에 맞서는 무기이기도 했다. 이를 위해 아니 에르노는 엘리트의 언어가 아닌 출신 계급의 언어를 사용하여 이른바 ‘밋밋한 글쓰기’를 시도했는데, 이는 보수적인 문학의 관점에서는 일대 파격이었다. 그러나 기존 질서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니 에르노는, 지배계급의 교묘한 차별을 폭로하고 진실을 드러내며 그만의 독보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했다. 라그라브는 그런 에르노에게 “당신의 책들은 우리에게 든든한 고리이자 버팀목”이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아무리 그래도 난 오랫동안 배신의 느낌을 떨칠 수 없었죠. 그나마 지금은 조금 덜해졌어요. 왜 그럴까요? 글을 쓰기 때문이죠. 난 젊을 때부터 “나의 종족의 복수를 위해 글을 쓰겠다!”는 바람을 지녔고, 그래서 내가 쓰는 책들의 내용과 형식이 그 목적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게끔 해야 했어요. 처음 만난 세계의 경험을 글쓰기가 최대한 직접적인 방식으로 전달해야 하는 거죠. 내 책들이 다른 사람들의 의식을 만나기도 하고, 묻혀 있거나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솟아오르게 만들기도 했을 거예요. 내가 정말로 배신을 했다면, 그런 식으로, 그러니까 글을 씀으로써 속죄하는 거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_본문에서 “난 노년이 향유의 시기가 되면 좋겠어요. 다시 말해서 끝내겠다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갖고 싶어요” 두 여성이 나누는 노년에 대한 생각 사회적 계급과 자전적 글쓰기,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해 치열하게 전개되던 아니 에르노와 로즈마리 라그라브의 대화는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노년’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어느덧 노년에 다다른 두 여성은 자율성이 약해지고 있는 몸의 변화를 깊이 인식하고 이에 대해 털어놓는다. 죽음을 금기시하거나 생물학적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대신 사회학적인 시선으로 관찰하며 사유를 주고받는다. 자신의 노화 경험에서 출발한 이러한 사유는 “고통과 쇠락밖에 남지 않았을 때 그만 끝내겠다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 공통적으로 이어진다. 페미니스트로서 ‘자발적 임신 중단’의 권리를 외쳤던 그들이 ‘자발적 노화 중단’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삶에서 가장 강렬했던, 가장 충만감을 느꼈던 시기는 마흔다섯 살에서 예순 살 사이 같아요. 로즈마리, 난 당신과 달리 늙기를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은퇴를 준비하고 해오던 일을 일찍 중단할 수는 있지만, 10년 뒤, 20년 혹은 30년 뒤의 우리 몸과 마음을 미리 겪을 수는 없으니까요.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해도, 노년을 위해서 집 안을 개조해도, 물론 안 한 것보다 낫겠지만, 별 소용이 없죠. 어차피 노년은 갑자기 닥치니까요. 그냥 현재를 충만하게 살아야 해요. _본문에서 『아니 에르노의 말』은 예리한 시선으로 논쟁적인 작품을 내놓았던 아니 에르노의 작가적 면모뿐 아니라, 사회문제에 참여하고 여성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페미니스트로서의 근원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동시대 작가로서 아니 에르노가 던지는 주제들이 유효할 수 있는 이유는, 개인의 정체성이 실존적 선택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조건들과 맞물려 있는 것임을 일깨우는 엄정한 인식과 성찰에 있다. 그 성찰은 현대를 살아가는 한국 독자들에게도 유의미한 사유의 나침반을 제공한다. 또한 명징하고 명료한, 아니 에르노의 육성을 통해 그의 작품들을 더욱 폭넓게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 : Lagrave, Rose-marie , 출판사 : 마음산책 , 입수일자 : 2024.11.29 ]]>
Lagrave, Rose-marie 2024-11-29
<![CDATA[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 :욕망이 소비주의를 만날 때]]> Kelleher, Katy 2024-12-13 <![CDATA[아이는 무서운 꿈을 꾼다 :우사미 마코토 장편소설]]> 우사미 마코토, 2024-11-29 <![CDATA[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현대 독일문학의 대표작가, “새로운 문학의 사제” 페터 한트케의 새 장편소설 출간! 현대 독일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페터 한트케의 신작 장편소설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원제:『In einer dunklen Nacht ging ich aus meinem stillen Haus』, Suhrkamp, 1997)가 출간되었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파격적 형식과 내용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켜온 한트케는,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문학적 독창성을 과시하고 있다. 절제된 언어, 신중한 서술, 정교하면서도 꾸밈없는 묘사. 한트케의 온갖 시적인 소품들로 가득 찬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 -디 차이트 디 차이트 지(紙)의 서평처럼 온갖 시적인 소품들로 가득한 이 소설은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가는 환상적 여로를 펼쳐 보인다. 영혼을 치유하는 환상의 편력, 이제껏 들어보지 못한 기막힌 모험과 사랑 이야기! 잘츠부르크 근방, 잊혀진 도시 탁스함에 중년의 약사가 살고 있다. 한 집에 사는 아내와는 각자 자기만의 영역을 정해두고 별거 아닌 별거 상태, 집 나간 아들은 소식조차 모른다. 약국과 집, 점심과 저녁을 해결하는 지하 레스토랑을 벗어나지 않는 건조한 일상 속에 그가 유일하게 몰두하는 것은 버섯과 중세 서사시이다. 어느 날 숲속에서 머리에 심한 타격을 입고 실어증에 걸린 약사는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자(옛 올림픽 영웅과 한때 유명했던 시인)와 길을 떠나게 된다. 상상의 도시 산타 페를 찾아가는 여행에서 갖가지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모험을 겪은 약사는 홀로 황량한 초원인 스텝 지역을 횡단한다. 여행을 하는 동안 그는 잃어버린 아들을 만나고 새로운 여인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면서 가족에 대한 죄의식, 깊은 고독의 미로로부터 서서히 놓여난다. 현실과 환상,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 그로테스크한 여행과 편력이 끝날 무렵 그는 말하는 힘을 되찾고 자신의 진정한 얼굴과 대면한다. 이러한 그의 여행을 뒤쫓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그 어느 때도 존재하지 않았던 시간,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된다. 환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 독자와 화자가 교차하는,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 환상적인 모험소설인 동시에 사랑의 이야기이기도 한 이 소설은 탁스함의 약사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들은 서술자에 의해 전달된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기존 형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형식을 창안해내는 것으로 유명한 한트케의 이번 작품은 그의 전 작품들에 비해서는 전통적인 이야기 형식을 많이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야기 속의 이야기,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로 여전히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방랑과 기행(奇行), 과거에 대한 풍자, 위트, 돈 키호테적인 발상과 낭만적 소재, 한트케는 이 모든 것들을 한 텍스트 안에 섞어놓고 있으며, 이를 독특한 서술 형식에 담아냄으로써, 전혀 새로운 차원의 소설을 완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묘미는 그 독특한 형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트케는 시인의 입을 빌려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의 행태를 비웃는 등 작품 곳곳에 작가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을 숨겨놓고 있다. 약사의 실어증은 “새로운 시선을 획득하기 위한 전제”가 되며, 말을 되찾는 과정은 스스로에게조차 기억되지 못하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 다름아니다.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는 또한 한트케가 지난 이십여 년간 쓰고 있는, 이야기에 대한 끝없는 이야기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탁스함이라는 지명은 이전에 씌어진 『고통받는 중국인』이라는 소설에 등장했던 장소이며, 이 작품에서 서술자의 친구로 등장하는 안드레아스 로저 역시 『고통받는 중국인』에 등장한 바 있다. 이외에도 이전 작품에 나타나는 황량한 장소, 석회암으로 된 태고시대 같은 풍경 등이 이 소설 속에서 거듭 변형되어 나타난다. 한트케의 최신 장편소설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면서 동시에 자기 작품에 대한 패러디이기도 한 것이다. 한트케는 이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변주를 시도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내면화된 주관주의와 고향으로의 귀환을 서술한다.
저자 : 한트케, 페터, , 출판사 : 문학동네 , 입수일자 : 2024.11.29 ]]>
한트케, 페터, 2024-11-29
<![CDATA[어떤 어른 :김소영 에세이]]> 김소영 2024-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