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 서비스 http://lib.jnue.kr/JNUE 전주교육대학교 도서관 : 최신소장자료 ko 2025-01-12T00:01:01+09:00 Copyright (c) 전주교육대학교 도서관 All right reserved <![CDATA[18세기 야담 연구]]> 이채경, 2024-12-23 <![CDATA[검은 사슴]]>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21~25 한국문학의 빛나는 성취! 21세기 한국문학의 집대성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 021 가객 · 황석영 대표중단편선 022 회색 눈사람 · 최윤 대표중단편선 023 백년여관 · 임철우 장편소설 024 검은 사슴 · 한강 장편소설 025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 배수아 대표중단편선 문학동네 창립 20주년을 맞아 첫 스무 권을 선보였던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이 2차분 다섯 권을 더하며 꾸준한 행보를 이어간다. 한국문학의 빛나는 성취를 재발견하여 지금-여기로 호출함으로써 우리 문학의 더 나은 미래를 꿈꾸어온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은 문학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문학의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동시대 문학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발굴, 수용하여 한국문학전집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왔다. 이번 2차분은 이와 같은 한국문학전집 발간의 취지를 이으면서 황석영, 최윤, 임철우, 한강, 배수아 등 다양한 세대의 폭넓은 문학적 성과를 아우름으로써 21세기 한국문학의 정전에 다채로움을 더하고 있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은 앞으로도 한국문학의 가치를 높이고 한국문학의 특수성을 세계문학의 보편성과 접목시키는 역할을 수행해나가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나아갈 것이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제24권은, 세련되고 충격적인 이미지, 우아하고 힘있는 묘사, 그것들을 하나로 꿰는 견고한 서사를 바탕으로 등단 이후 줄곧 문단과 독자들에게 강렬한 독서 체험을 선사해준 작가 한강의 『검은 사슴』이다. 온 감각을 동원해 존재의 심연에 자리한 고통을 세밀하게 그려낸 『검은 사슴』(1995)은 1993년 등단 후 꼬박 3년간 집필에 몰두해 완성한 첫 장편소설로, 치밀하고 빈틈없는 서사와 깊은 울림을 주는 시적인 문장들로 출간 당시 “한 젊은 마이스터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문학평론가 서영채)는 찬사를 받았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검은 사슴’은 깊은 땅속, 좁다란 바위틈에서 살아가는 환상 속 짐승이다. 아름답고 단단한 뿔과 뾰족한 이빨을 지닌 이 짐승의 소원은 평생에 단 한 번이라도 하늘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광부에게 바깥으로 나가는 길을 알려달라 하자, 광부는 그 조건으로 검은 사슴의 뿔과 이빨을 뽑아간다. 간절하게 햇빛을 원할수록 더욱 깊은 어둠 속으로 굴러떨어지고 마는 검은 사슴의 삶. 이는 곧 소설 속 인물들의 삶과 닮아 있다. 어느 날 한낮의 도심에서 발가벗은 채 도로를 달려나가던 한 여자가 사라지고, 그녀를 알고 있는 두 남녀가 몇 가지 단서만 손에 쥔 채 그녀를 찾아나선다. 『검은 사슴』은 그 여정에서 각자가 대면하게 된 저마다의 깊은 심연을 음울히 비춘다. 다시 세상 밖으로 돌아나오지 못하더라도 심연 속으로 발을 내딛는 인물들의 여정에서 우리는 역설적으로 어둠이 아닌 빛을 따라가는 경험을 하게 될지 모른다.
저자 : 한강, , 출판사 : 문학동네 , 입수일자 : 2024.12.30 ]]>
한강, 2024-12-30
<![CDATA[글쓰기의 철학]]> Poe, Edgar Allan, 2024-12-30 <![CDATA[금빛 죽음]]>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의 두 번째 권은 『금빛 죽음』이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기나긴 문학 역정 중에도 주제나 장르 면에서 이색작(異色作)이 두드러지는 다이쇼 시기(1912~1926)의 작품을 골라 엮었다. 이 시기 이후에 발표한 『치인의 사랑』으로 부동의 지위를 확립한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에로티시즘의 작가, 이어서 일본 고전을 깊숙이 탐구한 순문학 작가로 명성을 떨치지만, 실상 탐정 소설과 미스터리, 서스펜스 장르 문학에도 상당한 재능을 보였다. 넘쳐흐르는 부와 밀물처럼 불어닥친 서구 문화의 홍수 속에서 현대 문명의 성장을 구가하였던 일본의 시대상을 반영하듯 다이쇼 시대의 다니자키 문학은 신문물에 대한 경이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나 영화에 매료되었던 다니자키는 『금빛 죽음』에 수록된 작품들 속에서 영화적 미장센을 활자화해 보고자 자신의 문학적 감각을 곤두세운다. 「인어의 탄식」(1917)은 근세 중국을 배경으로, 막대한 부와 고귀한 혈통을 타고난 미모의 귀공자가 붉은 머리카락을 지닌 네덜란드인에게 영묘한 인어를 사들이면서 빚어지는 환상적인 사건을 줄거리로 한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장기라 할 수 있는 만화경처럼 화려한 문체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묘한 표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으로, 작가의 다이쇼 시기 관심사라고 할 수 있는 서양 문물에 대한 추종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마술사」(1917)는 일견 두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니자키의 그로테스크한 취미를 엿볼 수 있는 기괴한 환상 문학이다. 성별도, 인종도, 그 무엇도 명확히 파악할 수 없는 신비로운 마술사에게 영혼을 빼앗긴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 또한 다이쇼 시기에 다니자키가 선보인 문학적 특색을 여실히 보여 준다. 끝으로 이 책의 표제작 「금빛 죽음」(1914)은 다니자키 스스로 부정했던(자신의 전집에서 제외시켰던) 것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화자인 ‘나’와 친구 오카무라는 오랜 친구로, 두 사람 다 예술에 큰 뜻을 품고 있다. 어마어마한 재산을 상속받은 오카무라는 학업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자신의 육체를 단련하며 전대미문의 예술 작품을 실현하고자 분투한다. 이 과정을 시종일관 관찰하는 화자는, 오카무라의 대담한 미학을 독자에게 들려주며 그들의 논쟁에 참여하게끔 유도한다. 그리스적 육체미를 신봉하고, 오로지 아름다운 것만이 옳고 진실하다고 부르짖는 오카무라가 보여 줄 최고의 예술 작품은 어떤 것일까? 이야기 속 인물들의 입을 빌려 울려 퍼지는 장중한 논박을 통해 우리들은 다니자키 미학의 핵심을 살필 수 있다. 이번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은, 육십여 년에 이르는 문학 역정 내내 경이로운 우주를 펼쳐 보이며 왕성하게 활동한 대작가의 작품 세계를 일대기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끔 열 권의 책을 마련해 구성하였다. 다니자키의 전 작품을 예고하며 장차 싹틀 모든 맹아를 품은 데뷔작 「문신」(『소년』에 수록)부터 초기 대표작 『치인의 사랑』,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여뀌 먹는 벌레』(근간), 『요시노 구즈』, 그리고 후기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틴토 브라스 등 해외 거장들의 격찬을 받은 에로티시즘 문학의 절정 『열쇠』, 작가의 고유한 미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에세이집 『음예 예찬』(근간)에 이르기까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문학을 한눈에 음미할 수 있다. 한편 정교하고 우아한 문체 탓에 번역하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다니자키의 작품은,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명예 교수 김춘미 선생의 진두지휘 아래,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및 고려사이버대학교 교수진,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 문예 번역상’에 빛나는 양윤옥 선생까지 국내 최고의 번역가들이 모여 우리말로 옮겼다. 더불어 책의 표지는 이빈소연 일러스트레이터가 총책을 맡아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치명적이고 농염한 문학 세계를 독특하고 섬세한 이미지로 풀어냈다. 해당 ‘선집’ 열 권의 표지를 한데 모으면 한 폭의 병풍 그림이 되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리고 본문은 새로 출시될 산돌정체로 디자인하여, 그야말로 읽고 보고 모으는 재미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도록 했다. 미증유의 문학 세계를 개척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나라 독서계의 폭과 깊이가 진일보하기를 바라 본다.
저자 : 다니자키 준이치로, , 출판사 : 민음사 , 입수일자 : 2024.12.30 ]]>
다니자키 준이치로, 2024-12-30
<![CDATA[까마귀]]> Poe, Edgar Allan, 2024-12-30 <![CDATA[당신에게 분명 좋은 일만 생길 거예요:이슬비 에세이]]> 이슬비, 2024-12-13 <![CDATA[무주공 비화]]> 다니자키 준이치로, 2024-12-30 <![CDATA[미친 노인의 일기]]> 다니자키 준이치로, 2024-12-30 <![CDATA[소년]]> 곡기윤일랑 2024-12-30 <![CDATA[시 읽는 법:시와 처음 벗하려는 당신에게]]> 시알못을 위한 시 읽기의 기술 책을 꽤 꾸준히 읽는 이들 가운데도 시집만은 유독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독서의 기쁨은 알면서도 시 읽기는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지요. 그런 사람에게는 여간해서는 시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두 번쯤 읽어도 아리송한 시어들은 어느 정도 깊이 반복해서 들여다보아야 하는데 그렇게 의미를 찾아도 만족할 만한 울림을 얻기가 쉽지 않고요. 그래서 시알못(시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시집보다 에세이나 교양서를 집어 들곤 합니다. 시와 시인, 시와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하는 김이경 선생이 쓴 『시 읽는 법』은 이런 시알못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입니다. 분명히 있다는 건 알지만 뭐라고 설명하기는 어려웠던 시의 효용과 가치를 새삼스레 느끼게 해 주고, 어딘가에는 필요하겠지만 나의 삶에는 필요치 않다며 시를 멀리했던 사람에게 시집을 읽어 봐야겠다는 마음을 심어 주는 책입니다. 선생은 고리타분하거나 어려운 설명 방식을 택하지 않습니다. 시가 뭔지, 시인들이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는지, 어떻게 읽어야 좋고 재밌는지 구체적인 작품과 일상의 사례를 들면서 간결하면서도 흥미롭게 이야기해 나갑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은 “시가 예뻐서 읽는 게 아니다,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읽고 쓰는 거다”라고 소리쳤습니다. 김이경 선생 역시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시를 읽어 왔음을 생생한 사례를 들며 차분하게 보여 줍니다. 인류가 언제부터 시를 읽기 시작했는지 역사를 들려주고, 오랜 세월을 거쳐 지금까지 읽히는 시는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유명한 시들의 진가와 이어져 내려온 계보를 설명합니다. 시가 있어 바쁘게 살면서도 잠깐이나마 감동했던 경험을 이야기해 주고, 불현듯 찾아온 마음의 병을 시를 통해 이겨 낸 경험도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잔잔히 이어지는 선생의 이야기를 따라 읽다 보면 숨 돌릴 틈 없는 일상에도 시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바쁜 하루 가운데 어떻게 짬을 내 시를 읽을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을 알게 됩니다. 시가 있는 일상은 매일매일이 여행 김수영 시인과 한 동네에 산 인연으로 어렸을 때부터 시를 좋아하고 가까이하게 된 김이경 선생은 오랫동안 대학 강사, 논술 교사, 독서회 강사로 활동하며 시알못들에게 시 읽기의 즐거움을 알리고 시 읽는 법을 전해 왔습니다. 이 책에는 시알못을 위한 ‘꾸준히 시 읽는 법’, ‘시와 함께 살아가는 법’이 담겨 있습니다. 시를 어디서 만나야 하는지, 어떻게 고르면 좋은지 소개하는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시와 성큼 친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선생은 매일 읽은 시에서 다음에 읽을 시를 소개받는다고 말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시 독법입니다. 이렇게 재미난 독서법의 소유자가 들려주는 시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어느새 시와 더불어 사는 삶을 동경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모든 인생이 시적인 건 아니지만 별 볼 일 없는 삶에도 시적인 순간이 있고, 그걸 붙잡을 때 우리는 시인이 되고 인생도 시가 됩니다. 관성적인 움직임을 멈추면 다른 세상을 발견할 수 있어요.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세상의 시간에 급브레이크를 밟는 겁니다. 여행들 많이 가잖아요? 지겨운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풍경을 보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서 떠나는 건데, 그런 점에서 저는 시를 일상의 여행이라고 생각해요.” 선생의 말처럼 일상의 가장 답답한 순간에, 무료함을 견딜 수 없어 잠깐이라도 새로운 풍경이 보고 싶을 때 브레이크를 밟고 여행 가듯 시집을 펼쳐 보세요. 낯선 시구의 안내를 따르다 보면 눈앞에 새로운 풍경이 펼쳐질 겁니다. 단조로운 일상이 지적, 정서적 자극으로 가득한 멋진 여행이 될 겁니다. 이 책에는 그 비결이 담겨 있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저자 : 김이경 , 출판사 : 유유 , 입수일자 : 2024.12.13 ]]>
김이경 2024-12-13
<![CDATA[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 :욕망이 소비주의를 만날 때]]> Kelleher, Katy 2024-12-13 <![CDATA[인생의 해상도 :단조로운 일상 속 빛나는 순간을 발견하는 감각]]> 유병욱 2024-12-13 <![CDATA[조선여성문학사 :이론과 실제]]> 저자 : 이경하, , 출판사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입수일자 : 2024.12.23 ]]> 이경하, 2024-12-23 <![CDATA[지리학 수업.2]]> 장현정, 2024-12-13 <![CDATA[지리학 수업 :장현정 소설]]> 장현정, 2024-12-13 <![CDATA[치인의 사랑]]> 이번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은, 육십여 년에 이르는 문학 역정 내내 경이로운 우주를 펼쳐 보이며 왕성하게 활동한 대작가의 작품 세계를 일대기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끔 열 권의 책을 마련해 구성하였다. 다니자키의 전 작품을 예고하며 장차 싹틀 모든 맹아를 품은 데뷔작 「문신」(『소년』에 수록)부터 초기 대표작 『치인의 사랑』,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여뀌 먹는 벌레』(근간), 『요시노 구즈』, 그리고 후기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틴토 브라스 등 해외 거장들의 격찬을 받은 에로티시즘 문학의 절정 『열쇠』, 작가의 고유한 미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에세이집 『음예 예찬』(근간)에 이르기까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문학을 한눈에 음미할 수 있다. 한편 정교하고 우아한 문체 탓에 번역하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다니자키의 작품은,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명예 교수 김춘미 선생의 진두지휘 아래,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및 고려사이버대학교 교수진,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 문예 번역상’에 빛나는 양윤옥 선생까지 국내 최고의 번역가들이 모여 우리말로 옮겼다. 더불어 책의 표지는 이빈소연 일러스트레이터가 총책을 맡아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치명적이고 농염한 문학 세계를 독특하고 섬세한 이미지로 풀어냈다. 해당 ‘선집’ 열 권의 표지를 한데 모으면 한 폭의 병풍 그림이 되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리고 본문은 새로 출시될 산돌정체로 디자인하여, 그야말로 읽고 보고 모으는 재미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도록 했다. 미증유의 문학 세계를 개척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나라 독서계의 폭과 깊이가 진일보하기를 바라 본다. 그녀가 가장 서양인 비슷하다고 자랑하는 콧구멍이 시커멓게 보입니다. 그 동굴 좌우에는 도톰한 콧방울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저는 저 콧구멍하고는 아침저녁으로 무척 친합니다. 즉 저 코, 저 여자 얼굴 한가운데에 붙어 있는 저 작은 살덩어리는, 마치 제 몸의 일부와 같아서 결코 남의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보니까 그 코가 더 더럽고 밉살스럽습니다. -『치인의 사랑』에서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의 세 번째 권은, 바로 다니자키가 본인의 이름만큼이나 유명한 ‘나오미’라는 캐릭터를 창조해 낸 『치인의 사랑』이다. 이 작품에는 다니자키 문학의 핵심인 탐미주의와 여성 숭배, 마조히즘, 서구 문명에 대한 추종 등의 정신적 정수가 담겨 있는데, 문학적 성과나 대문호의 주제 의식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우선 ‘읽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다. 300쪽을 훌쩍 뛰어넘는 분량임에도 읽는 이를 끌어당기는 인력이 새삼 놀라울 정도다. 당대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픽션을 넘어 팩트로 자리매김했던 나오미즘 신드롬의 저력이 이 ‘읽히는 힘’에 있음을 절감하게 한다. 자유분방하며 자기 욕망에 충실한 신여성 나오미에게 빠져 자기 파괴적 행보를 보이는 주인공의 삶을 그린 『치인의 사랑』은 주와 객, 자기와 타자의 분리와 합일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옛 시절의 전통과 어른들의 선입견을 피해 구축한 두 사람만의 세계는 마냥 혁신적이거나 합리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마조히즘이나 서구 숭배를 이유로 그를/그들을 ’치인’으로 치부하기에는 ‘사랑’이라는 역학 자체가 당사자들을 영리하게 두길 허용 않는다. 한밤중의 고양이 눈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의 기록 『치인의 사랑』은 쉬이 읽히는 담백한 문체와 직선적인 묘사 너머로, 관계의 불가해성이라는 아득한 미지로 우리를 유인한다.
저자 : 다니자키 준이치로, , 출판사 : 민음사 , 입수일자 : 2024.12.30 ]]>
다니자키 준이치로, 2024-12-30
<![CDATA[파크애비뉴의 영장류 :뉴욕 0.1% 최상류층의 특이습성에 대한 인류학적 뒷담화]]> Martin, Wednesday 2024-12-30 <![CDATA[한국 현대시의 리듬 =Rhythm of modern Korean poetry]]> 장철환, 2024-12-23